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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벨도 안 울리고 배달?…기사 카톡방엔 '비번' 목록이

<앵커>

최근 배달 기사 200여 명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동현관 비밀번호들이 공유된 것으로 저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관련 신고를 접수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사실 관계 확인에 착수했습니다.

김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쿠팡 이츠 배달 기사 200여 명이 모여 있는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지난 13일 올라온 공지글입니다.

아파트 이름에 이어 동, 호수, 숫자 4개가 적혀 있는데 서울 강남과 서초구 일대 50여 개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의 공동현관 비밀번호였습니다.

카톡방에 공유된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해 보겠습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이렇게 외부인도 쉽게 세대 현관까지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지글을 올린 사람은 기사들을 관리하는 '팀장'이었는데, 배달기사 A 씨는 개인정보와 보안 문제에 우려를 표하며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배달기사 A 씨 : 오피스텔 상가 보안코드 제가 확인한 것만 보수적으로 50개가 넘어요.]

하지만 채팅방에서 삭제된 건 비밀번호 목록이 아니라 A 씨였습니다.

[배달기사 A 씨 : 그 말을 하고 1시간 만에 업무방에서 강제 퇴장 당했고요.]

해당 공지를 올린 팀장은 SBS와의 통화에서 "시간이 수익과 직결되는 배달기사의 업무 효율성 때문에 올렸다가 문제 제기가 있어 바로 삭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도 다른 여러 배달 플랫폼 기사들이 모여 있는 대화방에서 받은 걸 공유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일부 배달기사들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키패드 가장자리 등에 적어 놓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정리된 목록이 SNS를 통해 공유된 사실이 드러난 건 처음입니다.

[이성용/인천 연수구 :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불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악용할지도 알 수가 없고.]

[성소현/서울 송파구 : 혼자 사는 여성분들은 문 앞까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섭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A 씨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황석진/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문서화해가지고 같이 공유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어떤 편의성 문제를 넘어서 개인정보법 위반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죠.]

쿠팡이측 측은 "쿠팡이츠에서 정리한 목록이 아니며 배달 관련 정보는 배달 완료 후 20분까지만 제한적으로 제공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조수인·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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