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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뒤 엇갈린 풍경…트럼프는 방어·이란은 과시 모드

MOU 뒤 엇갈린 풍경…트럼프는 방어·이란은 과시 모드
▲ 미국, 이란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양국 지도자들이 이번 합의를 두고 성과 홍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내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연일 합의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방어'에 초점을 둔 반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MOU 서명 사진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며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는 등 온도 차가 감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8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주식시장이 방금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고 유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내가 이란에 대해 충분히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 바보들은 질투심에 찬 자들이거나 나쁜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멍청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MOU 합의 이후 주가 상승과 유가 하락 등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번 합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반박하고 성과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물에서 "석유가 흐르고 있고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세계는 안전할 것이다!)"며 "주식시장은 급등하고 있고 고용은 사상 최고 수준이며, 물가는 내려가고 있다(생활비 부담 완화!)"고 적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어느 때보다 강하고 안전하며 존중받고 있다"고 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이 미국과 이란의 합의를 높이 평가했다'는 기사 링크를 트루스소셜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란전을 비판하며 한때 자신과 대립각을 세웠던 레오 14세 교황이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합의의 정당성을 거듭 부각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가 달성하려 했던 모든 목표, 그리고 그 이상을 이뤄낸 것"이라며 "현재의 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이 같은 성과가 과장됐다는 평가도 적지 않게 나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미국이 시작한 이란전을 계기로 이란이 봉쇄하며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기간도 MOU에 '60일'로만 명시해 추후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할 여지를 남겼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의 최대 목표로 내세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및 구매 금지' 약속도 향후 후속 협상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관철할지 불확실한 상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를 서두른 배경에는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전날 회견에서 이란과의 군사 충돌 확대가 "국제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며 "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경제적 재앙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상승과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적 파장과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이란이 이번 합의를 통해 얻게될 경제적 혜택이나 제재 완화는 이란이 합의를 준수하고 행동을 바꾸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이란에 일방적인 양보를 했다는 비판 차단에 주력했습니다.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사진=IRIB 텔레그램 채널 캡처, 연합뉴스)
▲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이런 가운데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종전 MOU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그가 올린 MOU는 영문(3장)과 페르시아어판(2장) 등 2건으로 장마다 두 대통령의 사인이 담겼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MOU에 대해 "역사적 문서이자 강력한 이란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서는 어떤 위협과 압박 속에서도 존엄과 독립을 거래하지 않은 한 민족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며 "오늘 기록에 남겨진 성과는 국가적 인내, 정치적 합리성, 책임 있는 외교가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서명한 MOU를 두 손으로 들어 보여주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미국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 경제적 유인책을 끌어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합의를 이란의 승리로 규정하려는 대내외 선전 행보로 풀이됩니다.

백악관도 이후 엑스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MOU에 서명하는 영상을 뒤늦게 올렸습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미국이 이란에 3천억 달러를 지급한다는 것은 가짜뉴습니다. 미국에 얻게 되는 것은 성공과 유가 하락, 승리 뿐"이라며 "민주당이 퍼뜨리는 선전(propaganda)"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역시 이란에 과도한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고, 관련 논란을 민주당발 정치 공세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사진=IRIB 텔레그램 채널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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