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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우린 못 나가" 가우디 성당 막혔다…무책임 정치가 낳은 '막장 소송전'

00:00 144년 만에 외관 완공된 '가우디의 꿈'
02:17 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사는 언제 '완전히' 마무리 될까?
03:45 "우리 집을 허문다고?"
05:57 해법은 있을까?

1. 144년 만에 외관 완공된 '가우디의 꿈'
여기는 바르셀로나입니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입니다. 여기서 역사적인 행사가 열렸습니다. 지난 1882년부터 시작됐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관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이번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중앙탑인 '예수의 탑'이 완성이 됐습니다. 성당 건축위원회는 예수의 탑의 완성으로 사실상 외관 공사는 끝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려 144년 만에 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관 공사가 마무리 된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 예수의 탑이 완성되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72.5m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됐습니다. 역사적인 준공 기념식에 교황 레오 14세도 참석을 했습니다. 교황은 먼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설계하고 건축했던 가우디의 장엄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올해가 안토니오 가우디 서거 100주기가 되는 해인데 위대한 천재가 남긴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안에서 그를 위한 추모 미사를 직접 집전했습니다. 성당 안에서 제가 미사를 직접 지켜봤는데요. 4천 명의 초청객들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꽉 채우고 미사에 참여한 모습은 가슴을 울리는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중요한 역사적 행사다 보니까 스페인 국왕 등 총 8천 명이 성당 안과 밖에서 행사를 지켜봤고요. 성당 주변 공원에도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돌로 만든 성경을 짓겠다고 43년간 자신의 전재산을 기부한 채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에 모든 걸 쏟아부었던 가우디를 추모하는 미사가 끝난 다음에는요. 교황은 성당 밖으로 나와서 예수의 탑 준공을 축복했습니다.

[교황 레오 14세 : 우리의 자녀들이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꼭대기 예수의 탑을 통해 구원의 결실을 얻고 기쁨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가우디를 드론으로 환생을 시켜서 완성된 외관을 흐뭇하게 바깥에서 보게 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알렉스/바르셀로나 지역 신부 : 정말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안에서 느꼈던 감정이 바로 가우디가 성당을 설계하면서 생각했던 바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렇게 행사는 마무리가 됐습니다.

2. 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사는 언제 '완전히' 마무리 될까?
교황의 축복 속에 외관 공사를 끝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그러면 완전히 공사가 마무리 되는 건 언제쯤일까요? 이 질문은 왜 공사가 지금까지 마무리되지 못했냐라고 묻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지금 완성되지 못한 곳은 '영광의 파사드'란 곳입니다, 지금 저기 반대쪽에 있는 곳입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는 모두 3개의 파사드가 구성이 돼 있습니다. 가우디가 제일 먼저 공사를 시작했던 탄생의 파사드, 저기 저 보이는 탄생의 파사드 이건 이미 완성이 됐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고난을 새긴 수난의 파사드도 공사가 거의 다 끝났습니다. 문제는 성당의 주 출입구로 구상을 했던 영광의 파사드입니다. 이 영광의 파사드가 완성되지 못하고 있는데 원래는 가우디 서거 100주기가 되는 올해를 맞춰서 다 최대한 완성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영광의 파사드가 문제일까요. 가우디가 성당을 설계할 때 영광의 파사드는 성당의 주 출입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문만 있는 게 아니라 문 앞에 광장을 만들어서 성당과 계단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그냥 성당 건물이 아니라 광장과 성당이 연결되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공간에 이미 일반 주거지와 상가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것도 지난 1970년대에 버젓이 건축 허가를 받고 민간 건축업자가 돈을 받고 다 분양을 한 겁니다.

3. "우리 집을 허문다고?"
문제의 씨앗이 여기서 뿌려졌습니다. 지금은 두 개의 블록에 약 3천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애초에 시가 허가를 내준 게 문제인데 여기에 또 문제는 철거권을 갖고 있는 바르셀로나 의회 정치인들이 너무나 무책임하게 문제를 키웠습니다. 1970년대만 해도 50년 전입니다. 그 때는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언제 완공이 될 건지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시민 기부와 입장료 만으로 건축을 진행해야한다는 이 원칙을 가우디가 세웠기 때문에 빨리 지을 수도 없었습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까 도시계획 허가권 뿐만 아니라 철거권을 가진 이 시 의회가 이 문제를 차일피일 미룬 겁니다. "지금 문제가 아니니까 나중에 해결해라"라고 미룬 겁니다. 그러다가 점점 완공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은 때가 되자 그제서야 눌러놨던, 곪았던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성당 측은 당연히 가우디의 설계대로 공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철거를 하고 광장을 지어야 한다고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주비, 생계비 필요한 건 다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은, 당연히 나갈 생각이 없습니다. 심지어 지난 2023년에는 철거를 추진하는 성당과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우리는 합법적으로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니 철거는 불가하다는 겁니다. 여기서 주요한 논거가 또 하나가 있습니다. 가우디가 설계한 최초 설계에는 "영광의 파사드가 대광장으로 연결됐다는 걸 입증할 수가 없다"라는 겁니다. 이게 이런 주장을 할 수 있었던 게 가우디의 설계도가 지난 1936년 스페인 내전 때 불에 타버렸습니다. 그 후대 관계자들이 모여서 가우디의 성당 석고 모형과 증언 등을 토대로 다 모아서 설계도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꽤 정확하게 설계를 복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본이 불타고 없어진 것도 사실이니까 주민들이 그렇게 말을 하고 나선 겁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애초에 허가가 나면 안 되는 건물들이었습니다. 성당 측이 당시에도 반대를 했지만, 성당의 가치를 예상하지 못한 그 관계자들의 무능함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4. 해법은 있을까?
그래서 지금 이 문제는 어떻게 논의되고 있느냐. 주민들과 성당, 시의회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들이 대화를 이어가면서 해법을 찾고는 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합의가 가까워졌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여전히 완강히 버티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재산세도 다 납부를 했는데 강제 철거를 어떻게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그래서 이 문제는 절대로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건축이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이지 짓기만 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냥 시간과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성당 건축위원회는 이 철거 문제를 해결을 하고 최종 완공하는데 10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합의가 빨리 이뤄진다면 더 빨리 완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주민들이 낸 소유권 소송을 법원이 받아들이기라도 한다면 이 문제는 점점 더 풀기 어려운 난제가 돼 버립니다. 안타깝지만 가우디가 설계한 영광의 파사드는 우리가 보지 못한 채 마무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곳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다녀간 한국 관광객들은 정말 많습니다. 매년 5백만 명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데 한국 사람이 다섯 번째로 많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만큼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많이 사랑합니다. 근데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영광의 파사드 쪽을 지나가다 보면 뭔가 꽉 막히고 답답한 느낌이 드는 걸 떨칠 수가 없습니다. 순수한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면 가우디 설계대로 시원하게 광장으로 연결이 되면 정말 좋겠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남은 시간 바르셀로나 시민들과 성당 측이 꼭 잘 합의를 해서 이 인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유산을 잘 완공해 주기를 바랄뿐입니다.

(취재 : 권영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김시내, 영상편집 : 장유진,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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