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 벤처스' 울프슨 대표
"금요일이 되면 주가가 네배로 오를 수도 있고, 반토막 날수도 있겠죠. "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세기의 상장'을 앞두면서 월가에서는 초창기부터 베팅해온 투자자들의 잭팟 신화가 과연 현실이 된다는 것인지 흥분 속에 들썩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머스크 옆자리에서 절친이자 추종자, 큰손으로 얼굴을 알려온 실리콘밸리 거물들은 많지만 그사이에서 조용히 웃고 있는 한 벤처 투자자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소개했습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간판도 없는 사무실 '137 벤처스'를 차린 저스틴 피슈너 울프슨(44)입니다.
그가 스페이스X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26세였던 울프슨은 월가 전설적 투자자인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에서 스페이스X 투자 담당 부서의 막내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때만 해도 우주로 재사용 로켓이 왕복하면서 화성까지 탐사한다는 스페이스X 사업 구상은 "꿈과 농담 그사이 어디쯤"에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2002년 설립한 스페이스X가 당시까지도 너무나 알려지지 않은 회사여서 파운더스펀드의 사무실 화이트보드에 미래 로켓을 손으로 그린 스케치가 붙어있을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울프슨은 처음에는 스페이스X에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8년 8월 마셜제도에서 스페이스X의 세번째 재사용 로켓 발사가 있었는데, 생중계를 지켜보던 울프스의 눈앞에서 로켓은 이륙 2분 만에 화염에 휩싸여 추락해버렸습니다.
당시 울프슨은 앞서 조성한 펀드의 10%인 2천만 달러(현재 환율로 304억 원)를 스페이스X에 쏟아부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울프슨의 상사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스페이스X를 계속 지지했으며, 당시 투자금 2천만 달러는 이제 수십억 달러의 가치가 됐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후 3년 만에 울프슨이 독립을 선언하고 차린 투자사가 '137 벤처스'입니다.
그는 차량공유 업체 우버 같은 스타트업에도 투자했지만 주종목은 스페이스X였습니다.
사무실 입구에 스페이스X 로켓의 중고 엔진을 세워놓느라 크레인을 동원하고 창문을 뜯어낼 정도였습니다.
울프슨은 그때인 2011년부터 15년간 스페이스X 주식을 닥치는대로 사들였으며, 현재 전체 지분의 1% 이상을 소유하게 됐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 상장 기준 기업가치 예상치인 1조7천700억 달러 중에서 200억 달러(30조4천억 원)에 달하는 비중입니다.
울프슨은 당시를 회고하며 "20년 전에는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간 의심과 고민 속에 투자를 중단할지 갈림길에 선 순간이 많았다고 울프슨은 털어놨습니다.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라며 스타링크를 시작할 때, 머스크의 사생활이나 정치 행보가 뉴스로 나와 투자 리스크로 떠오를 때 등입니다.
하지만 울프슨은 스페이스X 주식을 단 한주도 처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이같이 뚝심을 지킨 비결로 머스크와 관련된 뉴스거리를 "무시하는 법"을 배웠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울프슨은 "머스크가 어떤 시점에 누구와 데이트를 하든 스페이스X 사업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울프슨은 또한 자신이 선(禪)으로 정신 수련하는 데 어느 정도 도가 텄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그는 머스크에게 개인적으로 조언을 하기도 하느냐는 질문에는 19초간 침묵을 이어가며 대답을 미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울프슨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머스크는 마음을 바꿀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대화는 보통 짧게 끝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137 벤처스 홈페이지 발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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