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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말고 빗물 흘러들 '생태면적' 갖추랬더니…6곳 중 1곳만 충족 [취재파일]

산업단지 생태면적률 이행, 감사원 감사결과

콘크리트 말고 빗물 흘러들 '생태면적' 갖추랬더니…6곳 중 1곳만 충족 [취재파일]
▲ 2024년 당시 김해 모 산업단지
 

도시 공간이 기후위기에 취약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표면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여 물 순환을 가로막는 점입니다. 이른바 불투수면적 비중이 크다는 겁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1960년 서울 불투수면적 비율이 7.8%였는데 2020년엔 50.1%로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 전체 면적의 절반이 단단한 인공 바닥으로 이뤄져 비가와도 땅 밑으로 흘러들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렇잖아도 태풍이나 국부지역 집중호우같은 기후재해 위협이 커지는데 땅바닥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함에 따라 홍수 피해가 극단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문제의식 때문에 도입된 게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면적률' 제도입니다. 산업단지나 관광단지 등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전체 사업부지 면적 가운데 일정 부분을 생태적 기능 또는 자연순환기능이 있는 토양 면적으로 유지하라는 겁니다. 빗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자연 그대로 흙과 모래 등으로 이뤄진 토양을 말합니다. (자연 토양 그대로 유지가 어려울 경우, 물빠짐이 가능한 투수 블럭 등의 대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개발사업(30~40%), 산업단지(20%), 관광단지(60%), 체육시설(50~80%), 폐기물시설(40~50%) 등입니다.
 

현장에서 본 산업단지 생태면적률 제도 실태는

실상은 어떨까요, 재작년 11월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신) 내부 자료를 입수하게 됐는데, 이를 통해 생태면적률 제도의 이행 현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생태공간 22%" 약속하고선…드론 띄우니 '아스팔트 일색' (장세만) [2024.11.30 8뉴스]) 
당시 자료에서 지적된 곳 중의 하나가 경남 김해시에 있는 김해테크노밸리 일반산업단지라는 곳이었습니다. 실제 가봤더니 단지 전체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으로 뒤덮여 있고 빗물이 흘러들어갈 수 있는 토양 상태의 지표면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장세만 취파1

감사원 감사 결과…6곳 가운데 이행률 충족은 단 1곳

보도 이후 감사원이 김해시 정기감사를 실시하면서 이 문제를 감사대상에 포함시켜 감사를 벌였고 그 결과가 지난달(2026년 5월) 나왔습니다. 감사원은 "김해시는 테크노밸리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낙동강 유역환경청과 협의한 바에 따라 자연환경 훼손방지 등을 위해 생태면적률 20%를 달성해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해시는 산업단지 조성후 개별 입주기업 분양에 따른 건축허가 과정에서 녹지공간 설치 등에 대한 조건 및 의견없이 건축허가를 함으로써 각 입주기업으로 하여금 녹지공간 확보에 대한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지 못하게 되는 등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따른 생태면적률 20% 달성 이행을 위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해 테크노밸리의 생태면적 이행률은 14.79%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은 테크노밸리 뿐 만 아니라 김해시 관내 산업단지 6곳의 생태면적률을 함께 조사했는데  6곳 가운데 당초 계획한 생태면적률을 이행한 곳은 단 1곳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장세만 취파2
이렇게 미이행에 불구하고 김해시가 방관한 이유는 뭘까요, 감사원은 "산업단지 승인에서 사업 준공까지 장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산업단지 개발사업 진행과정에서 담당자 변경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 사항의 일부인 생태면적률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녹지공간 설치 등에 대한 조건 및 의견없이 건축허가가 이뤄진 원인에 대해서는 김해시 내 관련부서들이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건축 허가 부서에서 (환경영향평가) 담당 부서에 의견을 요청했지만 담당 부서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감사원은 "김해시가 감사결과를 수용하면서 산단 조성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업무연찬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다음과 같이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김해시장은 앞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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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요구'에 그친 감사 결론…이대로 괜찮나?

김해시에 주의요구로 끝낸 감사원의 감사 결론은 적정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다만 김해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당초 2024년 제가 입수한 환경부 문건에 따르면 이같은 문제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빚어지는 것으로 분석돼 있습니다.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면적률이란 제도를 만들었지만 이를 어겼을 때 처벌조항 등이 없다는 점이 우선 드러나는 문제점입니다. 생태면적을 갖추지 않더라도 투수블럭 (미세한 공극을 통해 블럭 내부로 물을 흡수한 뒤 아래쪽 토양으로 배출하는 보도블럭) 등의 대안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도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어떤 인센티브로 사업자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채 제도가 시행돼왔다는 점도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감사라면 생태면적률 제도가 겉돌 수 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을 파악한 뒤 제도적 개선 사항 등이 담겼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할수록 도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심지 물순환 촉진 필요성은 커집니다. 김해시 뿐 아니라 서울 등 여타 지역에서의 생태면적률 제도 운영 실태 점검을 바탕으로 근본적인 개선점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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