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 현지지도 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어제(3일) '새로운 핵물질 생산공장'을 시찰하면서 핵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비서가 어제 군수공업부, 핵무기연구소 지도 간부들을 대동하고 "새로 조업한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5년 동안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이 기존의 '2배'를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열린 9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강화의 새 5개년 계획을 결정한 바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미국 등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은 채 "가장 포악한 적수들과의 장기적 대결을 동반해야 하는 우리 혁명의 특수성과 위태하게 변화되는 현존 위협들과 잠재적 위협들, 예측 불가한 전망적 위기들을 감안할 때" '강력한 안전장치'인 핵전쟁 억제력을 확대해야 할 '절박성과 책임성'이 한층 부상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신은 또 핵무력 강화와 관련한 중요협의회도 개최됐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은 회의에서 "국가 핵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강화할 방대한 계획 실행의 순차와 그 담보를 확정했다"면서 "이는 핵능력 고도화를 위한 전환적 리정표(이정표)를 세운 력사적(역사적) 사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론에서 '전술 및 전략적 수요 측면들이 전면적으로 고려'됐다고도 밝혔습니다.
핵물질을 일단 최대한 많이 생산한다는 기존의 방침에서 나아가 탄두의 종류와 투발 수단, 소요량을 종합한 분석에 기반해 핵물질 생산 목표를 설정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모두 9장으로, 내부 시설에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사용되는 원심 분리기들이 줄지어 배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심분리기를 여러 대 연결한 캐스케이드 설비가 구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는 평안북도 영변, 남포시 강선, 평안북도 구성 등 3곳이 알려져 있는 가운데, 통신은 공장의 구체적인 위치나 생산능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공개된 공장은 영변 내 신축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4년 착공한 북한 영변 내 신축 농축 건물의 건설이 최근 완료됐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분석을 토대로 "별도 신규 부지라기보다 영변 단지 내 신축 농축 건물의 가동 개시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평북 구성의 우라늄 농축시설이거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제4의 시설일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았습니다.
국내 정보 소식통들은 "평안북도 영변에 새로 세워진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핵물질 생산시설 시찰 현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앞서 미국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24년 9월, 트럼프 대통령 2기 임기가 시작된 2025년 1월 시점에서 공개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번 보도도 정치적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평가됩니다.
홍 위원은 "무기 실험처럼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방어가 어려운 핵물질 증산과 양산 체계라는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카드를 통해 비핵화에서 군비 통제·위협 감소 쪽으로 끌어오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달 17일 미 백악관은 팩트시트를 통해 미중 정상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하는 등 최근 북한 비핵화라는 키워드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 북한의 입장에선 이미 양산 단계로 넘어갔음을 과시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핵보유가 진행된 상태임을 인지시켜려 한다는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방중설이 제기되는 와중인 만큼 우방에 대한 핵 보유 묵인 요구가 깔려있다는 해석도 동시에 제기됩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방북할 경우 한반도 정세 관리나 미·중 관계를 고려해 북한에 '추가 도발 자제'나 '대화 재개'를 권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정은은 시 주석이 오기 직전에 핵공장 가동과 9차 당대회 노선, 헌법화 등을 내세워 '핵 문제는 중국이 통제하거나 타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임을 재차 못 박아두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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