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9일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동부의 렌드릭 스트리트에서 반이민 시위대가 방화해 불타고 있는 차량과 건물의 모습
수단 출신 이민자의 흉기 난동 여파로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반(反)이민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시간 지난 9일에 이어 10일 저녁에도 벨파스트의 샌드노즈 로터리에 시위대 300여 명이 운집했습니다.
검은 옷과 안면 가리개를 착용한 시위대는 트럭과 쓰레기통, 빈 주택 등에 불을 질렀고,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에게는 벽돌과 화염병, 유리병 등을 집어던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시민이 날아온 돌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당국에 따르면 경찰관 12명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애초 이민자들을 수용 중인 인근 호텔을 공격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대는 9일 밤에도 루마니아 출신 등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가게 등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경찰은 시위대가 여러 차례 해산 명령에도 응하지 않자 물대포까지 사용해 이들을 강제 해산시켰습니다.
벨파스트에 반이민 시위가 또다시 불거진 건 지난 8일 밤 30세 수단 출신 남성이 흉기 난동을 벌여 40대 백인 남성에게 중상을 입힌 일이 계기가 됐습니다.
끔찍한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지역 내 반이민 정서를 자극했습니다.
이후 9일 밤 벨파스트 곳곳에서 대규모 반이민 시위가 벌어져 버스와 경찰차, 식료품점, 주택 등이 방화 피해를 봤습니다.
반이민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피해자 가족은 성명을 내 폭력 시위를 규탄하며 온라인상의 허위 정보 유포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침착함을 당부한 영국 정부는 10일 저녁 시위가 규모 면에서 첫날보다 다소 완화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폭력적인 행태들엔 일침을 가했습니다.
힐러리 벤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은 11일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번 폭력 사태를 시위가 아닌 인종차별적 폭동으로 보느냐고 묻자 "피부색을 근거로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그걸 달리 뭐라고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그건 인종차별적 폭력 행위"라고 일갈했습니다.
벤 장관은 이번 폭력 사태가 북아일랜드 전역에 깊은 트라우마를 안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아일랜드의 다른 모든 소수 민족은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오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며 "출근길에 차를 세우고 국적을 묻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벤 장관은 이어 SNS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비판하며 "북아일랜드와는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롤리 런던 경찰청장 역시 BBC 인터뷰에서 SNS가 부추기는 소요 사태의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일부는 "해외의 악의적 요인들"에 의해 온라인상에서 조장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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