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현지시간 17일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14개 조항의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이 공개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디테일'에 쏠리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종전 합의로 전쟁은 당장 멈추겠지만 이란 핵 개발 저지, 대리 세력 통제,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핵심 쟁점을 대부분 미래 협상 과제로 넘겼다고 짚었습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헤즈볼라와 후티 등 대리 세력 관련 문제,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규제 내용은 이번 합의문에서 사실상 아예 빠졌습니다.
영국 BBC는 "MOU 상 적대 행위 중단이 헤즈볼라에도 적용되지만 정작 이 집단은 합의문에서 언급조차 안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탄도미사일 보유 문제에 관해 "다른 나라들이 그것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란이 약간 보유하지 못하는 건 좀 불공평하다"며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합의문 8조에는 "이란은 핵무기를 획득하거나 개발하지 않기로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과거 이란의 대외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선언적이고 모호한 문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란은 1970년 핵확산방지조약(NPT) 비준, 2015년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합의문 서두에서도 이런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재확인'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듯, 핵무기를 절대 추구하거나 사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은 전혀 새롭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합의문 4조, 5조는 미국이 서명 즉시 이란 해상봉쇄를 풀고 이란은 30일 안에 호르무즈 통항을 전쟁 전 수준으로 복원한다고 적시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려면 해협에 깔렸을 가능성이 있는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이 관건인데, 전문가들은 기뢰 제거가 완료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뢰가 제거되고 통항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될 때까지 유조선 등 선박들은 해협 통과를 꺼릴 수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해양전략센터의 해군 전문가 스티븐 윌스는 미 정치매체 더힐에 "기뢰는 실체를 알 수 없고 찾기 어려우며, 다른 무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공포감을 조성한다"며 "파악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바논이 언급된 조항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립니다.
합의문 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 종료를 선언하며,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 보장도 약속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번 종전 합의 후에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자국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레바논 남부에 '완충지대'를 조성한다는 군사적 목표 하에 레바논 영토에 쳐들어가 점령 중입니다.
'영토 보전 보장'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응해 '완충 지대'로 점령한 레바논 영토 상당 부분에서 강제 철수해야 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확답하지 않았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합의문 6조에 담긴 3천억 달러(약 457조 원) 규모의 재건기금 조성도 정작 누가 돈을 낼지 정해지지 않아 향후 불확실성이 큽니다.
합의문에는 "확정적이고 상호 합의된 계획을 세울 것을 역내 파트너들과 약속한다"고만 적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금과 관련해 "우리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10센트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중동 동맹국 등에 기금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그 국가들이 투자한다면 괜찮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미 CNN은 "트럼프가 중동 국가들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한 3천억 달러는 이란이 석유 판매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과는 별개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60일이라는 협상 시한이 촉박하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합의문 3조는 미국과 이란이 "상호 동의 아래 연장 가능한 최장 60일 안에 최종 합의를 협상하고 달성하기로 약속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2015년 이란 핵 합의는 타결까지 20개월이 걸렸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 달은 협정을 결론짓기에는 야심 찬 기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NYT도 60일이 "매우 짧은 타임라인"이라며 "미 당국자들은 과거 이란과의 장기 협상과 비교하면 이 기간에 최종 협정을 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조용히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60일간의 후속 협상과 관련해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기만 한다면" 60일을 "엄격한(hard) 기한"으로 보지 않는다며, 협상 시한이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