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마약 피의자가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대자, 경찰이 당사자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엉뚱한 사람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30대 남성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약물운전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에게서 음주 반응이 없자 약물 검사를 진행했고, 케타민을 투약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외우고 있던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대며 신분을 사칭했습니다.
경찰은 A 씨 지문을 채취해 아날로그 방식 조회를 요청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구속영장이 법원에 청구된 뒤 A 씨의 지문과 신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조회 결과가 뒤늦게 나왔습니다.
경찰은 경찰청 자체 신원 확인 시스템으로 A 씨의 신분을 다시 특정했고, 검찰과 법원에 구속영장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A 씨는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혐의까지 추가돼 지난 10일 구속됐습니다.
황당한 실수가 알려지면서 기초적인 수사가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두고 경찰청은 일선서의 실수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청은 "지구대나 일선서에서 쓸 수 있는 신원 확인 시스템이 따로 있다"며 "구속영장 신청 전에 충분히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강남서는 보통 피의자 인적 사항은 범죄정보관리시스템에서 실시간 지문 확인을 거치지만, 조사 당시엔 시스템 이관 작업 탓에 사용할 수 없었다며, "당시 체포 후 36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해 촉박했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취재: 정다은, 영상편집: 장유진, 디자인: 양혜민, 제작: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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