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게 콘서트장 필수품?…"헛디디면 죽을 것 같다"

이게 콘서트장 필수품?…"헛디디면 죽을 것 같다"
▲ 20㎝ 스탠딩화를 구매한 누리꾼의 영상(왼쪽)과 흰 스탠딩화 사진

"생긴 게 죄다 헛디디면 죽을 것 같다"(yu***) "여기서 떨어지면 낙상사고 아닌가"(KI***) 지난 1일 엑스(X·구 트위터) 이용자 'jj***'의 글에 달린 댓글들입니다.

'jj***'는 서울 올림픽공원 인근으로 추정되는 길 한편에 굽 높은 검은색 신발 여러 켤레가 세 줄로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어떤 할머님께서 나를 붙잡고 저건 명품 신발이냐고 물어봤다"는 설명을 붙였습니다.

당시 올림픽공원에서는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의 콘서트 'BLOOD SAGA'가 열렸습니다.

해당 글은 조회수 107만 여 회를 기록하고 하트 8천600여 개를 받았습니다.

명품 신발이 아니라 2만~6만 원이면 구입 가능한 '스탠딩화'이야기입니다.

스탠딩화는 가수 콘서트의 입석인 '스탠딩석' 관객이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신는 통굽 신발입니다.

5월을 맞아 대학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가 화제가 되는 등 K팝 공연이 활황인 가운데 스탠딩화가 공연의 이색 필수품으로 주목받습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공연 관람권 총판매액은 1조 7천326억 원으로, 전년(1조 4천589억 원) 대비 18.8% 증가했습니다.

특히 대중음악 공연의 관람권 총판매액은 9천81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공연 티켓 예매 시 좌석이 아니라 스탠딩석을 선택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시야를 방해받지 않고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스탠딩화를 구입합니다.

2010년대부터 공연 관람을 위해 굽 7~10㎝짜리 일명 '치어리더화'를 신는 사람들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굽이 점점 높아지더니 지금은 무려 굽 22㎝에 달하는 신발까지 등장했습니다.

또 공연장에서 너도나도 신으면서 관람객의 키가 상향평준화된 탓에 스탠딩화는 이제 기본으로 장착해야 할 핵심 물품이 됐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중고거래 앱 등에서는 스탠딩화 대여도 이뤄집니다.

엑스 이용자 'bk***'는 20일 "20㎝ 스탠딩화 대여해드립니다. 공지 보시고 연락 주세요"라며 대여 요금을 비롯해 스탠딩화 반납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적어 올렸습니다.

보증금은 2만 원이며 대여료는 1일 1만 5천 원, 2일 2만 원, 3일 2만 5천 원인 식입니다.

반납이 연체되면 일일 1만 원씩 추가된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또 엑스 이용자 'ss***'는 21일 "대구 경북대 5/21 직거래 스탠딩화 대여 구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자연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발목을 접질려 다치거나 사람이 밀집된 상황에서 굽을 감당하지 못해 넘어질 경우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년간 콘서트를 다닌 김 모(25) 씨는 25일 "좌석보다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스탠딩석을 좋아하지만 굽 10㎝ 넘는 스탠딩화는 무서워서 시도를 못 해보고 7㎝ 스탠딩화를 신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요즘은 공연비가 20만 원 가까이 책정되는 편이라 부담되는데 발 한 번 잘못 디디면 병원비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일 엔하이픈 콘서트를 다녀온 신 모(25) 씨는 "옛날에 스탠딩화를 5만 원 주고 구매해서 두고두고 사용하고 있다"며 "키가 크지 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키 큰 사람들까지 신고 오기도 하니까 안 신으면 바보 되는 느낌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키 161㎝에 13㎝ 스탠딩화를 신어서 174㎝인 상태로 공연장에 들어간다"며 "신발을 신기 전 발목에 테이핑까지 하지만, 공연이 2~3시간 진행되는 동안 이걸 신고 뛰어놀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면 발목이 정말 피로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달 엑스에도 "20㎝ 스탠딩화 탑승한 상태로 계단에서 넘어졌다"(lv***), "스탠딩화 탑승해서 발목 부서질 것 같다"(lu***), "그냥 평범한 운동화 신고 많이 걷는다고 해도 다리 아픈데 공연날 스탠딩화 잘못 신으면 진짜 발목 아작나요. 집에 못가는 수가 있음"(me***) 등의 토로와 경고가 올라왔습니다.

굽이 지나치게 높아 번거로운 나머지 공연이 끝난 후 신발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지난달 18일 엑스 이용자 'hi***'가 "아니 공연 끝나자마자 스탠딩화 다 버리고 가는 거 실화야?"라며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은 조회수 1천42만 여 회를 기록했고 하트 4만 4천여 개가 달렸습니다.

이에 "농담 장난 아니고 진짜 저걸 신고 콘서트 보는 거였구나?", "저거 신고 콘서트 가서 뛰는 거야? 다들 발목이 살아남아?", "삐끗하면 대체 어케 되는 거임", "저거 신으면 콘서트 끝날 때까지 발목이 한번도 안 꺾여? 발목 조심해야 할 것 같은데"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송상호 정형외과 전문의(웰튼병원 원장)는 "굽 높은 신발을 신었을 때 발을 삐끗하거나 접질리는 경우 발바닥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복숭아뼈가 밀리고 인대가 늘어날 수 있어 위험하다"며 "굽 높은 신발은 발목에도 좋지 않지만 발가락과 무릎에 이어 등에도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착용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