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구에서 발생한 70대 운전자가 8살 초등학생을 차로 친 사고 당시 CC(폐쇄회로)TV 영상
골목길에서 8살 초등학생을 차로 치고도 그대로 지나친 70대 운전자가 1심에서 뺑소니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지난 2024년 1월 10일 오후 3시 20분쯤, 서울 성북구 도봉로의 한 좁은 골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걷던 8살 김 모 양이 지나가던 검은색 SUV 조수석 쪽 펜더 부분에 부딪혀 넘어졌습니다.
이후 차량 앞바퀴가 아이의 발등을 밟고 지나갔습니다.
이 사고로 김 양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발목 염좌와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인 72살 A 씨는 차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주행했습니다.
사고 장소에서 약 178m 떨어진 빌라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김 양의 할머니가 한달음에 쫓아가 "아이를 다치게 하고 왜 그냥 가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고령의 운전자인 A 씨는 "앞에서 나오는 차량을 비켜 주려다 아이를 보지 못했고 사고가 난 줄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양의 아버지는 "차량이 아이를 친 뒤 할머니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며 운전자의 변명을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이어 "운전하다 작은 돌멩이만 튀어도 소리가 나는데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검찰은 뺑소니 사고라고 판단했습니다.
A 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즉 도주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법은 뺑소니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A 씨가 운행한 차량의 보닛 높이가 120cm로 비교적 높은 반면, 피해 아동은 키가 작고 몸무게가 가벼워 사고를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아이를 치고 지나간 후 차량 흔들림이 거의 없었던 점도 무죄의 근거가 됐습니다.
국과수 역시 CCTV 영상 분석 결과, 피고인이 사고 상황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객관화해 명확히 판단하기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도주할 생각이었다면 불과 200m도 채 되지 않은 곳까지 서행한 뒤 주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주치상 외에 적용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도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었습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2심 재판에 이어, 오는 8월 14일 항소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입니다.
(사진=김양 아버지 제공,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