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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전재수, 국회는 한동훈? 부산 북구갑이 보여준 두 민심 [사실은]

시장은 전재수, 국회는 한동훈? 부산 북구갑이 보여준 두 민심 [사실은]
흔히 지방선거를 '중앙 정치의 대리전'으로 부릅니다. 그 정치적 의미,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대 담론이 선거판을 휩쓸 때면 정작 우리가 사는 동네의 이야기는 그 기세에 눌려 보이지 않게 됩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투박한 정치적 구호 대신 '데이터'라는 정밀한 렌즈를 통해 지방선거를 들여다 보려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우리 동네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지표로 확인해 보고, 동네 단위 방대한 선거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 동네 별 세세한 표심은 물론 그 이면에 숨겨진 과학적 흐름을 읽어드리고자 합니다.

지방선거의 주무대는 '중앙'이 아닌, '우리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구름 위의 전쟁'이 아닌 우리 일상의 결을 결정하는 '촘촘한 민주주의'의 장. 그 무게를 유권자 분들과 함께 고민하는 '지방선거의 무게' 연속보도, 오늘은 그 열세 번째 순서입니다.

시장은 전재수, 국회는 한동훈을 택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은 8년 만에 다시 민주당 시장을 맞았습니다. 전재수 후보가 현역 박형준 시장의 벽을 넘어 부산시장을 탈환했습니다. 4년 전 박형준 후보가 66.4%로 압승했던 도시가 한 번에 돌아선 겁니다. 전재수 당선인은 부산 전체에서 50.5%를 얻어 박형준 후보를 약 2.6%p 차로 제쳤습니다. 전국 광역단체장도 민주당 12 대 국민의힘 4. 큰 흐름은 분명 민주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습니다. 역대급 규모(14곳)로 치러진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가 부산 북구갑이었죠. 이번 시장 선거에서 전재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바로 그 동네가, 국회의원은 무소속 한동훈 후보(42.96%)를 택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무게
이렇게 시장과 국회를 서로 다른 손으로 찍은 '교차 투표'는, 몇몇 동네에 국한된 일이 아니었습니다. 북구갑 8개 행정동을 하나하나 뜯어봐도 시장 1위는 모두 전재수, 국회 1위는 모두 한동훈으로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었습니다. 같은 8개 동을 시장 지도와 국회 지도로 나란히 놓으면, 시장은 온통 민주당 파랑인데 국회는 그대로 무소속 한동훈 쪽으로 갈립니다.

그 엇갈림이 가장 컸던 곳은 만덕2동입니다. 시장 개표에선 전재수 후보가 17%p 차로 압도했는데, 같은 동네 국회 투표에선 한동훈 후보가 단 1%p 차로 가까스로 이겼습니다. 반대로 보수가 단단한 덕천 일대에서는 시장도 국회도 엇비슷하게 팽팽해, 엇갈림의 폭이 가장 작았습니다.

높은 투표율도 화제였습니다. 북구갑의 최종 투표율은 70.6%로, 50%대에 머문 최근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그만큼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흔히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하지만, 그 뜨거운 참여 속에서 이긴 쪽은 보수 진영이 결집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였습니다.

선거 전 우리가 던졌던 질문 '전재수가 빠진 부산 북구갑은 어떤 동네일까'에 대한 답이 이번 기사에 담겨있습니다. SBS 탐사기획팀은 8개 행정동의 개표 결과를, 같은 날 치러진 부산시장 선거와 비교해 살펴봤습니다.

'사라진 전재수 효과?' 숫자로 입증됐다

그렇다면 같은 유권자는 왜 시장과 국회에서 서로 다른 이름을 적었을까요. 시장에서 전재수 후보가 크게 이긴 동네일수록 국회에선 한동훈 후보가 더 아슬아슬하게 이긴, 두 선거가 거울처럼 맞물린 이 엇갈림. 그 정체를 풀려면 개표 데이터를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열쇠는, 바로 '전재수 효과'에 있습니다.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갑 후보 /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거 전 기사를 통해 지난 10년·8번의 선거 데이터로 '전재수 효과'를 평균 13.9%p로 추정했습니다. 본래 보수 우세인 북구갑에서 전재수라는 이름 하나가 끌어올린 진보표의 크기입니다. 이번 개표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그 효과는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유권자가 두 장의 투표지에 시장과 재보궐 국회의원 동시에 투표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북구갑 8개 동에서, 같은 유권자가 시장 투표지엔 민주당 전재수 후보에게 55.0%를 줬습니다. 그런데 재보궐 투표에서는 민주당 하정우 후보에겐 39.8%만 줬습니다. 같은 당, 같은 날, 같은 사람들인데 후보 이름만 바뀌자 15.2%p가 증발했습니다. 바로 '전재수 효과'인 셈이죠. 선거 전 추정(13.9%p)보다 오히려 컸습니다. 물론 이를 '한동훈' 효과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이건 뒤에서 다시 한번 따져보도록 하고요.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무게

이 간극을 동네별로 펼쳐 봐도 8개 동 모두 14~16%p로 일정했습니다. 전재수 표가 하정우에게서 가장 많이 빠진 곳은 구포1동으로 16.3%p에 달했습니다. 만덕2동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이 동네는 전재수 후보 득표율(58.2%)도, 하정우 후보 득표율(42.1%)도 8개 동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민주당 지지가 가장 두터운 동네답게 전재수도 하정우도 나란히 최고 득표율을 올렸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엔 16%p의 간극이 그대로 벌어져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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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후보가 빠지자 하정후 후보 득표율은 39.8%, 전재수가 나선 선거를 빼면 보수가 강했던 북구갑 본래의 지형으로 정확히 되돌아갔습니다. 4년 전 22대 총선에서 전재수 후보가 8개 동에서 얻었던 51.3%와 견주면 11.5%p가 빠진 수치입니다. 이 변화를 동네별로 펼치면 한층 또렷합니다.

과거 선거와도 비교해 볼까요? 2년 전, 22대 총선에서 전재수 후보의 득표율과 이번 하정우 후보의 득표율을 행정동 단위에서 비교해 봅시다.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 민주당 표심이 빠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중 낙폭이 가장 컸던 곳은 역설적이게도 전재수 후보가 가장 강했던 만덕2동(-12.7%p)이었습니다.

전재수라는 이름이 가장 짙게 밴 동네일수록, 그 이름이 빠지자 가장 크게 출렁인 셈입니다. 어느 쪽으로 재든 결론은 같습니다. 전재수라는 이름이 사라지자, 그 이름이 끌어올렸던 표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한동훈 후보가 과연 가져간 것일까요?

가장 크게 요동친 민심, 가장 팽팽한 결과 '만덕2동'

선거 전 데이터가 가리킨 캐스팅 보트는 '만덕2동'이었습니다. 이른바 신만덕의 신축 단지와 가장 젊은 평균 연령, 부산이 어디로 출렁여도 늘 부산 평균보다 한 발 진보 쪽에 서 있던 동네. 무엇보다 북구갑에서 가장 유권자 수가 많은 동네죠. 한동훈 후보가 만덕 일대에 거점을 둔 것도 그 부동층을 노린 포석으로 읽혔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무게
결과는 절반만 예측대로였습니다. 이번 선거만 놓고 보면 만덕2동은 과연 8개 동 가운데 가장 박빙이었습니다.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후보를 단 1.1%p 차로 아슬하게 눌렀습니다. 하정우 후보가 그나마 가장 선전한 '마지막 보루'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정작 한동훈 후보의 승리 표차는 만덕2동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두껍게 났습니다. 만덕3동(+560표), 구포1동(+536표), 덕천1동(+502표)에서 벌어진 표차가 그를 당선시켰고, 만덕2동의 기여는 동별 표차의 5%(+159표)에 그쳤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8개 동 모두에서 1위였고, 하정우 후보가 이긴 동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만덕2동이 흔들려야 진보가 이긴다던 선거 전의 구도에서, 만덕2동은 끝내 가장 덜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숫자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만덕2동은 8개 동 가운데 하정우 후보의 득표율(42.1%)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전재수라는 개인의 표는 떠났지만, 신만덕의 신축 단지와 젊은 층이 만든 구조적 민주 성향만큼은 가장 두텁게 남아, 이 동네를 끝까지 경합으로 이끈 것입니다.

그로 인해 이번 1·2위 격차로는 가장 팽팽했습니다(한동훈 +1.1%p). 22대 전재수 후보가 54.8%라는 가장 높은 지점에서 출발한 데다 민주 베이스가 두터운 덕분에, 가장 많이 빠지고도 끝까지 가장 좁은 승부를 남긴 것입니다. 표심이 가장 크게 요동쳤음에도(변화폭 1위) 결과는 가장 팽팽했던(격차 1위) 만덕2동의 이중적 지위가, 이 동네가 왜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지를 정확히 설명합니다.

결국 부동층과 보수 집결이 변수였나

여기서 이번 보궐의 가장 흥미로운 장면이 나옵니다. 같은 북구갑인데, 언제 투표했느냐에 따라 정반대 결과가 나왔습니다.

선거 당일 투표함만 열면 한동훈 후보가 하정우 후보를 13.1%p 차로 앞섭니다(한동훈 46.5%, 하정우 33.4%). 그런데 미리 치러진 사전 투표함을 열면 그림이 뒤집힙니다. 관내 사전에서 하정우 후보 54.5% 대 한동훈 후보 37.9%, 멀리서 부친 관외 사전에선 하정우 후보가 56.8%까지 치솟습니다. 사전 투표를 다 합치면 하정우 후보가 18.0%p로 압승입니다. 실제로 선거개표 방송에서도 사전 투표함이 먼저 열리면서 개표 후반까지 하 후보가 선두를 달리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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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하정우 후보는 사전투표를 이기고, 한동훈 후보는 당일투표를 이긴 선거였습니다. 하지만 승부를 가른 건 어느 쪽 표가 더 많았느냐였습니다. 당일 표(5만 1,747표)가 사전 표(2만 9,639표)보다 많았고, 한동훈 후보가 당일에서 벌린 표차가 하정우 후보가 사전에서 쌓은 표차를 끝내 넘어섰습니다. 실제로 동별 개표(사전 포함)에서 한동훈 후보가 3,016표 앞섰지만, 멀리서 온 관외사전표가 하정우 후보 쪽으로 1,591표를 만회하며 최종 격차를 1,392표까지 좁혔습니다.

동별로 뜯어보면 패턴은 더 또렷합니다. 8개 동 모두에서 사전투표자는 당일투표자보다 27~35%p 더 진보 쪽이었습니다. 동네 성격과 무관하게 일정한 이 격차는, '어느 동네냐'가 아니라 '누가 미리 투표장에 나오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이번 북구갑은 사전투표 비율도 높았습니다.

전체 투표의 36%, 유권자로 따지면 약 4명 중 1명(25%)이 사전투표를 했는데, 역대 최고였던 전국 사전투표율(23.5%)도 부산 평균(21.3%)도 웃도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그 사전투표함을 채운 건 하정우 후보의 지지층이었습니다. 그는 사전에서 54.9%를 얻고도 당일엔 33.4%에 그쳐, 표가 '미리 마음을 정하고 일찍 투표소로 간 진보 결집층'에 쏠려 있었습니다(사전과 당일 득표율 차이 21.5%p).

여기서 처음에 가졌던 물음표인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는데 왜 보수 진영이 이겼나' 의 답이 드러납니다. 진보는 사전투표로 지지층을 단단히 결집시켰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자기 편인 표를 모은 것이지, 지지층 너머의 중도·무당파까지 끌어오는 '확장'은 아니었습니다. 전체의 64%를 차지한 더 큰 당일 투표함에서 한동훈 후보가 13%p 차로 앞섰기 때문이죠.

사전투표의 진보 강세가 '이미 마음을 정한 지지층'이었다면, 당일의 남은 표심은 정당이 아니라 인물로 움직였습니다. 전재수가 그간 지역구에서 넓힌 외연의 힘이 하정우 후보에겐 없었던 셈입니다. 결국 북구갑의 1,392표는, 결집한 진보와 확장한 무소속 표심이 충돌한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무소속 한동훈의 '승리 연합' 공식

한동훈 후보의 43.9%(동별 계 기준)가 어디서 왔는지 추산해 보면, 그가 이긴 이유가 보입니다. 보수 기반에서 온 표가 약 27.5%p, 시장 선거에서 전재수 후보를 찍었던 스윙표가 약 16.3%p로 추정됩니다. 승리연합의 약 3분의 2는 보수표, 3분의 1은 전재수에게 시장을 준 유권자였습니다. 한동훈 후보는 한쪽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양 진영의 표심을 흡수한 후보였던 셈입니다.

여기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의 처지가 상징적입니다. 박민식 후보는 전재수 후보와 12년에 걸쳐 네 번 맞붙어 2승 2패를 주고받은 이 지역의 오랜 맞수입니다. 18·19대 총선(2008·2012)에서 전재수 후보를 두 번 꺾었지만 20·21대(2016·2020)엔 내리 자리를 내줬고, 이번엔 국민의힘 공식 후보로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오랜 본진이라던 덕천1동에서조차 17.0%로 3등에 그쳤습니다(그의 최고 득표 동도 아니었습니다). 보수 본진 덕천 일대의 결집은 여전했지만, 덕천 3개 동의 보수 진영 합산 득표율은 62%로 8개 동 중 가장 높았습니다. 그 결집의 더 큰 몫은 국민의힘 공식 후보 박민식이 아니라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돌아갔습니다(덕천 3개 동 한동훈 44.5% 대 박민식 17.4%).
팩트체크 사실은 지방선거의무게
이런 결집은 선거 전,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선거구에 쏟아진 30건 가까운 3자 대결 조사를 시간 순으로 늘어놓으면 흐름이 또렷합니다. 4월 말만 해도 한동훈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던 박민식 후보의 지지율은 20%대 중반에서 5월 내내 흘러내려 막판엔 10%대 중반까지 주저앉았고, 반대로 한동훈 후보는 20%대에서 40% 안팎까지 치솟아 보수의 단일 주자로 굳어졌습니다.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끝내 무산됐고 본투표 하루 전엔 또 다른 무소속 후보가 사퇴해 박민식 지지를 선언했지만, 흐름은 이미 기울어 있었습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표가 모이는 '사표 방지' 심리 속에, 보수 유권자들은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아니라 인물 한동훈에게 결집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보수색이 짙은 당일 본투표에서 한동훈 후보(46.5%)는 박민식 후보(20.1%)를 두 배 넘게 앞섰습니다.

한때 이 지역을 대표하던 보수 인물의 표가 16%로 주저앉는 동안, 보수 진영의 표심은 사라진 게 아니라 '간판'을 바꿔 단 셈입니다.

전재수의 시대, 한동훈의 시작 '북구갑은 왜 '인물'에 투표하나'

시장은 전재수, 국회는 한동훈. 같은 유권자가 두 장의 투표지에 서로 다른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시장은 찍으면서 국회의원 투표는 그냥 건너뛴 표가 8개 동을 통틀어 94표(0.1%)에 그쳤거든요. 거의 모든 유권자가 두 선거에 빠짐없이 투표하면서, 시장엔 전재수를, 국회엔 한동훈을 일부러 나눠 찍은 겁니다. 헷갈려서가 아니라, 그렇게 찍기로 마음먹은 결과였습니다.

이 보궐선거가 끝내 증명한 것은, '전재수 효과'가 정당의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세 번의 총선에 걸쳐 8개 동에 새겨 둔 15%p의 표심은, 시장 투표지에선 그 자신에게 갔지만 국회 투표지에선 민주당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람, 무소속 한동훈에게로 옮겨 갔습니다. 진보의 자산도 보수의 결집도, 정당의 깃발이 아니라 사람의 이름 앞에서 갈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
그렇다고 하정우 후보가 주저앉은 것은 아닙니다. 전재수라는 이름이 빠진 보수 우세 지형에서도 그는 민주당의 기본 지지를 지켜내며 41.3%, 1,392표 차까지 따라붙었고, 미리 치러진 사전투표에서는 오히려 18%p 차로 한동훈 후보를 앞섰습니다. 다만 '재수 행님의 뒤를 잇겠다'며 물려받으려 했던 그 +15%p의 인물 프리미엄만큼은, 끝내 전재수와 함께 투표용지를 떠났습니다. 한동훈 후보의 신승과 하정우 후보의 석패는 같은 동전의 양면이었고, 두 사람의 운명을 똑같이 가른 것은 더 이상 투표 용지에 적혀 있지 않은 한 이름이었습니다.

이제 전재수가 비운 자리에는 한동훈이라는 새 이름이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그 출발선은 15%p의 두꺼운 표밭이 아니라, 단 1,392표 차의 아슬아슬한 승리였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이 8개 동이 한동훈의 이름으로 다시 묶일지, 민주당이 이번에 잃은 인물표를 새 얼굴로 다시 채울지, 아니면 본래의 보수로 돌아갈지. 이제 북구갑의 표심은 전재수라는 '이름'에서 한동훈이라는 '과제'로 넘어갔습니다. 이 1,392표의 살얼음판 위에서 펼쳐질 다음 4년이, 북구갑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작가 : 김효진·박정선, 인턴 : 박근호·송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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