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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개혁 번번이 놓친 국회…눈치 본 이유가 있었다?

<앵커>

선관위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려는 시도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국회에 관련 법안이 꾸준히 발의됐지만, 번번이 처리되지 못한 채 폐기되기 일쑤였는데요. 선거법 유권해석 권한을 쥔 선관위를 국회가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입법 기회를 놓쳐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정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논란이 터졌을 때도 국회에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개혁하자는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김교흥/민주당 의원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 선관위가 명실상부한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실 것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법률안을 일괄하여 상정합니다.]

지난 21대 국회의 경우, 중앙선관위원장을 상근직으로 바꾸는 법안부터, 장관급인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법안에, 주로 내부 인사가 맡았던 감사관직을 외부 인사에 개방하는 법안까지, 선관위 개혁 법안들이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상임위 단계에 묶인 채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그보다 앞선 20대 국회에서도 각급 선관위원장을 지방법원 판사들이 맡는 관례를 개선하는 법안 등이 발의됐지만, 입법은 불발됐습니다.

특히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비상근으로 겸직하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돼 왔는데, 17대 국회에서는 이를 상근직으로 바꾸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매번 흐지부지된 건, 선거법 유권해석의 권한을 쥔 선관위를 국회가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선관위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한 의원의 보좌진은 "선거 때가 되면 선관위 유권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그때마다 국회가 아쉬운 쪽이 되고, 선관위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선거 때마다 사실상 '심판' 역할을 하는 선관위와의 미묘한 '갑을관계' 탓인지, 국회가 선관위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는 겁니다.

22대 국회에도 지금 선관위 개혁 법안이 10여 건 넘게 계류 중인데, 이번엔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이종정·제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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