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환매 중단 사태'를 낳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이 고객에게 투자계약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을 반환할 책임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다만 투자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은행 직원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 씨가 우리은행과 그 직원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해 1조 6천억 원 규모의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입니다.
앞서 A 씨는 2019년 3월 우리은행 직원 B 씨의 권유로 라임자산운용의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46호 펀드'에 5억 6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펀드는 투자금의 40%를 보통 위험 등급 채권에 나머지 60%를 이보다 더 위험성이 높은 사모사채 등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였습니다.
같은 해 10월 이른바 '라임 사태'가 일어나며 A 씨는 보통 위험 등급 채권 투자를 통해 회수한 자금만 정상적으로 받게 됐습니다.
A 씨는 이듬해 3월 우리은행을 상대로 "기망 또는 착오로 투자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이를 취소해야 한다"며 아직 돌려받지 못한 투자금만큼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이때 예비적 청구로 "B 씨가 위험성을 정확하게 설명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미지급 투자금에서 소송 제기 시점 펀드 평가액까지 제한 액수를 은행과 B 씨가 공동해 배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은행 측이 A 씨를 고의로 기망한 만큼 투자계약 자체가 취소됐다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만 져야 하는지였습니다.
1심은 "A 씨가 우리은행의 기망 행위나 착오에 근거해 계약을 맺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투자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가 투자한 펀드가 본질적으로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이고 B 씨가 제시한 상품설명서에 펀드의 구체적인 분산투자 구조가 큰 활자로 적힌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B 씨가 투자 수익과 위험을 A 씨에게 정확하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은행과 B 씨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했습니다.
2심은 그러나 "A 씨는 우리은행 담당자의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져 계약했거나,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에 따라 중요 사항에 해당하는 펀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착오에 빠져 계약했다"며 은행의 부당이득 반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A 씨가 그간 안정성이 높은 투자상품에만 가입해온 점을 고려하면 라임펀드 투자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했을 경우 투자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은행 직원 B 씨가 A 씨에게 라임펀드에 관해 "기존에 가입한 상품들과 같이 안정적인 상품"이라고만 설명하고 A 씨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투자성향분석 설문 항목을 작성한 것을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판단했습니다.
2심은 이에 더해 B 씨가 투자자 보호에 관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그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도 B 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2심의 이 부분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의 부당이득 반환 의무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 부분 판결은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를 설정하거나 운용하는 과정에 우리은행이 관여했다거나, 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내부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우리은행이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음을 알면서도 A 씨에게 투자하게 했다고 단정할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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