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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시계는 6.3 이전?…당권파 원내대표 승리 [이브닝 브리핑]

국민의힘의 시계는 6.3 이전?…당권파 원내대표 승리 [이브닝 브리핑]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패배했습니다. 광역단체장 기준, 4년 전 12대 5의 결과가 4대 12로 정반대가 됐습니다. 서울과 대구를 지키면서 "졌는데 이긴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이긴 곳도 장동혁 지도부의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승리한 곳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이 받아든 건 "지금의 국민의힘으로는 안 된다" "윤어게인 노선과 인물을 바꿔야 한다"는 경고음이었습니다.

그런데 1주일 뒤 오늘 치러진 의원들만의 선거, 원내대표 경선에선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던 정점식 의원이 승리했습니다. 친윤계가 다수인 당권파들과 당내 과반인 영남권 의원들이 민심의 회초리보다는 당장의 안정을 선택한 결과입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정점식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연합뉴스)

결선 끝 55대 48..'당권파' 정점식 의원 승리

오늘(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는 김도읍·성일종·정점식 의원이 출마했습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정점식 의원과 김도읍 의원이 결선에 올랐습니다. 최종 결과는 투표에 참여한 의원 103명 가운데 정점식 의원 55표, 김도읍 의원 48표였습니다. 득표율로는 각각 53.4%와 46.6%입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도읍(가운데)·정점식(왼쪽)·성일종 의원이 9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연 원내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점식 의원은 경남 통영·고성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입니다. 검사 시절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원조 친윤'으로 불려왔습니다.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최근까지 장동혁 대표 체제의 원내 정책을 뒷받침했습니다.

반면 부산 강서가 지역구인 4선 김도읍 의원은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중진으로 평가받습니다. 장동혁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지만 노선 차이로 물러났고, 이번 경선에서는 "도로 친윤당이라는 소리를 더 이상 들어서는 안 된다"며 변화와 쇄신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결국 이번 경선은 후보 개인 간 경쟁을 넘어 정점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영남·당권파·친윤계와 김도읍 의원에게 기대를 건 수도권·소장파·친한동훈계 사이의 대결 성격을 띠었습니다.

수도권·소장파·친한계 결집에도 주류의 벽 못 넘어

원내대표 선거는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어느 의원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지역과 계파별 투표 결과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선거 전 당내 움직임과 최종 득표를 종합하면 김도읍 의원에게 수도권 의원과 당내 소장·개혁파, 친한동훈계가 상당 부분 결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는 선거 결과를 명백한 패배로 규정하며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성토했습니다. 한동훈 의원의 복당과 보수 재편을 주장하는 의원들 역시 당권파 정점식 의원보다는 김도읍 의원을 상대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큰 후보로 봤습니다. 부산 지역 의원들의 표심도 김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김 의원은 부산의 4선 의원으로 당내 신망이 두텁고, 한동훈 의원이 출마한 부산 북갑 보궐선거 당시 보수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오늘 투표 전 펼쳐진 상호 토론 과정을 보면 유권자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쟁점이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김도읍 의원은 자신이 원내대표가 되면 한동훈 의원을 곧 복당시키려한다는 우려에, 정점식 의원은 자신의 당선이 도로 친윤당이 될 것이라는 시선에 각각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도읍 의원 "김도읍이 되면 한동훈이 바로 복당한다. 그래서 당이 깨진다는 소문이 우리 의원들 사이에서 쫙 퍼져있었다. 너무 황당하고 그래서 제가 개별 의원님들 쫓아다니면서 '그게 아닙니다'라고 설명도 하는데. 그게 한계가 있더라고요. 적어도 1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고 그 이후에 의회에 대한 의원님들에 대한 한동훈 의원의 이해도가 높아졌을 때 그 때 복당의 문제는 논의하기 시작해도 늦지 않겠다"
정점식 의원 "(당대표는 장동혁, 원내대표는 정점식이라는 문자가 오고 있다는데?) 저도 그 문자를 받았습니다만 오히려 저희 반대 세력들이 보내는 문자 아니냐 이 생각까지 했습니다.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윤어게인 프레임에 갇힐 것이다'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원 여러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 우려는 완전히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정책위의장으로 있으면서 절윤 선언문 작성을 주도했고"
후보들이 각각 해명한 의원들의 걱정에 비춰보면 지선 패배 이후 원내대표 선거는 '한동훈 복당 불가' VS '장동혁 대표 불가'라는 선택지에서 펼쳐진 셈입니다. 결국 수도권과 소장파, 친한계의 결집으로는 영남을 기반으로 한 당권파와 기존 친윤계의 조직력을 넘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수(110명)를 권역별로 보면 영남권이 60명(부산 17, 경북 13, 경남 13, 대구 12, 울산 5)으로 가장 많고, 수도권은 20명(서울 11, 경기 7, 인천 2)으로 1/3 수준입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친윤계와 당권파 의원들이 장동혁 대표 퇴진과 한동훈 의원의 조기 복당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당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송언석의 60표보다 적은 득표..당권파 입지는 '축소'

그럼에도 김도읍 의원이 얻은 48표라는 숫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와 비교해보면 2025년 6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친윤계이자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둔 송언석 의원이 총 106표 가운데 60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곧바로 당선됐습니다. 당시 범친한계로 분류됐던 김성원 의원은 30표를 얻었습니다. 송 의원의 경우 세 명이 맞붙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했지만, 정 신임 원내대표는 결선투표까지 치르고서 과반선을 불과 3표 넘기는 데 그쳤습니다. 정 의원의 당선을 친윤·당권파의 완전한 승리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당권파가 원내대표 자리를 지켰지만 당내 권력 구도가 과거처럼 일방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동시에 드러났습니다.

정점식 원내대표 "장동혁 대표 거취, 집단 지성 발휘"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우리에게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 오직 민심을 받드는 하나의 국민의힘만 있을 뿐"이라며 "특정 세력의 목소리에 결코 휘둘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장동혁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의원들의 중의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 "기본적으로 원내대표의 권한은 사실상 당헌상 권한은 제한돼 있습니다.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힘은 결국은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그런 집단 지성에서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 당헌 당규상 국민의힘 지도부 교체는 당 대표의 자진 사퇴가 아니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4명 사퇴 뿐이어서 원내대표가 직접 관여할 여지는 없습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 역시 그 지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차선으로 언급한 집단 지성이라는 말은 의원들 절대 다수가 당 대표 사퇴로 뜻이 모아져야 한다, 즉 혼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오늘 입장으로 봐서는 김도읍 의원 지지로 나타난 의원들의 우려처럼 정 원내대표가 윤어게인을 넘어 '전국 재선거'와 '부정선거 의혹 제기', '사전투표 폐지'까지 주장하며 거리 세력과 동조하고 있는 장 대표를 제어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방선거 민심은 거대 여당을 견제하려면 야당 스스로도 변화하고 혁신하라는 요구였지만, 오늘 선거결과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시계가 여전히 6월 3일 투표일 무렵에 머무르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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