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법
필로폰에 취한 채 난폭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경찰의 증거 관리 부실 탓에 마약 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이호연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마약류 소지)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다만 필로폰 투약 상태에서 운전해 사고를 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A 씨는 2024년 6월 1일 오후 9시 25분부터 30분가량 필로폰에 취한 상태로 부산 일대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부산 동래구에서 북구까지 약 8.3㎞를 도주하며 차로 변경과 중앙선 침범, 900m가량 역주행 등 난폭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 차량은 북구 구포역 인근 담벼락을 들이받고 멈췄고, A 씨는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A 씨가 떨어뜨린 필로폰을 발견했고, 체포 다음 날 경찰서에서 진행한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마약 운전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인 소변 시료의 채취·보관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경찰은 A 씨에게서 소변을 제출받아 간이시약 검사를 한 뒤 이를 증거물 병에 담았지만, 봉인용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채 조사실 밖으로 반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판사는 마약 검사용 소변 시료가 증거로 쓰이려면 채취와 보관, 분석 전 과정에서 동일성과 무결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경찰은 재판에서 해당 시료를 당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제출했다고 진술했지만, 국과수 사실조회 결과 실제 감정 의뢰와 시료 제출은 다음 날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판사는 "현장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더라도 이것만으로 필로폰 투약 사실을 단정할 수 없다"며 "필로폰과 화학 구조가 유사한 다른 약물에도 반응해 오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사는 A 씨가 필로폰을 소지한 혐의만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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