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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 땀으로" 불편한 동거…고발 공무원 끔찍한 대가

<앵커>

한 40대 공무원이 상급자들의 폭언과 부당한 지시 등을 상급 기관에 고발했습니다. 가해자들의 징계를 이끌어 냈고 직장 내 괴롭힘 피해도 인정됐지만, 용기 내 고발에 나섰던 이 공무원의 삶은 오히려 망가졌다고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김규리, 김민준 기자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규리 기자>

19년째 경남 함안군에서 근무 중인 공무원 A 씨는 면사무소에서 일하던 지난 2023년 9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발단은 상급자인 복지계장을 징계해 달라는 한 장애인 가족의 민원이었습니다.

[A 씨 : (복지계장이 장애인 가족에게) 비속어를 쓰면서 뭐 너 같은 건 평생 거지처럼 살아라 그렇게 살 거다 뭐 쥐방울만한 게 뭐 말도 안 듣는다.]

군청이 징계하지 않으면 도청에도 민원을 넣겠다고 하자, 면장과 복지계장은 업무 담당자도 아니었던 A 씨에게 해당 민원을 무마하라고 지시했습니다.

A 씨가 이를 거절하자, 돌아온 건 폭언이었습니다.

[A 씨 : (저더러) 여기서 더 이상 일할 이유 없다. 사무실이 떠나갈 듯이 고성을 지르면서 계속 반복을 했어요.]

면장은 자신에게 돈을 건넨 지인에게 농기계 지원 사업 우선 순위를 주라는 지시도 A 씨에게 했습니다.

[(일단 100만 원을 어쨌든 받으셨죠?) 예. 그건 맞죠.]

A 씨는 부당한 지시들을 끝까지 따르지 않았고 이런 내용을 모아 지난 2023년 9월, 함안군청에 제보했습니다.

상급자들과의 불편한 동거는 분리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두 달 가까이 지속됐고,

[A 씨 : (같이 근무할 때 긴장해서) 온몸이 땀으로 젖었었는데 (점심 시간에) 젖은 양말을 말리고.]

이들은 군청 공무원인 A 씨 아내를 회유하기도 했습니다.

[A 씨 : (아내는) (군청)복도에서 뭐 북받쳐서 주저앉아서 울고 뭐 그런 상황들이 반복됐죠.]

감사에 나선 군청과 도청은 직장 내 괴롭힘 등 비위 행위들을 모두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씨에게 사과했던 상급자들,

[면장 : 무릎 꿇으라고 하면 내가 꿇고 싶다.]

[복지계장 :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고, 사실은 미안합니다.]

면장은 공로 연수를 다녀온 뒤 퇴직했고, 복지계장은 소청을 넣어 징계를 줄였습니다.

[복지계장 : 제가 잘못을 했든 안 했든 그 사람(A 씨)이 어떤 하여튼 자기 입장에서는 상처를 받았으니 (사과한 거죠.)]

---

<김민준 기자>

하지만 좁은 지역 사회에서 상급자들을 고발한 대가는 상처뿐이었습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고통은 계속됐습니다.

면장의 금품수수 혐의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자, 제출한 녹취를 확인했냐는 A 씨 질문에 담당 수사관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경찰 : 금품수수 따로 고발을 하십시오. 그 사람(피의자)이 조사 받을 때 부인해버리면 아무 의미 없는건데. (혹시 (증거) 안 보신 거 아닙니까?) 안 봤습니다. 됐습니까?]

이런 수사관의 태도를 문제 삼자, 경찰서 감사 담당자는 오히려 A 씨를 훈계했습니다.

[경찰 : 저도 공무원 생활을 30년 했거든요. 이게 실과 득이 뭔지를 얘기해줘야겠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경찰 수사는 불송치와 보완 수사, 재수사, 또 보완 수사를 반복하는 상황.

그 사이 A 씨 몸과 마음엔 상처만 남았습니다.

[A 씨 : 이제 진단서에는 만성 정신질환으로 기재가 됐습니다. 정신적으로도 그렇지만 신체적으로도 많이 건강이 악화돼 가지고 마지막에는 이제 근무 중에 양쪽 팔이 마비 증세가 왔었어요.]

(영상취재 : 김영환, 영상편집 : 박춘배·박나영, 디자인 : 석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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