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20대 여성 소방관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상급자 중 한 명이 고인이 숨지기 3개월 전 이미 또다른 갑질 의혹으로 내부 익명 신고 시스템에 신고됐던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고 A 소방교가 숨지기 전 갑질 가해자로 지목된 상급자 중 1명인 B 소방령은 지난해 내부 익명 신고 제도인 '레드휘슬'에 신고됐습니다.
고인이 숨지기 불과 약 3개월 전인데 당시에도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행위를 했다는 게 신고 이유였습니다.
B 소방령은 내부 신고 사실을 인지한 직후인 지난해 7월 8일 밤 고인을 비롯한 부하 직원들에게 "레드휘슬에 찔려 힘들다. 만나자"는 취지로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인사평정권을 가진 상급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던 A 소방교가 결국 혼자 술자리에 나갔고 노래방 동석까지 강요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혼을 앞둔 A 소방교가 결국 숨진 뒤 A 소방교의 약혼자가 고인의 생전 문자 메시지를 근거로 본부에 감찰을 요구했지만 본부는 5개월 넘게 감찰도 하지 않아 논란이 됐습니다.
이후 이뤄진 내부 감찰에서도 '무혐의' 처분된 B 소방경은 지난 1월 상급기관인 광주소방본부의 계장급 내근 보직으로 발령난 걸로 전해졌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외근에서 본부 내근으로 발령나는 건 보통 소방 조직에서는 '진급 코스'로 여겨집니다.
소방노조는 "레드휘슬 신고가 접수됐을 때 본부 차원에서 엄정하게 감찰하고 가해 의혹 당사자를 제대로 조사했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직 내부 경고 시스템이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A 소방교는 지난해 10월 숨진 채 발견됐는데 직장에서 잦은 술자리 참석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1일 소셜미디어에 이 사건과 관련해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소방관의 사망 원인과 경위, 감찰 조사 요청 묵살 경위까지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특히 조사 주체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로 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주 광산소방서에서 현장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인선,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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