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타이완 증시도 '빚투' 폭증…신용융자 1년 새 160% ↑

타이완 증시도 '빚투' 폭증…신용융자 1년 새 160% ↑
▲ 타이완 국기

타이완에서도 '빚투' 즉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시간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타이완 증시는 최근 1년 새 폭등하며 영국, 캐나다, 인도를 제치고 세계 5위 규모의 주식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를 비롯해 타이완 주요 기술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대의 수혜주로 부상하며 증시를 끌어 올렸습니다.

이러한 증시 급등세 속에서 타이완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금은 뭘 사든 돈을 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습니다.

여기에 '포모' 즉 소외 공포 심리도 보태졌습니다.

타이완의 저금리 덕에 여유 자금 없이 대출로 주식을 사는 차입 투자가 치솟고 있습니다.

빚투 실적을 나타내는 타이완 증시의 신용융자 잔고는 최근 12개월 동안 160% 증가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의 역대 최고 기록에 가까워진 상태입니다.

이러한 증가율은 같은 기간 한국 증시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율 94%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증권사의 신용융자 한도가 소진되면서 투자자들은 은행 대출을 받거나 금융 상품을 해지해 투자 '실탄'을 마련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장 상황이 위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타이완 국립중앙대의 우다란 교수(경제학)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타이완 주식시장은 명백한 과열 상태"라며 "주식을 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젊은 투자자들이 향후 급락장이 오면 치명적 손실을 볼 수 있어 정부의 시장 안정 조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달 들어 타이완 증시에서 주식 매수 거래 후 대금 결제를 이행하지 않은 규모는 20억 타이완 달러를 넘어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된 2019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현재의 상승장이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이를 2000년대 닷컴 과열 때처럼 '거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타이완 기업들이 세계 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만큼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호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타이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스크 확산을 의식해 자체적으로 제동을 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금리를 대폭 인상하고 고위험 종목에 대한 융자한도는 축소해 빚투 과열을 줄이려는 것입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ㆍ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AI 모멘텀이 둔화하면 그 여파는 주식시장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며 "증권업계의 타격, 가계 소비 위축 등이 겹치며 타이완의 경제 성장률 전반에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