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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종교색 짙어진 잠실 봉쇄시위…'윤 어게인'에 내부충돌도

정치·종교색 짙어진 잠실 봉쇄시위…'윤 어게인'에 내부충돌도
▲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 참가자

어제(17일)로 13일 차를 맞이하며 장기화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현장에서 참가자들 사이의 이견이 표면화하고 종교집회가 열리는 등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17일 오후 8시 기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2천500명이 모였습니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올림픽공원 내 당시 기준 인구는 1만∼1만 2천 명 수준입니다.

평일 저녁임에도 60대 이상(19.8%)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전까지 시위대가 외치는 현장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로 통일된 상태였으나, 이날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한 1-3 게이트 앞의 구호는 여전히 "부정선거 재선거"였지만, 체조경기장 앞 넓은 광장에 모인 청년 20여 명은 부정선거 주장 없이 "재선거, 재선거" 구호만 외쳤습니다.

이에 오후 8시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왜 재선거만 외치느냐, 대진연이냐"라고 항의하며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항의가 계속되자 재선거만을 외치는 쪽이 "왜 자유롭게 구호를 외치는데 방해하느냐.

자유가, 보수가 중요시하는 가치 아니냐"고 맞섰고, 양측의 다툼은 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이날은 기존의 '반(反)이재명' 구호에 더해 "윤 어게인"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오후 5시쯤 "윤 어게인"을 외치던 이들이 다른 참가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으나,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것"이라며 구호를 이어 나갔습니다.

이처럼 시위 참가자들의 정치색이 짙어지며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오후 7시 20분쯤에는 시위 참가자들이 한 유튜버를 향해 "좌파", "빨갱이"라고 부르며 밀치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해당 유튜버가 일부러 자신들을 자극해 법적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에게 그를 공원에서 쫓아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오후 8시 20분쯤에는 푸른 옷을 입은 참가자에게 '왜 파란 옷을 입고 이곳에 오느냐'며 시비를 거는 이들로 인해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날 밤 몇몇 참가자들은 둥글게 모여 찬송가를 틀고 통성기도를 하며 종교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연신 "아멘"을 외쳤습니다.

한편 남자 초등학생 4명이 자전거를 타고 와 태극기를 흔들며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기도 했스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곳을 찾았지만,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위 참가자들의 반발 속에 10분 만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전 10시 50분쯤 핸드볼경기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전용기 의원과 핸드볼 선수 출신 임오경 의원은 16일 체육단체들이 진입을 시도했던 경기장 2-1 게이트 근처로 접근했으나, 몰려든 시위 참가자들에게 둘러싸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의원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며 "나가라"고 외쳤습니다.

의원들이 발언했지만, 시위 구호에 파묻혔습니다.

결국 10분간 대치하던 의원들은 경기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그대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천준호 의원은 현장을 떠나기 전 "선거관리 제도 개혁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려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훈련·경기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며 "참정권 침해와 관련된 목소리는 존중하지만, 체육단체 활동을 막는 행위는 불법적인 행위는 용납되기 어렵다"고 강조했으나 호응은 없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곳곳에서 농성하며 외부인 출입을 감시했습니다.

출입문 손잡이에 청 테이프를 여러 겹 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을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성조기 무늬 가면을 쓴 남성 여러 명이 확성기를 잡고 애국가를 제창했고, 일부는 성경책을 들고 기도했습니다.

특히 2-1 게이트 앞에선 16일 체육단체 진입을 홀로 막은 여성 시위 참가자를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 다르크)로 치켜세우며 결속을 다졌습니다.

현장에서 물을 나눠주던 한 남성은 "'올다르크'가 부정선거 증거를 보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오늘은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1-3 게이트에서 시위하던 남성은 "어제 협의했을 때는 열어주는 게 맞았다"며 "내부에 투표함이 잘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송사 카메라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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