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행
일본은행이 오늘(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정책 금리를 기존 '연 0.75% 정도'에서 '1.0% 정도'로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일본 금리가 1995년 이후 약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하며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립니다.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4월 1.75%에서 1.0%로 인하된 데 이어 같은 해 9월 1.0%에서 0.5%로 추가 하향 조정된 이래 0.5%를 넘지 않았고 2016년부터 일본은행은 여유자금을 맡기는 금융기관에서 보관 수수료를 받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초저금리 중단과 통화정책 정상화를 표방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 부임 이후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마침표를 찍은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지난해 1월 0.5%로 각각 올린 뒤 지난 12월 0.75%까지 올렸습니다.
이후 숨 고르기가 이어지다 이번에 반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배경엔 미국·이란 전쟁이 촉발한 고유가 상황이 원유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던 일본 경제에 치명타를 안긴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보조금 지원 효과를 제외한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오르며 고유가가 근원물가 상승률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습니다.
지난달 기업물가지수(속보치)가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하며 2023년 3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도 일본은행이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물가 방어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이 낳은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즉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행이 2024년 7월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올리고 우에다 총재가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엔 캐리 자금이 일본으로 복귀하는 흐름이 나타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단기 충격이 발생한 것이 최근 있었던 대표적인 엔 캐리 청산 사례로 꼽힙니다.
2024년 8월 초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엔화 가치가 한때 미 달러화 대비 3.3%까지 급등했고 한국 코스피를 포함한 세계 주식 시장은 동반 하락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엔고에 일본 기업 수출에 그림자가 드리우자 일본은행이 한 주 만에 추가 인상이 없다고 입장을 선회하고 나서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혼돈이 진정됐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일본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2024년과 같은 '발작' 수준의 엔 캐리 청산에 따른 혼란은 부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 기준금리가 1%대에 막 진입하며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 대비 낮은 편이고 미국, 유럽과의 금리차도 유지되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장점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수개월 전부터 표명해온 만큼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 상승분을 이미 선반영한 것으로도 분석됩니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이날 있었던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1%로 인상과 국채 매입 감액 중단 결정이 이뤄져도 시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일본 주식 시장이나 국채 시장, 엔 시세에서 일어날 반응은 한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예고된 일본 기준금리 1% 이상 인상이 향후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노무라증권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일본은행이 반년마다 25bp(1bp=0.01%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려 정책 금리를 1.5%까지 끌어올린 뒤 인상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시장 가격은 일본 기준금리가 최종 2% 수준에 도달할 상황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확장 재정 기조와 5년째 이어지는 무역 적자 상황에서 일본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자국 재정 정책에 무리를 줄 가능성이 커 속도감 있는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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