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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시 달달하네"…외국인 '익절'과 국민연금의 역설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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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증시 달달하네"…외국인 '익절'과 국민연금의 역설 [스프]
⚡ 스프 핵심요약

원화 가치 하락의 배경: 수출 호조와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우려와 외국인의 주식 차익 실현, 역외 NDF 시장의 투기적 약세 베팅이 맞물려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NDF 시장의 영향과 당국의 대응: 원화 NDF 시장의 약세 베팅이 국내 은행들의 달러 매수를 유도하며 본 시장을 흔들자, 당국은 대형 은행 외환공동검사 등 단기 단속과 24시간 거래 개방 같은 중장기 대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역할에 대한 우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간 빈자리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며 떠받쳐왔으나, 이는 국민의 노후 자금을 변동성이 큰 위험 자산에 과도하게 노출시키고 장기적으로 증시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 2026. 6. 12.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원화의 추락을 부추기는 투기 세력이 있을 수 있다? 나라 바깥에서 꼬리가 몸통인 우리를 흔들고 있나? 환율 급등의 공포로 시작한 이달 초 전후로 우리 정부와 외환 당국자들이 거듭해서 원화 약세의 요인들로 시사한 이유들입니다.

이상하긴 하죠. 수출 규모는 사상 최대, 주가는 역대 최고 속도로 올랐는데, 원화 가치는 오히려 달러 대비해서 1년 전보다 11%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나중에 국민연금에 들어올 달러를 미리 팔 테니까 원화 좀 사자' 강력하게 원화 수요를 만드는 개입을 했어도 1,500원을 훌쩍 넘은 상태에서 잘 내려가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에서 번 돈을 계속 달러로 바꿔서 나가고 있는 데다가 나라 밖에서 원화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적 거래까지 생긴 것 같다는 게 지금 정부의 입장인데요.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뭘까요? 그 투기 거래라는 걸 잡아내서 못하게 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외국인이 계속 우리 증시에서 돈을 벌어서 챙겨 나가는 게 지금 원화 하락의 주된 요인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우리 증시는 이토록 거센 외국인 매도 물결 속에서도 빠른 상승세를 유지해 온 걸까? 외국인들의 원화 매도, 달러 매수 물결을 어떻게 받쳐올 수 있었을까?
신현송 | 한국은행 총재
이 NDF 시장에 가끔 어떤 현상이 나타나냐면, 지금 말씀하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런 현상이 가끔 나타나는데요.

6월 첫째 주에 이어진 환율 급등세는 6월 6일 토요일 새벽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낀 이른바 'F4'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를 비롯해서 우리 외환 시장을 감독하는 4개 기관의 장들이 월요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일요일에 긴급회의를 열었죠. 이 자리에서 '우리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데가 없는지 엄정하게 보겠다', 이른바 NDF 시장의 투기적 거래 때문에 이렇게 환율이 튀는 건 아닌지 검사하겠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원화 NDF 거래가 뭐냐?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나라 밖에서 우리 외환 당국이 개입하기 어려운 뉴욕·런던·싱가포르 같은 국제 금융 도시들에서 우리 돈 원화를 사고파는 건데요. 우리 국경 안에 있는 외환시장에서는 지금 여기에 있는 원과 달러 현물을 서로 맞교환해서 사고 팝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밖에서 원화를 거래하는 시장에서는 앞으로 원화 가치가 얼마큼 떨어질 것 같다 또는 오를 것 같다, 이렇게 미래의 환율을 예측해서 베팅을 합니다. 내기를 해서 원화 없이 원화를 거래하는 파생거래 방식으로 원화를 사고파는 NDF가 발달해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하는 거냐? 뉴욕의 투자은행 A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A은행이 3개월 뒤에 원화 가치가 어떻게 될지 예측을 해 봤습니다. '지금은 1달러에 1,550원인데 3개월 뒤에는 1,500원이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B은행에 이렇게 제안을 합니다. '3개월 뒤에 내가 너한테 100만 달러어치의 한국 돈을 팔게. 그때 너는 나한테 1달러에 1,550원씩 쳐주기로 하자' 미래의 원화를 미리 거래, 지금 정하는 조건으로 선물 거래하는 거죠.

계약이 성사됐고요. 3개월 뒤에 봤는데 A은행이 예상했던 대로 1달러에 1,500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B는 이미 1달러에 1,550원으로 쳐서 사겠다고 약속을 했죠. 3개월 전에 환율 예측이 맞았던 A은행은 5천만 원어치만큼의 이득, 환율 예측이 틀렸던 B는 5천만 원어치만큼의 손해를 보게 된 거고요. 이 5천만 원을 계약 만기 시점의 환율인 1달러 1,500원으로 계산해서 A가 B로부터 5천만 원 대신 현금 3만 3,300달러를 받는 걸로 계약을 마무리 짓는 겁니다.

이렇게 하는 게 NDF 거래입니다. 실제로 원화는 1원도 오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만기 시점의 원화 가치와 3개월 전에 서로 약속했던 원화 가치의 차이만큼 차익이 발생한 것만 달러로 주고받음으로써 100만 달러어치만큼의 원화 거래가 일어나게 됐죠.


'범인'이 국경 밖 투기 거래일까?
그런데 왜 이런 식으로 우리 돈을 해외에서 거래해 왔을까? 투기 수요가 그만큼 많아서일까? 근본적인 이유는 해외에서 우리 돈을 구하는 게 오랫동안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달러, 엔화, 유로 등은 세계 어디서나 은행들이 서로 자유롭게 실물 거래를 합니다. 그런데 원화는 아직 그렇게까지 국제적인 돈은 아닙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은행들은 우리나라의 은행 간 외환 시장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제한돼 있었고요. 최근 2년 동안 빠르게 규제를 풀고 있는 중이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제한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가 새벽 3시 반일 때, 요즘 뉴욕은 오후 2시 반입니다. 뉴욕에서 한참 외환 거래가 이뤄질 시간인데 우리 외환 시장은 닫혀 있는 겁니다. 1분 전 환율 다르고 1분 뒤에 환율이 다른데 뉴욕에서 원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답답하겠죠. 다음 달부터는 우리 외환 시장을 24시간 열어두기로 했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해외에서 우리 돈을 대량으로 구하는 게 어려웠다 보니까 해외 은행이나 펀드들은 그냥 현물 거래보다 비용도 더 많이 드는 원화의 미래 가치를 내기에서 달러만 가지고 선물 거래하는 NDF 파생 상품에 많이 의존해 왔던 겁니다.

우리나라 돈만 이런 식으로 거래가 되느냐? 국제적인 통화가 사실 몇 개 없습니다. 그래서 원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돈들이 국경 밖에서 NDF로 거래되는데요. 한국 돈은 원래 달러당 1560원까지 치솟았던 이달 초뿐만 아니라 원래 세계에서 가장 NDF 거래 규모가 큰 돈 중에 하나입니다. 인도와 대만 돈 NDF 정도가 우리나라와 비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럼 한국 돈은 왜 이렇게 해외에서 자기들끼리 마음대로 선물 거래하는 NDF 시장 규모가 커졌냐? 국제적인 통화는 아닌데 그만큼 우리 경제 규모가 크고 전 세계적으로 원화 거래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 증시 규모가 전 세계 6~7위를 왔다 갔다 합니다. NDF 거래 규모가 큰 한국·인도·대만 돈의 공통점은, 달러·엔화·유로 같은 국제적인 통화는 아닌데 경제적인 위상이 높고 외국인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증권 시장이 큰 나라들이라는 게 공통점입니다.

올해 1분기에 지난해 4분기보다 원화 NDF 거래량이 28% 가까이 늘었다고 한국은행이 집계했습니다. 왜일까요? 그만큼 올해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에 참여가 활발했기 때문이죠. 지금 전 세계에서 한국 증시가 제일 좋다. 반도체가 날아간다. 그러니까 많이 와서 사기도 하고 빠르게 오르니까 또 많이 팔았고요. 외국인들의 원화 거래가 늘었고요. 그만큼 환차익과 환차손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니시 라이초두리 | 에머 캐피털 파트너스 대표
증시가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서 외국인(기관)들과 국내 투자자들이 돈을 가장 많이 번 곳, 증시가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서 외국인(기관)들과 국내 투자자들이 돈을 가장 많이 번 곳, 이런 곳들에서 매도나 차익 실현이 나올 때가 된 것 같아요. 바로 한국과 대만에서 지금 보이고 있는 모습이죠.
*출처 : CNBC International Live

우리도 단돈 1원이라도 달러가 더 쌀 때 달러를 바꾸고 싶은 것처럼 한국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들도 '어떻게 원화 거래를 해야 나한테 유리하지?" 당연히 생각하고요. 앞으로의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흐름이 컸던 겁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군기 잡기' 나섰는데
그런데 왜 이 역외 파생상품 시장이 우리의 요즘 환율을 흔드는 것 같다고 했느냐? 최근 NDF 시장에서 원화는 미래의 가치가 더 떨어질 것 같다는 쪽에 거는 계약이 많았죠. 그러면 누군가는 원화가 오를 거라는 데 베팅을 해서 약세에 건 쪽을 받아줘야 계약이 성사가 될 겁니다. 이렇게 받아주는 쪽이 최종적으로는 국내 은행들입니다.

그러면 우리 은행들도 이 계약을 해놓고 나서 생각대로 안 됐을 경우, 즉 나중에 달러가 더 비싸지는 경우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미리 우리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좀 사두는 겁니다. 헤지를 하는 거죠. 그러면 우리 외환시장에서 또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수요가 생기고 환율이 오르는 효과가 있다. 이게 바로 우리의 외환거래 규제 때문에 해외에 어쩔 수 없이 생겼던 파생 시장이 본 시장을 흔드는 효과, 꼬리가 강아지의 몸통을 흔드는 결과가 됐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특히 밤사이에 우리 외환시장이 닫혀 있을 때 NDF 시장에서 또 원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더라. 그러면 그 분위기가 다음 날 아침 외환 시장까지 전염되더라는 거죠. 이런 걸 좀 막아보겠다. 장기적으로는 NDF 시장에서 굳이 우리 돈을 거래하지 않아도 되게, 이를테면 다음 달부터 24시간 외환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처럼 한국 외환시장의 규제를 좀 더 풀고요.

단기적으로는 역외 거래엔 우리 외환 당국이 당장 손 쓸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바짝 주의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14년 만에 외환공동검사를 다시 시작했는데요. '우리 돈의 시세를 조종할 목적으로 뭔가 부당한 거래를 하지 않니? 혹시 그럴 마음이 있어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일본, 100조 써도 못 막았다.."환율 '그쪽 탓' 멈춰!"
NDF는 선물 파생 상품이고, 선물 시장은 언제나 투기적인 성격이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해서 지금 사고파는 행위 자체가 기본적으로 투기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원화 NDF 시장의 규모가 큰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요.

요즘 우리는 증시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코스피가 하루에 4~5%씩 오르락내리락하는 정도는 별로 변동성이 컸던 날로 보이지도 않을 만큼 희한한 분위기가 돼 버렸습니다. 달러 수급만 잔잔한 흐름일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증시가 너무 빨리 올라서 당분간은 팔고 나가려는 외국인이 많겠네? 그럼 당분간은 원화가 좀 더 떨어지겠네' 이런 베팅이 늘어나는 게 쏠림이라면 쏠림이겠지만요. NDF 시장 투기 탓을 하는 것만으로는 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긴 어려워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NDF 시장이랄 게 거의 없는 요즘 엔화 보면, 5월에만 무려 100조 원 넘게 엔화 가치 방어에 나섰는데도 결국 또 1달러에 160엔을 넘었습니다. 일본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환율입니다. 우리의 1,500원 같은 느낌의 숫자입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돈 푸는 얘기를 자꾸 꺼내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엔화를 흥청망청 쓸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으니까 일본 은행이 금리를 올릴 거란 눈치를 보내는데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할 수 있겠어? 한 번 하고 또 인상할 수 있겠어?' 일본 돈이 앞으로 귀해질 거라는 생각이 아직까진 별로 들지 않는 거죠.

NDF 같은 게 발달을 안 했어도 당연히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자금도 생깁니다. 그게 유리한 환경이니까요. 결국 환율은 추세적 흐름을 따라간다는 얘기입니다. NDF, 투기 수요, 이렇게 범인을 자꾸 찾는다고 해도 일시적인 구두 개입 이상의 효과를 보기는 힘들 수 있다.

지금 우리 환율의 구조적 상황. 달러를 빌리기 쉬운데 사려니까 너무 비싸다. 외화를 엄청나게 벌어들이고는 있지만 그만큼 해외 투자가 늘었고 무엇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가 빠르게 늘었는데 빠르게 늘어난 만큼 빠르게 팔아서 달러로 바꿔 나가고 있다. 게다가 이란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로선 가장 큰 문제, 제일 중요한 미국 그리고 유럽, 일본 모두 금리 인하는커녕 인상 카드가 자꾸만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이 자기 돈을 한국에 계속 둘 요인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특히 마지막 문제가 6월 초 이후로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꾸만 금리 인상론을 부추기는 쪽의 지표들이 나오고 유럽의 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됐죠.


"코스피 달달했는데"..'K-증시 익절'에 레드카펫 깔아준 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사실 이 정도로 치솟은 환율은 좀 과도하다. 한국 돈의 가치가 연말로 갈수록 지금보다는 올라갈 거라는 게 여전히 지배적인 시각입니다. 특히 전쟁이 마무리되면 원화의 하락 압력이 빠르게 해소될 거고요. 다만 자꾸만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지금까지 외국인들은 왜 그렇게 한국 증시를 팔았을까? 아마 올해 전 세계에서 한국 증시를 버리려고 한 외국인은 없을 겁니다. '여기가 지금 제일 돈을 잘 버는데요?' 리밸런싱. 외국인, 기관들은 아무리 한국 증시에서 돈이 잘 벌려도 기준을 세워 놓은 대로 매매합니다. 자신들이 추종하는 지수 같은 기준에서 봤을 때 한국 증시의 비중이 5% 또는 6%로 정해져 있다면, 그 비중을 넘어서면 파는 겁니다. 그리고 달러로 들고 나갔습니다.

우리 증시의 상승세를 개인들과 국민연금이 받쳐주면서 증시가 계속 올랐거든요. 원래는 국민연금이야말로 해외 민간 펀드들보다 더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로 정해 놓은 비중을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데요. 올해 1월에 '환율이 너무 오른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 했던 때에 한시적으로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연금까지 한국 증시를 팔고 나가서 충격을 주지는 말자' 일단 일시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던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상반기에 지금까지 국민연금이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계속 팔고 달러를 바꾸는 행렬이 이어지도록 주가를 받쳐주는 역할을 해온 셈이 됐습니다.


국민연금의 결정, 괜찮을까?
이제 리밸런싱 유예 기간 만료가 다가오고 원래대로라면 국민연금도 외국인들처럼 한국 증시를 좀 덜어내야 하는데 지난달 말에 아주 큰 조정이 일어납니다. 올해 국민연금이 가질 수 있는 국내 주식 비중의 기준을 14.9%에서, 사실 14.9%도 연초에 0.5%p 올려놨던 건데, 5월 말에 20.8%까지로 껑충 한꺼번에 대폭 올려놓은 겁니다. 국민연금 같은 사이즈의 기금에서 정말로 큰 변화입니다.

우리 증시가 커진 만큼 연금이 국내 주식을 담을 수 있는 비중을 현실화하겠다는 건데요. 일단 연금이 한국 증시를 팔아서 주가가 떨어지는 건 막게 됐습니다. 그리고 '한국 증시가 돈을 잘 벌고 있고 앞으로도 잘 벌 수 있으니 멀리 가지 말고 한국에서 수익을 올려라' 이런 측면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그러면 왜 한국 증시의 비중을 엄격하게 지켜왔던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게 엄격해야 장기적으로 연금이 우리 자산시장을, 우리 증시를 출렁이게 하는 요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당장 올 상반기만 봐도 연금의 국내 증시 비중이 커지면서 연금이 한국 증시를 팔까 봐 걱정하는 투자자들의 노심초사도 커졌습니다.

우리 증시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자산 운용의 대표 지표로 쓰이는 MSCI 선진국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성공하면 외국인들도 자기네 자금 운용 비중에서 한국의 비중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로 돌아오는 돈도 꽤 될 거고, 연금이 덜 받쳐주더라도 주가가 탄탄하게 오르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시장 한편에서 우려하고 있는 대로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분위기가 커지면, 아무리 한국 증시에 호재가 많아도 하반기에 우리 주가 역시 출렁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계속 '이럴 때 연금마저 팔고 나가면 안 되지, 국민연금이 받쳐주겠지' 연금이 이런 존재로 우리 시장에서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된다고 하면? 이게 과연 우리 증시와 연금의 건강한 변화일까? 우리의 노후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운용일까?

일정 부분 연금이 받쳐준 주가로 돈을 벌어서 달러로 바꿔 나간 해외 펀드들보다 국민연금의 운용이 훨씬 더 보수적이고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지금처럼 급격하게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게 되면 지나치게 위험 자산의 비중이 많아지고요. 국내 주식 시장의 변동에 따라서 (변동성이 커지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국민연금의 자산 재조정 시에 국내 주가가 크게 떨어질 위험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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