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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서 만나 식장까지 잡았는데 양다리…'파혼소송' 신풍속도

데이팅앱서 만나 식장까지 잡았는데 양다리…'파혼소송' 신풍속도
A 씨는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이성 B 씨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함께 예식장을 예약하고 신혼집 계약금을 내는 등 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B 씨에게 다른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B 씨는 같은 시기 이 연인과도 결혼을 약속해 예식장까지 예약한 상태였습니다.

A 따져 묻자 B 씨는 그대로 잠적했고 결혼 약속은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A 씨는 B 씨를 상대로 "파혼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내 현재 1심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 이처럼 데이팅 앱에서 만났다가 헤어진 상대방에게 소송을 통해 파혼 책임을 묻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접점이 없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데이팅 앱 특성상 상대방에게 중요 정보를 숨기기 쉽고, 진실이 뒤늦게 드러나 법정까지 가는 일이 많다고 법조계는 전합니다.

법무법인 오현의 김의연 변호사는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상대방을 소개받는 경우 직업, 재산, 가정환경, 전과 등 배경 정보가 어느 정도 검증되지만, 온라인에선 이를 온전히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며 "가입자 신원을 보증하려는 데이팅 앱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상대방을 속일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최근 담당한 사건의 의뢰인은 데이팅 앱으로 만난 남성과 결혼을 준비하던 중 그 남성이 과거 한 차례 결혼했다가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를 원래 알았다면 결혼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약혼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팅 앱에서 만난 사람과도 충분한 시간 교제하다 보면 주요 신원정보를 자연스레 파악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상대방의 일면만 보고 다소 성급히 결혼을 준비하는 경우입니다.

수도권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소위 '백그라운드 체크'를 할 겨를도 없이 결혼을 준비하다가 사달이 나는 것 같다"며 "데이팅 앱에서 자신을 고급 외제 차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소개한 상대방이 알고 보니 중고차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약혼해제 소송 청구 사유로 적은 사례가 기억난다"고 전했습니다.

법조인들은 이런 소송에서 관건은 상대방의 '기망'이 중대하고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법무법인 바른의 김현정 변호사는 "단순히 속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며 "숨긴 정보를 알았더라면 약혼하지 않았을 정도의 기망임이 증명돼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법인 태성의 정지은 변호사도 "손해배상을 받으려 한다면 '적극적인 기망'이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상대방이 이미 결혼한 사실을 숨겼다고 하면, 내가 이에 관해 물었을 때 상대방이 '아니다, 미혼이다'라고 말한 수준은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작업이 지난하다는 점도 약혼해제 소송의 특징입니다.

이미 지불해버린 신혼집, 예식장, 예물 비용에 더해 청첩장 모임과 양가 부모님 선물 비용까지 청구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김의연 변호사는 "결혼 준비 비용은 '티끌 모아 태산' 양상으로 늘어나다 보니 약혼해제 소송에선 마지막 티끌까지 계산에 넣으려 한다"며 "상대방을 만나기 위해 쓴 주유비 등 교통비까지 청구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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