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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사기에 차·돈 다 잃은 차주…"차라도 돌려달라" 소송 결과는

중고사기에 차·돈 다 잃은 차주…"차라도 돌려달라" 소송 결과는
▲ 대법원

자동차를 팔려는 차주에게는 중고차 업자인 척, 중고차 업자에게는 차주인 척한 사기꾼에 속아 차주가 자동차와 차량대금을 모두 잃게 됐습니다.

차주가 중고차 업자에게 차를 넘긴 뒤 받은 돈을 사기꾼 말에 속에 다시 건넸다가 가로채인 것인데 대법원은 "차주가 차를 받으려면 중고차 업자에게 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어제(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 씨가 중고차 매매업자 B 씨를 상대로 낸 자동차 인도 소송에서 A 씨가 승소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2023년 11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자신의 차량을 4천70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사기꾼은 중고차 업자 B 씨를 사칭하며 A 씨에게 매수 의사를 밝혔습니다.

사기꾼은 A 씨에게 차량과 필요한 서류를 B 씨의 중고차 매매 상사에 가지고 오라고 하는 한편, 중고차 업자 B 씨에게는 자신이 판매자인 척 A 씨의 차량을 3천850만 원에 팔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B 씨는 A 씨로부터 차량을 넘겨받고 사기꾼이 알려준 A 씨 계좌로 3천85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당시 사기꾼은 A 씨에게 "판매자가 직접 차를 가지고 온 사실을 매수인이 알게 되면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탁송 기사인 것처럼 행동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A 씨가 이를 받아들여 탁송 기사인 것처럼 행동한 탓에 사기꾼의 범행이 드러나지 않은 것입니다.

사기꾼은 이후 A 씨에게 "세금 때문에 그러니 3천850만 원이 입금되면 이를 다시 지급해달라.

그러면 4천700만 원을 다시 보내주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A 씨는 B 씨로부터 입금받은 3천850만 원을 사기꾼이 알려준 계좌로 전액 송금했으나 사기꾼이 잠적하면서 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A 씨가 차량이라도 돌려달라며 B 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2심 판단은 엇갈렸습니다.

1심은 애초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B 씨는 A 씨에게 자동차를 넘겨주고, A 씨도 B 씨에게 지급받은 3천850만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2심은 매매대금 3천850만 원은 A 씨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중고차 업자에게 반환할 의무도 없다고 봤습니다.

2심 판단대로라면 A 씨는 차를 돌려받게 되나 B 씨는 돈도, 차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1심과 같이 A 씨가 B 씨로부터 차를 돌려받으려면 차량 대금 3천850만 원 역시 B 씨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비록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이 개재됐다고 하더라도 A 씨의 자동차 인도 행위와 B 씨의 금전 지급 행위는 분리할 수 없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아가 A 씨가 이미 차량을 인도한 상황에서 매매대금을 반환하면 둘 중 어느 것도 받지 못할 위험이 있었다며 이는 '통상의 거래 관념상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거래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 씨가 그런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음에도 이를 무릅쓰고 매매대금을 반환했다면, 이는 매매대금이 A 씨에게 귀속된 이후의 사정이자 별도의 처분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A 씨가 더 많은 매매대금을 받고자 사기꾼 말에 따라 탁송 기사인 양 행동한 점을 들어 "A 씨에게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정의의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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