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우자와 헤어진 뒤 자녀 양육비를 주지 않아 명단이 공개된 사람만 최근 3년간 366명에 달합니다. 이들이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 규모도 173억 원에 이르는데요. 양육비를 받지 못한 피해자가 취할 수 있는 제도들이 있긴 하지만, 곳곳에 허점이 있습니다.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할지, 조윤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양육비를 못 받을 때 쓸 수 있는 대표적인 카드가 직접지급명령 신청입니다.
전 배우자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매달 급여에서 양육비를 자동 공제해 달라, 이렇게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잘 적용이 되고 있을까요.
3년 전, 배우자와 이혼한 정 모 씨는 2년 넘게 양육비 7천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전 남편 회사를 상대로 직접지급명령을 신청해 몇 달간은 양육비를 받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끊겼습니다.
전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1인 회사를 차렸기 때문입니다.
[정 모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인사팀에서) '다음 달부터는 이제 지급이 안 돼요. 이분이 퇴사하셨어요' 그러는 거예요. 두 달 치 입금되고 끝나고 그래서 되게 망연자실했어요.]
퇴사해서 회사를 옮기면 이직한 회사를 알기도 어려울뿐더러 알게 되더라도 직접지급명령 신청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합니다.
[서수민/변호사 : 미국 같은 경우는 자동 승계 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퇴사를 하고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하더라도 옮긴 회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승계를 받는….]
심지어 본인이 대표인 1인 회사의 경우 양육비 공제를 안 하겠다고 하면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정 씨는 앞서 '이행명령'이라는 것도 신청했습니다.
법원에 판결 내용대로 "양육비를 주라"는 명령을 한 번 더 해 달라,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이건 효과가 있을까요.
2006년에 이혼한 김도연 씨는 매달 50만 원씩 받기로 한 양육비를 20년 동안 못 받았습니다.
전 남편이 법원의 이행 명령을 받고도 따르지 않은 겁니다.
전 남편을 구치소에 가두는 10일 '감치' 결정까지 법원에서 받아냈지만, 전 남편은 이마저도 빠져나갔습니다.
주소지를 바꿔 법원의 서류를 받는 절차인 '송달'을 피한 건데, 현행법상 송달을 6개월간 피하면 감치 명령이 무력화됩니다.
[김도연/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10일 (감치) 나 못 받겠어요, 나 그냥 안 받을게요'하고 똑같은 거잖아요. 주소 말소되면 '주소 말소' 딱 쓰여 있거든요.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주소 서류) 떼어보죠.]
법원의 이행 명령을 무시했을 땐 최고 1천만 원의 과태료 부과도 가능하지만, '앞으로 양육비를 주겠다'고만하면 잘 부과되지 않고, 과태료가 양육비보다 싼 경우가 많아 과태료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법망을 이리저리 피하면서 양육비 지급을 외면하는 사람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미지급 양육비는 173억 원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서승현,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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