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쌍용아파트관리사무소에 마련된 가락2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투표마감 시간 이후에도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오늘(3일) 치러진 제9회 지방선거 본 투표에서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서울 동남권 일대를 포함해 10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일시 중단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 행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오늘 오후부터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동작구 등지에서 유권자들이 표를 행사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오늘 관련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적어도 10곳이 넘는 투표소가 이 같은 문제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정1동 제4투표소와 잠실2동 제6투표소 등 주로 송파구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5동 제1투표소에서도 유권자들이 대기하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연수구 동춘1동의 한 투표소 역시 20에서 30명 분의 투표용지가 부족해 선관위가 용지를 추가로 이송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오후 1시쯤부터 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급기야 오후 4시 30분부터는 아예 투표가 멈춰서면서 유권자들이 기다리다 발길을 돌리는 일이 속출했습니다.
현장의 한 유권자는 관리관에게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이 유권자는 "오후 6시 넘어서 투표소에 온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시민들은 이대로 투표권이 사라질까 봐 사무원들을 향해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현장 혼선이 빚어진 가운데 해당 투표소는 마감 시각인 오후 6시가 되기 직전에야 용지 50장을 겨우 공급받았습니다.
이후 추가 투표용지가 도착하면서 오후 7시 5분쯤 밖에서 대기하던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소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투표소 측은 유권자를 식별하기 위해 '대기표'를 발부하는 등 긴급 조처에 나섰습니다.
통상 대기표는 마감 시각인 오후 6시 이전에 투표소를 찾았음을 증명하는 표식으로 쓰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육지책으로 투표 마감 이후에 발부가 시작됐습니다.
오후 6시 30분쯤 투표를 마친 48살 정 모 씨는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정 씨는 "오후 4시 30분에 와서 이제 투표하고 나온다"며 "매뉴얼이 없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투표용지가 준비되지 않아 투표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잠실4동 제5투표소를 찾은 한 남성은 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이 남성은 "초등학교 회장 선거에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투표 지체 사태 속에 뒤늦게 투표소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습니다.
한 여성은 여권을 지참하고 오후 7시 13분쯤 투표소에 나타났지만 결국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용지를 100% 다 인쇄하면 버려지는 용지가 많아서 일정량만 인쇄해 둔다"며 "우리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언론 공지를 통해 입장을 전했습니다.
선관위는 "제9회 지방선거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서 송파구 일부 투표소에 준비된 투표용지가 부족해졌다"며 "현재 송파구 선관위에서 해당 투표소로 용지를 이송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대기 중인 유권자는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용지가 부족해 오늘 투표가 불가능한 것이라는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사상 초유의 부실 관리 사태에 대한 책임론은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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