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미국 보수 진영의 강경파 중심으로 불만과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개적 불만 표출의 물꼬를 튼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입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15일(현지 시간) MOU 타결 발표 후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합의에 대한 이란의 관점이 미국 협상팀의 주장과 다른 것 같아 다소 우려스럽다"며 이란과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작심하고 MOU 체결을 비판한 것은 아니지만 이란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신중한 협상을 당부한 셈입니다.
비교적 절제된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과 달리 다른 보수 인사들의 평가는 상당히 직설적입니다.
보수 논객 에릭 에릭슨은 15일 엑스에 "트럼프는 이란에 항복했다. 미국인들을 죽이는 이들이 이 합의를 좋아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에릭슨은 '이란 지도부가 미국에 대한 47년간의 적대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JD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젠장"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언을 구하는 인물로 알려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은 이번 합의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이란 핵 합의와 비슷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의 핵 합의 수준이라거나 그보다 못하다는 비판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질색하는 평가입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핵 합의를 파기한 장본인이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티센은 이란이 합의를 이행하면 3천억 달러 규모의 재건 기금에 접근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밴스 부통령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어떤 상황에서도 이란에 3천억 달러를 주는 건 재앙"이라며 "나치가 권력을 잡고 있는 독일에 재건하라고 마셜플랜을 제시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습니다.
보수 성향 잡지 내셔널리뷰도 '합의문을 공개하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미국을 오바마의 실패한 이란 핵 합의로 돌려놓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점을 고려하면 굴욕이라고 평했습니다.
이란 전쟁을 강력 지지해 온 폭스뉴스 진행자 마크 레빈도 "왜 우리는 그 빌어먹을 MOU를 볼 수 없는 건가"라며 합의문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는 MOU 체결 전부터 이란과의 협상 자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란의 말과 행동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으로 이란을 제압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종전을 서둘러야 했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핵협상을 뒤로 미룬 이번 MOU를 두고 강성 지지층 사이에 불만이 퍼져나갈 가능성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자칫하면 '전쟁을 뭐하러 했느냐'는 여론이 지지층 내부에서 확산해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란과의 합의 내용을 즉각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의 전쟁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라며 "이란 정권은 이전 정권보다 더 급진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시작 전보다 이란의 더 많은 통제 하에 놓여 있다.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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