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 무번호 투표용지였다"..SBS 단독 취재 비하인드
이상능/중앙선관위 선거1국장 (지난 3일)
(무번호 투표용지) 거기에다 일련번호를 (수기로) 기입을 해가지고 배부를 하게 되는 거고요.
보도에도 나왔듯이 당일날 추가 송부된 투표용지는 2만 4천 장이 넘습니다. 이 수치는요, 제가 뭐 단순히 계산한 게 아니라 6월 8일 기준으로 선관위가 출입 기자단에 메일을 보냅니다. 그래서 그게 엑셀 파일의 기준에서 보면 이날 당일날 전국에서 추가 투표용지를 송부한 게 2만 4천 장이 넘고 추가 용지가 송부된 투표소가 140곳 그리고 이 가운데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이 91곳 그리고 91곳 가운데 대기 인원이 발생한 곳이 26곳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선관위가 제공한 엑셀 파일을 보면 자세히 보면요, 재밌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로 열을 보시면 당연히 알파벳 순으로 적혀 있죠.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인데 보시면 어떻습니까? M에서 P로 넘어갑니다. L, M, N, O, P인데 N이랑 O가 없어요, M에서 P로 넘어간다는 거거든요.
M열 같은 경우는 투표소별 추가 용지 매수가 적혀 있고 P열 같은 경우는 최종 수령 매수거든요. 그러니까 P열 같은 경우는 선관위가 애초에 준비한 인쇄 매수 그리고 추가로 송부받은 인쇄 매수가 합쳐진 숫자인 거고, M열에 있는 거는 추가 용지 매수입니다. 그런데 M과 P 열을 자세히 보면 자세히 보면 사이에 공간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열어봤습니다. N열이 나오고 O열이 나옵니다. 그럼 거기 N열과 O열에 뭐가 써 있냐, 이 무번호 투표용지 비율이 적혀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M열에는 추가 용지 매수가 적혀 있는 거면 조금 더 세부적으로 N열과 O열에 무번호 투표용지는 몇 장이었고 번호용 투표용지는 몇 장이었는지가 나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 수치를 계산을 해보니까 전체 투표용지가 그러니까 2만 4천여 장이 추가 송부됐는데 이 가운데 1만 7천여 장이 일련번호가 없는 이른바 무번호 용지였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의미는 뭐냐. 선거 당일에 추가 송부된 용지 가운데 70%는 선관위 직원들이 선거 당일에 일련번호를 기기로 찍든 수기로 적든 간에 당일날 추가로 적어 가지고 배부한 용지라는 뜻입니다. 그 70%가 지금으로서는 일련번호가 제대로 적혀있는 게 맞는지 중복되는 번호는 없었는지 결번은 없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는 노릇인 거예요. 그러니까 이 무번호 용지가 70%나 해당하는 것은 상당한 큰 의미를 함의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선관위에도 제가 질의를 해봤습니다. 아니 전체 기자단한테 뿌리는 공식적인 엑셀 파일 자료인데 굳이 왜 N열과 O열을 이렇게 가림 처리해서 보낸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가뜩이나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었던 상황인데 괜한 오해의 소지를 제공한 것 아니냐 질문을 해봤어요, 했는데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 이렇게 짤막한 답변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보도에도 나와 있지만 수치도 곳곳에서 틀려가지고 괜히 불필요한 오해를 더 낳았습니다. 선관위가 제공한 엑셀 파일을 보면 예를 들어서 잠실2동 6투표소를 볼까요?
투표용지는 엑셀 파일상으로 보면 1700장인데 이 투표자는 1733명으로 나와 있어요. 당연히 투표용지의 매수와 투표자 수는 일치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러면 투표자가 1733명이면 그러면 33명은 뭐 증발한 유령인가요? 그럼 33명이 투표한 용지는 어디에 있는 거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물론 나중에 선관위에서 이에 대한 해명을 들었습니다. 결론은 "단순 실수였다"는 겁니다. "1700장이 아니라 1800장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1800장으로 계산했을 때는 잔여 매수와 이런 것들이 모두 일치한다" 이런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선관위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엑셀 파일에서조차도 수치를 틀리고 나중에 정정하는 이렇게 좀 허술한 점이 많이 노출됐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왜 발생했나?
잠실7동 제2투표소는 왜 밤 10시까지 투표했나?
먼저 선관위의 초동 대처는 그야말로 대혼란이었습니다. 본투표 용지 매수에 대해 예측을 대실패했는데 그러면 수습이라도 잘했어야 했는데 그 수습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이 없다 보니까 우왕좌왕했던 순간들이 포착이 됐습니다. 지금 중앙선관위의 진상규명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현욱 위원장도 송파구 선관위의 당시 상황을 보면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있었고, 매뉴얼이 제대로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고요. 일단 당일 송파구 선관위 같은 경우는 오전 11시 50분부터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거를 서울 선관위에도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 선관위 차원에서는 오전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인지를 했는데 왜 대응이 늦었냐. 사실 복합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도 없었고요. 또 여기서 핵심 포인트 중에 하나는 투표용지에 써야 될 일련번호 문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고유식별번호, 바코드 같은 존재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군대 다녀온 남성분들 탄피의 소중함 잘 아실 겁니다. 사격훈련 가서 제가 20발을 쐈다고 해볼게요. 그런데 탄피가 당연히 20개 있어야 되죠. 그런데 20개가 없고 19개만 있을 때 부대가 발칵 뒤집히죠. 당일 탄피 찾느라 난리가 납니다. 투표용지에 있어서 일련번호도 탄피 같은 존재예요. 그러니까 투표용지가 예를 들어 1천 매가 있다고 하면 일련번호도 당연히 1천 개가 있어야 하는 겁니다. 일련번호 개수, 즉 투표용지 매수인 겁니다. 이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선관위에서도 투표용지를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로 보내야 될 때 이 투표용지를 하나하나 써 가지고 중복되지도 말아야 하고 결번이 발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보내야 되는데 이 과정에서 숙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선관위 차원에서도 이때부터 줄줄이 지연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그러면 이제 준비해 두고 있던 예비용 투표용지라는 게 있는데, 그럼 예비용 투표용지에다가 일련번호를 써가지고 현장 투표소로 보내야 되는 과정을 거쳐야 되는 겁니다. 제가 선관위에다가 물어봤습니다. 보통 통상적으로 선거 때마다 이런 예비용 성격의 투표용지를 얼마나 가지고 있냐 하니까 전체 물량 대비 한 3%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 선거구에 1천 매 용지를 준비한다면, 한 30장 정도는 예비용 성격으로 가지고 있는 겁니다. 인쇄 불량이 발생했거나 다시 재인쇄를 해야 될 때는 그 용지를 가지고 있다가 그 용지에다가 추가적으로 일련번호를 기입해 가지고 그것을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에 준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예비용 투표용지에는 일련번호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른바 무번호 투표용지라는 건데요. 한 곳의 투표소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뭐 여유롭게 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이런 추가 투표용지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서울 송파구 투표소 일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어온 겁니다. 송파 외에도 광진구 강남구에서도 "아, 여기 지금 투표용지가 부족합니다" "저 여기 100매요", "저 여기 200매요" "저 여기 50매요" 보내달라고 하니까 이 선관위 직원들이 그 추가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다다른 겁니다.
조현욱/중앙선관위 진상규명위원장
동시다발적인 투표용지 요청으로 무번호 투표용지의 일련번호 부여가 불가능한 상황에 다다랐습니다.
뭐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뭐 중복돼서도 안 되고 일련번호라는 게 또 결번이 발생하지도 않아야 하니까 이 선관위 현장에서 직원들이 "아 저는 뭐 200번에서 300번까지 일련번호를 써가지고 하겠습니다", "저는 그럼 300번에서 400번 또 일련번호를 추가로 적어서 준비를 해놓겠습니다" 하는데 갑자기 한 곳에서 "저 250번부터 쓰고 있었는데요" 이러다 보니까 중복이 발생하고 "아, 처음부터 다시 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여요. 또 그리고 일련번호를 추가로 부여할 때 사실은 준비된 기기라는 게 있어요. 그러니까 투표용지에다가 일련번호를 찍는 그런 전문 기계가 있는데, 이 선관위 직원들이 이 기기를 다루는 것도 미숙한 거예요. 나중에는 어떻게 되냐 현장에서는 대기인원이 늘어나고 유권자들이 막 30분, 1시간 이렇게 투표를 하지 못하고 막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선관위 직원들이 일련번호를 기입하는 거를 이제 포기를 하고 일단은 일련번호 기입도 없이 현장투표소로 이른바 무번호 투표용지를 보내버리는 겁니다. "무번호 투표용지를 보내드릴 테니 거기서 알아서 수기로 적어서 현장에서 배부하세요" 이렇게 된 겁니다.
서울 송파구 유권자
이건 배급도 아니고, 무슨.
그런데 현장 투표관리관들이라고 해서 무슨 일련번호 투표용지를 이렇게 중복 없이 결번 없이 쫙쫙쫙 이렇게 입력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시간은 더 오래 걸리고 "이렇게 하면 돼요?" 하다 보니까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 극단적으로 대기줄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게 기사 많이 보셨겠지만, 송파 잠실7동 제2투표소입니다.
서울 송파구 유권자
아니, 6시 마감인데 어떻게 할 건데요.
서울 송파구 유권자
대기표 있는데, 지금 (투표) 못 해요?
밤 10시까지도 투표를 하게 되고. 밤 10시라는 시간이 그날 의미하는 게 뭡니까? 이미 투표가 마감되고 지상파 방송 3사에서는 이미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또 그 이후에는 어느 투표소에서는 이미 투표함 옮겨 가지고 개표를 시작했던 순간이었거든요. 이미 한쪽에서는 개표가 시작됐는데 줄을 서 가지고 여전히 투표를 기다리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투표함을 열어 가지고 개표를 시작하고 있었던, 이런 촌극이 벌어진 겁니다. "이게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하면서 큰 파장이 생긴 겁니다.
SBS 보도 후 반응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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