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저희 단독 보도로 이어갑니다. 6·3 지방 선거에서 용지부족으로 투표가 가장 먼저 중단된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였습니다. 세 차례나 투표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던 이 투표소 내부의 CCTV 영상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투표용지가 든 쇼핑백을 들고 뛰어다니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당시의 혼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먼저 하정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하정연 기자>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구 잠실4동에 마련된 제7투표소 내부 CCTV 영상입니다.
오후 2시 40분쯤.
투표사무원이 유권자들에게 뭔가 설명하자 이내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이때가 투표용지 부족으로 처음 투표가 중단된 시점입니다.
투표사무원들이 뭔가 기다리는 듯 창밖을 쳐다보고, 곧이어 한 남성이 쇼핑백을 들고 허겁지겁 뛰어옵니다.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입니다.
2분 뒤인 2시 42분, 투표가 재개됩니다.
다시 2시간쯤 지난 오후 4시 46분.
추가 용지마저 바닥나면서 2차 중단 사태가 벌어집니다.
투표사무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유권자들의 수를 세더니 명부에 차례로 이름을 적은 뒤 돌려보냅니다.
정복 경찰관들도 출동합니다.
오후 5시 16분.
한 남성이 또다시 용지가 든 쇼핑백을 들고 뛰어 들어옵니다.
투표소 밖에서 기다리던 유권자들이 다시 줄을 서기 시작하고, 중단된 지 30분 넘게 지난 뒤에야 겨우 투표가 재개됩니다.
[지난 6월 3일 : 애초에 다 여기 인원수만큼 안 주고 한 60% 정도만 종이가 들어왔었기 때문에 애초에 100%를 맞춰서 주는 게 아니래요.]
하지만, 오후 5시 50분.
다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고, 투표 마감을 10분 남긴 시점에 세 번째로 투표는 또 중단됩니다.
이런 상황을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유권자들에게 누군가 설명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6시가 되자 투표소 문은 칼같이 닫혀버립니다.
이 CCTV 영상은 김정철 전 개혁신당 서울시장 후보가 법원에 낸 증거 보전 신청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제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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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관위의 잘못된 투표용지 수요 예측과 부실한 현장 대응이, 참정권 침해로 이어진 현장도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투표 중단에도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결국 투표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김관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의 내부 CCTV 화면입니다.
투표 마감 8분 전인 오후 5시 52분.
한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투표소로 들어옵니다.
하지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때문에 입구까지 길게 늘어서 움직이지 않는 대기 줄을 보곤 당황한 듯 멈칫합니다.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기다리는지 확인하려는 듯 투표소 안쪽을 살핍니다.
투표사무원의 설명을 듣고 일단, 줄을 서긴 했는데, 6분 뒤 인적 사항을 적고, 대기표도 받아야 할 상황이 되자, 더는 못 기다리고 투표소를 떠납니다.
투표소가 완전히 문을 닫은 시점까지 CCTV 영상을 확인해 봤지만, 이 여성이 투표소로 돌아오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안이한 투표용지 수요 예측과 분배 실패로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가 침해된 장면입니다.
투표 지연을 안내받은 다른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정확히 몇 명이나 투표하지 못했는지 선관위는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투표가 중단된 시간, 어린이와 투표소를 찾았던 한 남성은 투표사무원과 한참 이야기한 뒤 투표소를 떠났는데, 마감 직전 돌아와 참정권을 겨우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철/개혁신당 최고위원 : 참정권이라고 하는 권리는 대한민국의 통치 구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거든요. 선관위는 해체 수준의 개혁이 있지 않으면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이 더욱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
잠실4동 제7투표소의 확정 선거인 수는 3천204명.
본투표 당일 실제 투표자 수는 1천836명이었는데, 최초 교부된 투표용지는 1천400장에 불과했습니다.
500장의 추가 용지를 100장씩 다섯 번에 걸쳐서 추가 투입했다고 투표록엔 기록돼 있습니다.
남은 투표용지는 64장에 불과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제갈찬 · 박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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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정치부 하정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투표소 CCTV 입수 경로는?
[하정연 기자 : 해당 CCTV 영상은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였던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이 법원에 증거 보전 신청을 하고 법원이 인용하면서 확보된 겁니다. CCTV 자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한 게 아니고, 투표소 건물에 원래 있던 건데요. 현행 규정에 따르면 기표소를 비추는 곳에는 CCTV가 이미 있더라도 비밀 투표 보장을 위해 선거일에는 가리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CCTV는 기표소 안인 대기 공간만 비추던 겁니다. 세 번이나 투표가 중단됐던 잠실4동 7투표소의 이번 CCTV 외에도 투표 마감이 밤 10시로 연장됐던 잠실7동 2투표소 등 서울 송파구 10곳의 투표소의 CCTV를 법원은 증거로 보전하라고 결정한 상태입니다.]
Q. 투표 포기 유권자 추가 확인?
[하정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투표를 못 하고 돌아간 분들이 집계된 39명보다 더 있었다는 게 확인된 거죠. 선관위 측도 최소 39명이라고 표현했던 이유가 39명보다 더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건데요. 사실 39명은 선관위가 투표록으로 집계를 했습니다. 투표 중단 투표소의 26곳 투표록을 보면 용지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돌아간 유권자들의 숫자나 이름을 기록해 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걸로 39명이라는 숫자가 나온 건데, 앞서 보신 잠실4동 7투표소 투표록, 저희가 확인을 해봤더니 세 차례나 투표가 중단됐음에도 특이사항에 몇 명이 대기했다가 돌아갔다, 이런 기록이 아예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앞서 CCTV 영상 보셨다시피 유모차 어머니처럼 투표하러 왔다가 돌아간 게 확인되잖아요. 투표록으로 집계된 39명보다 더 많았을 거라는 방증입니다. 조현욱 선관위 진상규명위원장도 오늘(23일) SBS와의 통화에서 투표록에는 기록돼 있지 않지만, 투표를 못 하고 돌아간 유권자는 더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참정권을 직접적으로 침해당한 사례들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대목입니다. 또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151조는 투표용지의 송부와 인계 과정에 정당 추천위원이 참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CCTV 영상을 보면 이 과정에서 이런 절차가 전혀 안 지켜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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