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야리의 경기 장면
축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월드컵, 그것도 생애 처음 출전한 경기에서 환상적인 골을 터트렸지만 스물두 살의 스웨덴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야신 아야리는 크게 기쁨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상대국이 아버지가 태어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아야리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팀의 첫 골과 마지막 골을 책임지고 5대 1 대승에 앞장섰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최전방 투톱 알렉산데르 이사크(리버풀)와 빅토르 요케레스(아스널)도 각각 1골 2도움, 1골 1도움을 올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역시 EPL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소속인 아야리가 이른 시간 터트린 선제골로 스웨덴은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전반 7분 스웨덴의 공격 과정에서 상대 골키퍼가 달려 나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요케레스가 빈 골문을 향해 오른발로 슈팅했으나 수비수가 걷어냈습니다.
이어 아야리가 자신에게로 온 공을 잡아서 페널티아크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슈팅한 공이 그대로 튀니지 골문에 꽂혔습니다.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웨덴 대표팀의 동료들은 아야리에게 달려들어 격하게 기쁨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아야리는 무표정하게 양손만 가볍게 드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했습니다.
이후 자기 자리로 돌아가 엎드려 바닥에 이마와 코를 대는 이슬람식 절을 했습니다.
아야리는 추가 시간이 흐르던 후반 51분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어 대승의 처음과 끝을 모두 책임졌습니다.
이때는 스웨덴 팬들 쪽으로 달려갔으나 역시 과도하게 감정을 나타내지는 않았습니다.
아야리는 2003년 튀니지 출신 아버지와 모로코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자라며 축구 선수로 커나갔습니다.
2023년에 4년 계약을 하고 브라이턴으로 이적하기 전까지는 스웨덴 클럽 AIK에서 뛰었습니다.
이후 잉글랜드 챔피언십 소속 블랙번 로버스와 코번트리 시티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브라이턴으로 복귀했습니다.
아야리는 스웨덴 연령별 국가대표로도 뽑혔습니다.
복수국적자인 아야리는 튀니지와 모로코 국가대표로도 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튀니지는 아야리에게 국가대표로 발탁하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아야리의 아버지 아조즈 아야리는 지난달 스웨덴 신문 아프톤블라데트와 인터뷰에서 "제 아들은 튀니지 대표팀에서 뛰고 싶어 했지만, 저는 그에게 스웨덴을 대표하라고 권했다"면서 "스웨덴은 그를 환영하고 성장시켜준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보답하는 것이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아버지와 여러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후 스웨덴을 선택한 아야리는 2023년 스웨덴 국가대표로 데뷔했습니다.
그는 "저는 스웨덴에서 태어났고 스웨덴인이라고 생각하며, 스웨덴을 대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튀니지는 3회 연속 및 통산 7번째 본선 무대에 올랐습니다.
아직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습니다.
사브리 라무시 튀니지 대표팀 감독은 스웨덴과의 이번 대결을 앞두고 아야리의 결정에 대해 "저는 그와 그의 형제를 안다"면서 "그는 스스로 선택했고, 저는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야리의 2005년생 동생 타하도 AIK에서 윙어로 뛰고 있으며 스웨덴 청소년 대표팀에도 발탁된 바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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