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은 전쟁 개시 이전의 약 70% 수준밖에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전쟁을 치르는 동안 중동 산유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수송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면서 역내 에너지 물류 지도가 근본적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현지시간 17일 '전쟁 전 호르무즈 통항량의 70%가 새로운 100%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종전 합의에 따른 원유 수송량 증가는 다음 달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걸프 지역의 원유 생산도 오는 10월쯤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쟁 이전에는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전쟁 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려면 현재 통항량에서 하루 1천300만 배럴이 추가로 늘어나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가시적인 원유 물동량은 하루 약 13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합니다.
선박의 조명과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오만만을 통과하는 이른바 '암흑 항해' 물량 160만 배럴을 더해도 개전 전에 한참 못 미칩니다.
반면, 호르무즈를 우회해 사우디 얀부 항구와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터키 제이한 등으로 빠져나간 원유는 하루 총 75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 산유국들의 '호르무즈 탈출' 행보가 가속한 데 따른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교전이 이어지는 동안 이란에 의해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할 수 있는 인프라 가동을 대폭 확대해 원유를 실어 날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동서 횡단 파이프라인을 증편해 홍해 연안으로 원유를 보냈고, UAE는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위치한 푸자이라 항구 연결관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이라크 역시 터키 제이한 항구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으로 수출 물량을 돌렸습니다.
UAE는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 외곽인 오만만 연안의 항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새 항만을 건설해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타니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부 장관은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여부와 상관없이 의존도 '제로'를 향해 가고 있다"라며 "해협이 조속히 재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와 별개로 우리의 신규 우회 계획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 이후에도 일부 선주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을 진입시키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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