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시간이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투표함 반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대미문의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투표소 봉쇄'가 오늘(5일)로 사흘째 이어지자, 투표소가 위치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결국 시위대에 공식 퇴거 요청을 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잠실 우성1·2·3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지 내 극심한 혼란과 주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4일 오후 시위대와 선거관리위원회 측에 '퇴거 요청서'를 전달했습니다.
입주민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소음 공해'입니다.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1천 명대의 시위대가 아파트 단지 내부에서 확성기 등을 사용해 "부정선거" 등 구호를 밤사이 내내 외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4일은 단지 맞은편 정신여고 등에서 고3들이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를 치르는 날이라 잔뜩 예민해진 학생과 학부모의 원성이 컸다고 합니다.
단지 내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 밤새 온 집안의 문을 잠그고 잤다"며 한숨지었습니다.
3일 밤부터 시위대와 취재진 차량이 몰려들며 주차난이 극심해진 점도 주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 60대 남성은 "아침에 바쁜데 차를 못 뺄 뻔했다"며 "길 한복판에 차를 세워놨다, 그냥 아무 데나"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준공 45년 차인 이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없어 가구당 1.0대의 주차만 가능합니다.
평소에도 '외부 차량 주차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을 만큼 주차난이 심각합니다.
아파트 한복판이 외부인들로 북새통을 이루자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위 현장인 경로당 건물이 단지 정중앙에 위치해 주민들이 시위대와 지속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실제 단지 곳곳에서는 귀가하는 자녀를 마중 나오거나 아이의 손을 쥐고 걷는 부모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민 강 모(44)씨는 "딸이 위험할까 봐 꼭 같이 다닌다"며 "제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시위 인파가 남기고 간 쓰레기도 골칫거리입니다.
경비원 A(74)씨는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온갖 곳에 담배꽁초랑 쓰레기가 널려 있더라"면서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을 정도였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다만, 시위 취지에 동감한다며 소음과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는 입주민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50대 여성 이 모 씨는 "저도 혹시 (시위가) 과격해져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고 있지만 다들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손녀를 학원에 데려다주는 길이라는 70대 거주민은 "밤에 시끄러운 건 본질이 아니다.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학생 유 모(14) 양도 "투표권을 침해당한 건 맞으니까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입주자들의 퇴거 요청에 시위대 측은 "'침묵 집회'를 하면 단지에서 나가는 것과 비슷한 정도"라며 구호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대치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2천 명분의 투표지는 오늘(5일) 오전 5시 40분 현재 여전히 개표소에 가지 못한 채 현장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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