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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안일' 선관위…일 못 하는데 견제도 '구멍'

<앵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상 독립기관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보는 독립적 지위에 걸맞지 않았습니다. 외부 견제와 감시에서 벗어난 선관위의 안이한 위기 대응과 조직 운영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 당일인 그젯(3일)밤 9시, 언론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윤재수/중앙선관위 선거정책실장 (지난 3일 밤) : 송파구에 12개 그리고 강남과 광진에 1개씩 그렇게 총 14개 투표소가 투표용지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을 했고요.]

하지만, 이미 인천의 투표소 2곳에서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단 언론의 보도가 나온 뒤였습니다.

게다가 선관위는 이런 문제를 다룰 회의를 다음 날 오후에나 열겠단 입장이었습니다.

야당의 항의 방문을 받은 뒤 그날 자정에 회의하는 걸로, 그제서야 계획을 바꿨습니다.

[허철훈/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지난 3일 밤) :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하시라고요!) 그래서 12시에 위원회를 소집을 긴급히 하려고 합니다.]

서울시 선관위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민석/서울시선관위원장 (4일 새벽) : (적어도 선관위원들 모아서 회의라도 해야되는 것 아닙니까?) 네,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집을 하겠습니다.]

독립된 헌법기관임을 강조해 온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서긴커녕, 외부의 항의에 따라 우왕좌왕한 겁니다.

중앙선관위원은 모두 9명.

하지만, 상임 위원은 1명뿐이고, 위원장을 포함해 비상임 위원이 8명입니다.

그러다 보니 위원회가 사무처나 지역 선관위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조직 장악력도 약하단 지적입니다.

[장영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가장 핵심적인 건 주인이 없다, 위원장이 비상임위원인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그러다 보니까 위원들이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지금 선관위는 너무 늦었고 빨리 상임으로 해야 하고.]

외부의 견제와 감시도 부족합니다.

지난 2023년 감사원은 '현대판 음서제'로도 불린 선관위 직원 자녀의 채용 비리 등 규정 위반 사례 6백여 건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선관위는 독립 기관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고, 헌재는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대한 반성에서 출범한 헌법기관 선관위.

무사안일한 조직 관리로 '부정선거 음모론'에까지 이런저런 빌미를 주는 만큼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단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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