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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이해충돌과 이재명의 이해충돌 - 공소취소 권한 없는 특검은 괜찮나? [취재파일]

윤석열의 이해충돌과 이재명의 이해충돌 - 공소취소 권한 없는 특검은 괜찮나? [취재파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특검법안에 대해 재임 당시 세 차례에 걸쳐 재의요구권(이하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뿐만 아니라 다수의 법학자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이해충돌'이라고 비판했던 사람들

▶ 전현희 의원(당시 민주당 최고위원): "배우자 수사를 틀어막는 이해충돌 거부권 행사는 윤건희[윤석열+김건희] 정권의 숨통을 끊는 부메랑이 될 것." (2024년 11월 2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 이언주 의원(당시 민주당 최고위원):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특검의 피의자임이 너무나 명백하므로 그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헌법상 이해충돌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 거부권 행사" (2024년 9월 3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발언)

▶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통령 본인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정하는 법안은 거부권 행사 권한의 주체인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는 본질적 차이가 존재한다." (2024년 1월 5일 민주연구원 주최 '김건희 방탄거부권,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 토론회 발언)

비판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전현희 의원 등 민주당 및 조국혁신당 의원 74명은 대통령 본인 또는 대통령의 가족 등을 대상으로 하는 법률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제22대 국회 1호 발의 법안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이후에야 김건희 특검법은 시행될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해충돌이라고 비판했던 민주당 의원 등은 당연히 지금도 생각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이른바 '조작 기소 의혹 특검법'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이해충돌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작 기소 특검법'에도 적용되는 '이해충돌'…공소취소 권한만 빼면 된다?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던 이유는 대통령의 가족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적인 권한(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점이었다. 현재 민주당 의원 31명이 발의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등에 대한 '조작 기소 특검법' 내용대로라면 대통령 본인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적 권한(특별검사 임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대통령이 가족 관련 법안에 대해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이해충돌이라면, 대통령이 본인에 대한 법안에 대해 권한을 행사하는 것 역시 이해충돌이라는 결론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동안 '조작 기소 특검법안'의 핵심적 문제로는 주로 특검이 공소취소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서는 소위 진보 매체나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위헌적'이라거나 '과도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공소취소 권한만 제외할 경우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자체는 필요하고 정당하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특검이 진상을 규명한 후 법무부 장관의 사건 지휘권(수사 지휘권) 행사 또는 검찰총장의 지휘권 행사를 통해 공소를 취소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 법안에서 삭제되더라도 이해충돌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특검 수사와 기소의 최대 수익자가 특검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대통령의 가족과 관련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이해충돌이라는 논리대로라면, 수익자가 대통령 본인이 되는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것 역시 이해충돌이다. 배우자의 이익보다는 본인의 이익을 더 중시하는 것이 인간 본성이라고 한다면, 배우자 관련 법안에 대한 권한 행사보다 본인 관련 법안에 대한 권한 행사의 이해충돌 소지가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조작 기소 특검법안 제4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국회 각 교섭단체 등이 1명씩 추천한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별검사로 자동 임명된다. 그러나 애초에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서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이 조항 때문에 각 교섭단체가 가장 연령이 높은 인물을 후보자로 추천하기 위해 경쟁하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미 제시돼 있는 정답…예외가 아니라 원칙을 따라야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조작 기소' 의혹을 다루는 가장 논란 없는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미 정답이 나와 있다. 현직 대통령이라는 특별한 개인만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절차이자 이미 존재하는 제도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현직 대통령이라는 특별한 개인만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절차이자 이미 존재하는 제도를 통해 기소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받는 것이다. 민주당이 주도해 설립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조작 기소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이미 법원에 접수된 기소 내용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재판을 통해 판단받는 것이 정도라는 뜻이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법 앞의 평등(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인이나 개별사건에만 적용되는 법률(개별사건법률)의 제정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개별사건법률에 내재된 불평등요소를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합헌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헌재 1996. 2. 16. 선고 96헌가2 등) 조작 기소 의혹 특검법은 전형적인 개별사건법률이다. 그런데 대통령 권한 행사와 관련해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고, 검사의 권한 남용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기소하기 위한 일반적 제도로서 공수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조작 기소 의혹 특검법이라는 개별사건법률에 대해 입법재량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성을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원칙을 따르지 않고 무리하게 예외 상태를 인정받으려고 하는 권력자는 결국 불행해진다. 바로 직전의 대통령이 그러했다. 예외가 아니라 원칙을 권력의 기반으로 삼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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