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4주 연속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14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주유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종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개방됨에 따라 국내 유가가 얼마나 빠르게 내릴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국제 원유 시장의 병목 현상을 야기한 봉쇄가 풀린 만큼 추가 급등 압력이 누그러질 수 있으나, 국제 유가가 국내에 반영되는 시차가 있어 전쟁 전 수준까지 내려가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오늘(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과 업계 등에 따르면 6월 둘째 주(7∼1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0.5원 내린 2천9.9원이었습니다.
경유 가격은 0.3원 하락한 2천4.8원을 기록했습니다.
중동 전쟁 발발 후 급등한 유가는 5월 초 휘발유 가격이 2천10원을 넘어섰으나, 종전 가능성이 커진 최근 4주 연속 소폭 하락하면서 2천 원대에서 횡보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가 급등을 불러온 중동 전쟁이 사실상 종전 수순을 밟고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국제 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원유 도입량의 약 70%가 중동산일 정도로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동과 호르무즈 해협 등 변수에 민감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계기로 국제 해상운임과 보험료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추가적인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일단 사태의 안정적 관리에 합의한 모습"이라며 "국제 원유 시장에 심리적 안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제 유가가 안정화돼도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이는 국내 유가 결정의 구조적 특징으로서 시차 요인 때문입니다.
원유 도입 이후 해상 운송 기간, 정유사의 정제 및 유통 기간, 재고 소진 주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국제 유가가 국내 유가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가 걸립니다.
더 큰 변수는 이번 종전 합의의 준수 여부입니다.
현재 중동 정세는 우발적 충돌로도 언제든 긴장이 재고조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전쟁 이후 이미 4개월 가까이 도입선 다변화를 추진해온 정유사들이 이번 종전 합의만 믿고 즉시 중동산 원유 도입 확대에 나서기엔 비용과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해협이 안전하다고 볼 수 없지 않나"라며 "당분간은 합의가 잘 이행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태가 종식돼도 원유 생산·수송 인프라 정비와 해협 내 기뢰 제거, 1천~2천 척으로 추정되는 해협 내 선박들의 해협 통과 등 사태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추가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됩니다.
여기에 최근 1천500원대로 굳어진 원/달러 환율이 원유 도입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 하락 요인을 상쇄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해협이 일시 개방됐을 때도 국제 유가 하락 폭은 예상보다 작았다"며 "여전히 90달러를 오르내리는 국제 유가도 휴전이 아닌 종전이 돼야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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