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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바뀐 금리 경로…미국 매파적 동결·한국 내달 인상 전망

중동 전쟁에 바뀐 금리 경로…미국 매파적 동결·한국 내달 인상 전망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울며 한미 양국이 나란히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양국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 기조 전환을 채비하는 분위기입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이미 여러 차례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으며,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2회 인상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연준은 16∼17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유지했습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지난해 9·10·12월 3연속 인하 이후 올해 1·3·4·6월 4연속 동결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연준은 정책 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은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초래한 공급 충격을 일부 반영해 여전히 2%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동 분쟁 등으로 초래된 불확실성 강화에도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생산성 향상과 자본 투자는 호조를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의 전망치 중간값은 기존 3.4%에서 3.8%로 대폭 높아졌습니다.

취임 후 첫 FOMC에 참여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책 결정문은 우리가 파악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있는 그대로'를 강조하며 물가 중시 기조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금통위는 다음 달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로도 높아진 국제 유가의 직·간접 영향으로 상당 기간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0%)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연간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 개선과 임금 상승도 물가 상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안팎, 근원물가 상승률이 2% 중후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경제 전망 때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했으며,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면 최고 3.1%도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금통위는 지난달 중동 전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기는 했지만,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향후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이례적으로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을 냈고, 점도표에서 전체 21개 점 중 19개가 인상에, 그중 2개가 현재보다 0.75%p 높은 연 3.25%에 찍혔습니다.

신 총재도 지난 4월 취임 후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친 공개 발언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신 총재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며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이런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달 1일 한은 국제콘퍼런스 정책 대담에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조정에 있어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며 "통화정책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일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에서는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총재는 전날 물가 설명회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단기 급락한 유가 등에 관해서도 "통화정책을 펼 때는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밑에 깔린 중요한 흐름을 본다"며 원칙론을 제시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2회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금통위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지난 2023년 1월 13일(연 3.25→3.50%) 이후 3년 6개월 만이 됩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뚜렷한 경기 반등 흐름에 올라탄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높여 양국 금리 격차가 줄어들지도 주목됩니다.

현재 한국이 연 2.50%, 미국이 3.50∼3.75%로 상단 기준 1.25%p 차이가 나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연내 2회, 미국이 1회 각각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격차도 1%p로 다소 줄게 됩니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한미 금리 차 축소가 원화 약세 완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분석합니다.

신 총재도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금리 차가 (환율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며 "금리 차가 줄게 되면 원화 절하 압력도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환율은 이달 초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천560원대에 육박했으나, 외환 당국이 시장 안정 의지를 강조하고 외국인 주식 매도세도 다소 잦아들면서 최근 1천500원 초반대까지 내렸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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