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왼쪽)가 10일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아파트 노인정에 도착해 증거물 확보 등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법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투표소를 방문해 현장 검증에 나섰지만, 투표용지 상자가 이미 사라져 증거보전이 불발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해당 투표용지 상자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의 핵심 물증 행방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입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오늘(10일) 오후 3시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27분간 증거물 확보에 나섰습니다.
법원 관계자들이 들고 온 상자에는 '증거보전'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경로당 창문은 보안을 이유로 우산으로 가려졌습니다.
그러나 투표소는 이미 경로당 본래 모습으로 돌아간 상태였습니다.
▲ 다시 경로당으로 돌아간 잠실7동 제2투표소
법원이 어제 증거보전 결정을 내린 '인쇄매수 1천900매' 투표용지 보관상자도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투표용지 박스는 우리가 안 갖고 있다"며 "어디에 있는지 자세한 사항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은 현장에서도 선관위 측 관계자가 해당 상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최고위원은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한 당사자 자격으로 현장에 동행했습니다.
선관위는 투표함이 아닌 투표용지를 담던 상자인 만큼 법적 보관 의무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5일 경찰이 해당 장소에서 투표함을 반출한 뒤 시위대 등이 난입하면서 혼란상이 펼쳐진 만큼, 제3자가 상자를 가져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김 부장판사는 현장에서 투표용지 보관상자를 봉인한 뒤 법원 내 별도 장소로 옮겨 보관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현장 검증을 통해 상자를 찾지 못한 만큼, 추후 선관위 등에 보관 장소 등을 묻는 사실조회를 다시 거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거보전 결정으로 법원이 확보하려 한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선관위의 부실 관리 실태를 보여주는 물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5일 경찰은 1천여 명의 경력을 투입해 투표 종료 35시간 만에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함 2개를 반출했습니다.
이후 시위대가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 선관위가 두고 간 물품을 뒤졌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투표용지 박스 겉면에는 '투표용지 인쇄 매수 1천900매, 박스 1개 중 1번'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투표소의 선거인 수는 3천856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투표지가 선거인의 49.3% 분량만 준비돼 '투표용지 최소 50% 인쇄' 지침에 못 미쳤습니다.
당시 현장에서는 투표용지 보관상자의 사진이 촬영됐고, 선거인 수 대비 투표용지 배치 분량이 50%도 안 된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법원이 정한 증거보전 대상에는 이 박스 외에 투표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송파구 10개 투표소의 CCTV 영상도 포함됐습니다.
대상 영상은 6월 3일 오전 8시부터 6월 5일 오후 9시까지 찍힌 투표소와 투표함 보관 장면입니다.
법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간의 단체대화방, 메신저, 문자메시지 기록도 보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CCTV 영상과 단체대화방 기록 등에 대해서는 법원이 제출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증거보전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정철 최고위원의 신청을 법원이 판단한 것입니다.
김 최고위원은 선거 무효 소송을 내기 전 증거를 먼저 확보해 달라며 지난 8일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선관위의 '50%' 내부 기준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부분을 확보하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르면 오는 15일쯤 선거소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확보하려는 증거가 여기 없는 만큼 사실조회 답변이 오는 것을 보고 개표소에 있는 투표함에 대한 증거보전을 추가로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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