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이목이 '케빈 워시 연준'의 첫 FOMC에 쏠렸습니다. '트럼프 코드'에 좀 더 맞는 완화적인 기조를 첫 회의부터 드러낼까? "일시적인 충격은 물가를 오히려 왜곡한다"며 '절사 평균 PCE'를 들고 나와서 이란전쟁 이후 나타난 고유가 부담에는 '흐린 눈'을 할까? 여러가지 관측들이 나왔지만, 정작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은 "지난 5년간 연준이 물가 목표 달성에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금리가 동결되긴 했지만, 시장이 대체로 예측했던 것보다 더 '매파'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올초까지만 해도 올해 미국이 2번 정도 금리를 내릴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 됐습니다. 올해 미국이 금리를 적어도 1번은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제 시장의 '컨센서스'입니다.
웅성웅성하는 시장에 케빈 워시는 '힌트'도 하나 주지 않았습니다. FOMC 위원들이 각자 예측한 앞으로의 금리 수준을 밝히는 점도표에 의장이 점 하나 찍지 않았습니다. FOMC 회의 결과에 대해 나오는 성명도 이례적으로 짧았습니다. 기본 폰트로 A4 용지 절반을 채우기도 어려운 분량이었습니다. 이게 앞으로의 '기본'이 될 것이라는 게 워시의 메시지입니다. "연준은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통화정책 방향을 예측하게 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도 앞으로 안 준다." 권한이 막강하고 설명이 풍부한 연준에 익숙한 시장으로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당분간 경제 지표들이 하나 둘 나올 때마다 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큽니다. 연준의 입만 쳐다보지 말라지만, 오히려 이 지표, 저 지표가 나올 때마다 '연준이 이번엔 태세를 바꿀까' 눈치를 더 보게 되는 분위기가 나올 수 있다는 거죠.
아무튼 미국마저 금리인상에 가까운 쪽으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좀 더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은 지난 6월 16일 금리인상에 나서며 31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인 '기준금리 1%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ECB도 3년 만에 인상 기조로 돌아섰습니다. 한국은행도 7월 인상 시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한 두 번 올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현행 기준금리 2.5%에서 앞으로 1년 동안 1%P는 올리게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요즘 시장 금리를 살펴보면, 이미 기준금리가 3.5%를 찍는 정도는 반영한 듯한 수준으로 올라있긴 합니다.
올초까지만 해도 지금 같은 금리환경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란전쟁이 모든 걸 바꿔놨습니다. 에너지 절벽과 공급망 교란이 물가를 끌어올린 채로 전쟁이 질질 끌면서, 경제에서 가장 두려운 폭탄이 '인플레이션'이 됐습니다. 결국 주요 경제들이 금리인상 기조로 돌아섰습니다. 그렇다면,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교환한 지금, 왜 본격적으로 각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시작되는 것일까요? 이 인상 기조는 언제까지, 어떤 정도로 진행될까요?
사실 지금 한국 제1금융권을 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상단은 2022년 가을과 비슷한 수준인 7.3% 정도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이 9년 만에 하락 반전했던 그 '고금리 충격기'와 비슷해졌단 겁니다.
이번 인상 기조도 2022년만큼 충격적인 수준으로 전개될까요? 2022년에 그랬던 것처럼,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함께 흔들릴까요? 그렇다면, 케빈 워시의 'FOMC 데뷔' 직후 열린 한국증시에서 코스피 지수가 오히려 사상 처음으로 9천 포인트를 돌파한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 금리환경에서 '웃는 자'는 누가 될까요?
한국과 일본에게는 '환율' 문제까지 있습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의 금리환경도 기묘합니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2024년 같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공포가 덮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이자를 아예 안 내도 되는 수준인 저렴한 엔화를 빌려서 전세계 곳곳에 투자하던 돈들이 일본을 싹 돌아가게 되면, 뉴욕과 한국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들이 무너진단 걱정이었죠. 그런데 일본이 31년 만에 '기준금리 1% 시대'를 선언하며 시중의 돈을 단계적으로 빨아들이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는데도,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규모가 9년 만에 가장 커진 수준입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는 커녕, 일본은행의 긴축에 대한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단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요?
알쏭달쏭하게 시작하는 '금리 인상 사이클'. 종잡을 수 없는 이 시기에, 내 돈은 도대체 어디에 둬야 하는 걸까? 내 경제활동의 잣대는 무엇에 세워둘까? "보이는 게 다가 아닌" 시장의 현 구조, <똑소리E>에서 권애리 기자가 똑!소리 나게 짚어드립니다.
1. 시작
2. '트럼프 픽' 신임 연준 의장의 '데뷔 포인트'는..
3. 금리 폭탄 터져도.. 반도체는 '무적'?
4. 전쟁 끝나도 "예전 가격 어림없어요" 유조선들 여전히 '눈치싸움' 중
5. 해외로 튄 엔화, 일본 U-턴? "아직 안 가도 될 것 같아"
6. 한국 기준금리, 내년까지 4번 인상?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황세회, 구성 : 김은지, 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채지우, 제작 : 지식콘텐츠IP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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