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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한다"…트럼프의 '60일 베르사유 거래', 평화인가 시한폭탄인가 [스프]

미-이란 전쟁 종식 양해각서(MOU) 타결과 5가지 치명적 모순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한다"…트럼프의 '60일 베르사유 거래', 평화인가 시한폭탄인가 [스프]
⚡ 스프 핵심요약

1.5쪽짜리 임시 합의: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완결된 평화협정이 아니라 60일간의 추가 협상을 위한 임시 문서이며, 핵심 쟁점은 모두 미래로 유예됐습니다.

검증 없는 비핵화 약속: 이란은 핵무기 포기를 재확인했으나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 IAEA 접근 범위, 검증 일정 등 실질적 이행 수단은 불투명합니다.

호르무즈발 에너지 위기 해소: 전 세계 석유 교역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며 유가 안정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재발 시 합의 자체가 무력화될 위험이 상존합니다.

1. "이건 합의가 아니라 협상 시작 버튼입니다"

2026년 6월 17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란과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같은 시각 테헤란에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이 전자서명으로 화답했습니다. 로이터(Reuters)와 가디언(The Guardian) 보도에 따르면, 이 문서는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약 석 달 만에 이뤄진 첫 공식 합의입니다.

그러나 JD 밴스(JD Vance) 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이 문서를 "약 1페이지 분량의 매우 일반적인 문서"라고 설명했고, NBC 인터뷰에서는 "약 1페이지 반"이라고 정정했습니다. 그는 "많은 이슈에서 우리는 기술협상 단계에서 세부사항을 풀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본인도 G7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인 것이 아닙니다. 이란이 합의를 지키지 않거나, 합의에 명시되지 않은 일부 사항을 어기면 우리는 아마 다시 폭격으로 돌아갈 겁니다"라고 못박았습니다.

유럽연합(EU) 이사회가 공개한 G7 공동성명은 이번 합의를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막을 역사적 기회"로 평가하면서도, 후속 협상은 "이란의 지역 활동과 탄도미사일 활동이 제기하는 위협"까지 다뤄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지금의 서명은 전쟁 종결이 아니라 본격적인 협상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특히 이번 MOU는 파키스탄의 중재로 도출된 14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향후 60일간의 협상 시한을 설정하되 필요시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 핵 검증의 핵심은 '약속'이 아니라 '접근'입니다

밴스 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합의의 핵심 중 하나는 IAEA(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와 미국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희석(down-blending)하도록 돕는 것이며, 이는 매우 명확하게 명시돼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IAEA 사찰단의 이란 복귀가 "매우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 접근 가능한 시설 목록, 우라늄 처리 방식(폐기·희석·국외반출 중 무엇인지)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하 시설에 사찰 카메라를 가동 중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검증 및 상시 사찰 확약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IAEA는 2024년 연례 안전조치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핵확산금지조약(NPT·Non-Proliferation Treaty) 가입국 중 유일하게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비축하는 국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신고 장소와 물질에 관한 협력이 충분치 않아 "이란 핵프로그램이 전적으로 평화적이라고 보증할 수 없다"는 우려를 반복했습니다. 2025년 6월 IAEA 이사회 문서는 이란이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한도를 크게 초과한 농축우라늄을 축적했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가 발행한 유럽 국제안보 저널(European Journal of International Security) 2024년 논문은 이란 핵문제의 본질이 "약속"이 아니라 "검증 체계 설계"라고 강조합니다. 시간·이행·상호불신을 관리하는 제도가 없으면 합의는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이 제도가 60일 안에 구축 가능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3. 호르무즈 해협, 세계 경제의 목줄이 다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기자회견에서 "거래를 하지 않았다면 전 세계적인 대공황(worldwide depression)이 왔을 것"이라며, 미군의 비축은 약 4주 뒤면 바닥났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대혼란(bedlam)이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백악관은 이 발언이 미국 비축을 지칭한 것인지 글로벌 재고를 의미한 것인지 추가 설명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하루 평균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통과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 세계 석유 교역량의 약 20%에 해당합니다.

IEA가 2026년 5월 발표한 석유시장 보고서는 2월 이후 공급 차질이 누적됐고, 4월에는 전 세계 관측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를 통한 흐름이 6월부터 점진적으로 재개된다는 가정 하에만 공급 전망이 일부 안정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즉, 이번 MOU는 외교문서인 동시에 세계 원유 공급망의 응급복구 문서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번 합의에 따라 이란은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toll-free) 합의했으나, 이란 의회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60일 이후에는 통행료를 징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해 불씨를 남겼습니다.

다만 IEA 회원국들은 원칙적으로 순수입 90일분 이상 비축 의무를 지며, 미국 에너지부(DOE)도 전략비축유(SPR·Strategic Petroleum Reserve)를 세계 최대 규모의 긴급 원유 비축으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대통령 발언은 특정 가용 재고를 지칭했거나, 심각한 공급 경색을 강조한 정치적 표현으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합니다.

4. 미사일 용인, 이스라엘은 "재앙"이라 부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들은 일부를 가져야 합니다. 다른 나라들도 갖고 있으니까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사일을 가질 수 있는데 이란은 안 된다고 할 순 없습니다. 미사일은 작은 지역을 공격할 뿐, 지구를 날려버리진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아마 그들 미사일의 84~85%를 무력화했습니다. 나머지는 지하에 있어서 꺼낼 수도 없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미사일 위협 프로젝트는 이란을 중동 최대·최다층 미사일 전력 보유국으로 평가합니다. 이란의 미사일은 이스라엘과 역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핵심 억지 수단이며, 핵탄두가 없어도 충분한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G7 공동성명이 후속협상에서 "지역 및 탄도미사일 활동(regional and ballistic activities)"을 명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스라엘 전 총리 보좌관 마크 레게브(Mark Regev)는 "호르무즈는 열렸고, 이란은 석유를 팔 수 있게 됐습니다. 경제적 압박은 사라졌죠. 트럼프가 좋은 거래를 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이란 정권에 생명줄을 돌려준 것처럼 보입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imes of Israel) 창립 편집장 데이비드 호로비츠(David Horovitz)는 "미국 대통령의 약함 때문에 전쟁에서 졌다"며 "이 합의는 미국을 다시 물어뜯을 것이며, 이스라엘을 전쟁 시작 전보다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썼습니다.

5. 레바논 전선, 합의를 무너뜨릴 수 있는 뇌관

MOU 첫 문단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군사작전 종료"를 명시했습니다. MOU 원문에 따르면 "지금부터 어느 쪽도 군사작전을 개시하거나 위협하지 않으며,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6월 18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군사작전 지속은 이해 위반이며 "필요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전히 남부 레바논을 점령하고 있으며, 헤즈볼라(Hezbollah)와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6월 15일, 이스라엘 드론이 레바논 남부 크파르 테브니트(Kfar Tebnit)에서 차량을 공습해 운전자를 살해했습니다. 로이터(Reuters)는 이를 합의 발표 이후 첫 공습으로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해 즉각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 지도부가 합의 수용을 거부하고 있어, 레바논 전선은 언제든 전체 합의를 파기할 수 있는 화약고로 남아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는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안보지대에 무기한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Itamar Ben-Gvir)는 "트럼프의 합의는 우리를 구속하지 않습니다"라고 소셜미디어에 게시했습니다. 반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Aaron David Miller)는 "네타냐후는 올 가을 재선을 앞두고 있고, 트럼프의 적극적 지지가 필요합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가 원하는 건 뭐든 할 겁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G7 공동성명은 "레바논에서 즉각적이고 강력한 휴전, 헤즈볼라 무장해제, 레바논 정부의 무력 독점 회복"을 지지했습니다. 즉, 이번 합의는 미국-이란 2자 합의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스라엘·레바논·걸프 해상안보·G7 에너지정치가 동시에 얽힌 다자 위기관리 산물입니다.


Deep Dive Q&A
Q1. 이번 합의로 이란 제재는 실제로 풀리나요?

A1. 부분적으로만 풀립니다. 미국 측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합의 서명과 동시에 이란의 원유·석유제품 수출 및 관련 은행거래·운송 서비스에 대한 제재 유예(waivers)를 발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은 이란 포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즉각 해제하기 시작해 30일 이내에 완전히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포괄적인 제재 해제는 60일 기술협상 이후 최종 합의가 체결되고, 이란이 핵프로그램 관련 의무를 이행할 때만 가능합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관리하는 이란 제재 체계는 매우 촘촘하므로, 유예 범위·기간·예외 조항이 공개돼야 시장 반응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Q2. 3천억 달러 재건기금은 누가 부담하나요?

A2. 미국은 "단 1센트도 내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면 재건기금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며, 미국 측은 역내 파트너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산유국들이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이번 전쟁으로 자국 에너지 인프라가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고, 경제도 타격을 받은 상황입니다. 독일 의회 부의장 오미드 누리푸르(Omid Nouripour)는 "3천억 달러를 정권에 쥐여주면 이란 국민의 번영이 아니라 더 많은 공격과 군사독재를 위한 안정화 자금이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은 동결된 이란의 자산도 전면 해제할 예정이지만, 다자 재건기금의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식은 향후 협상의 핵심 난제가 될 전망입니다.

Q3. 2015년 오바마 핵합의와 이번 합의는 어떻게 다른가요?

A3. 2015년 JCPOA는 20개월간의 협상 끝에 체결됐으며, 핵물질 계량·봉인·샘플링·연속감시를 포함한 상세한 검증 체계를 담았습니다. 반면 이번 MOU는 1.5쪽 분량의 임시 문서로, 핵심 쟁점을 60일 기술협상으로 미뤘습니다. 외교협회(CFR)는 JCPOA가 군사충돌을 억제하고 핵개발 시간을 지연시키는 데 의미가 있었지만, 미사일·역내 영향력·후속정치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완전히 봉합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이번 MOU는 JCPOA의 대체재라기보다, JCPOA 붕괴 이후 만들어진 훨씬 불안정한 응급장치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특히 이번 합의는 전쟁 직후 체결되어 미국이 해상 봉쇄 해제, 원유 수출 유예 등 대규모 양보를 초기에 대거 제공했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보다 이란에 유리하게 설계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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