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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성계 대부' 에드가 모랭 별세…향년 104세

'프랑스 지성계 대부' 에드가 모랭 별세…향년 104세
▲ 에드가 모랭

프랑스 지성계 대부로 불린 에드가 모랭(본명 에드가 나훔)이 향년 104세로 별세했다고 AFP통신 등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부인 사바 아부에살렘 모랭은 남편이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면서 "마지막까지 세계와 타인들, 사유를 키워온 인간에 대한 질문에 관심을 놓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1921년 7월 그리스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모랭은 철학과 사회학·심리학·민속학·생물학 등 학제 간 장벽을 허물고 현대 문명의 위기에 해법을 찾으려 애썼습니다.

그가 제시한 복잡성 패러다임은 세계를 단순한 원인과 결과, 분리된 학문으로는 규명할 수 없고 여러 차원에서 연결된 전체로 설명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는 근대 이성에 대한 반성으로 이성과 보편적 진리의 한계에 주목한 해체주의와 대비됐습니다.

그는 작년까지도 새 책을 내면서 기후 위기와 과잉 자본주의를 경고했습니다.

그는 학자 이전에 제2차 세계대전 시절 레지스탕스 운동가였습니다.

당초 나치에 대한 비폭력 저항을 옹호했으나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하고 레지스탕스에 가담했습니다.

이 시절부터 유대인 성인 나훔을 버리고 지하운동 동료가 붙여준 모랭이라는 프랑스 이름을 썼습니다.

1941년 공산당에 입당했으나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에 반대하다가 10년 만에 제명됐습니다.

프랑스 바깥에서는 1961년 인류학자 겸 영화감독 장 루슈와 함께 찍은 다큐멘터리 '어느 여름 연대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파리 시민들에게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계급과 민족 등을 토론하는 이 작품은 '시네마 베리테'로 불리는 사실적 다큐멘터리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유대인 정체성을 거부하고 자신을 프랑스인이자 세계시민으로 여겼습니다.

2002년에는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을 게토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극우 유대인들은 그를 "스스로를 증오하는 유대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보 매체 리베라시옹은 2021년 기사에서 모랭에 대해 "모든 프랑스인의 할아버지이자 20세기의 기억"이라고 썼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심오한 사상과 충만한 삶, 보편적 정신을 지닌 사람"이자 "휴머니즘 그 자체였다"고 애도했습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102세의 나이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학살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며 "본보기는 결코 죽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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