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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뱃속 아이까지 잃었다…지독히도 괴롭힌 학부모

<앵커>

드라마보다 더 심각한 교권 침해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벌어졌습니다. 한 체육 선생님이 운동장에서 운동을 시켰다는 이유로 학부모의 폭언에 시달렸고,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결국 이 선생님은 뱃속의 아이까지 잃었습니다.

정반석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경남 김해의 한 중학교.

체육 교사 A 씨는 1학년 1교시 수업을 마무리하며 제자들과 스쾃 운동을 했습니다.

사흘 뒤, 한 학생 할머니의 전화가 왔습니다.

[학생 할머니 : 우리 OO를 학교 운동장에다가 이 폭염 속에 애를 세워 놓고…. 우리 애가 소양인 체질이라 물을 잘 안 마셔요.]

A 씨는 아이를 따로 세워둔 적이 없다고 했지만 항의는 계속됐습니다.

[학생 할머니 : 원어민 영어고 골프고 다 시켜서 돈을 아파트 두 채 값을 넘게 들여 그렇게 키운 애를 갖다가. 선생님이 호락호락하게 아무렇게나 대할 애가 아니에요.]

이틀 뒤, 이번엔 부모가 직접 학교를 찾아왔습니다.

[학생 아버지 : 우리 엄마는 (교사가) 싸가지 없다고 이렇다던데 너무 싸가지 없던데. 어머니한테 '저도 귀하게 자랐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던데 맞습니까? 맞습니까? 어! '네, 아니오'로…]

[학교 관계자 : 그런데 그렇게 취조하듯이 묻지 마시고요, 아버님.]

학부모는 교사가 아들의 귀를 잡아당겼고 스쾃처럼 이른바 '투명 의자' 자세를 시킨 건 가혹 행위란 취지로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A 씨/중학교 체육교사 : 불면증도 너무 심해지고 불안 증세도 엄청 커져서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큰 충격을 받았었고요. 신혼부부이기 때문에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유산까지 하게 되면서 그때 많이 무너졌던 것 같아요.]

수사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하지만 학부모의 민원은 이어졌고, A 씨 일기장엔 '계속 무너지고 있다', '다 포기하고 싶다'는 글들이 늘어 갔습니다.

[A 씨/중학교 체육교사 : 극단적인 시도를 하면서 남편이 옆에서 잡아줘서 겨우 참고. 어차피 이렇게 죽으려고까지 했던 그런 마음을 좀 돌려서 이 부분을 공론화 시키고 더 이상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피해가 없어야 된다….]

A 씨는 이 사건을 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학부모가 교육 활동을 침해했다며 특별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학부모 교육은 강제성이 없어 무산됐고, 학부모는 도리어 A 씨를 무고와 모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했습니다.

학부모 측은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추가 고소한 사건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김지성/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 : 지금 빨리 이것을 중단시켜 주지 않으면 학교는 정말로 교육하기 힘든, 교육이 불가능한 그런 공간이 되지 않을까.]

끝나지 않는 소송의 굴레 속에서 교사가 견뎌야 하는 악몽은 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장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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