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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시대로 회귀?…14억 인도 뒤덮은 연기, 대체 왜

<앵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2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들은 원료 수급이 막히면서 가스 가격이 폭등했는데요. 인구 14억의 나라, 인도는 지금 장작을 떼 밥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조기호 기자가 비디오머그에서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인도 인구의 80% 정도는 LPG 연료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LPG 가격이 3달 전과 비교해 최대 4배 폭등했습니다.

이 시기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된 기간과 일치합니다.

5월 13일자 영국 일간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뉴델리 외곽 공단의 부자지간인 노동자 2명이 최근 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들 부자의 월 수입은 합쳐서 31만 원 수준인데, 밥 해먹을 LPG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자 생계비 감당이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일상화되기 시작하자 모디 총리가 대국민 호소에 나섰습니다.

[나렌드라 모리/인도 총리 : 우리나라는 대중의 참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인도 시민으로서 우리는 의무를 최우선으로 둬야합니다.]

모디 총리는 절약은 애국이라며 감정에 호소했지만, 서민들은 더 뭘 줄여야 하냐며 냉소적입니다.

지금 인도 서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직접 보고 얘기하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장작으로 밥을 해야만 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지난 10년간 1억 개 이상의 LPG 보조 가스통을 보급했지만, 이번 봉쇄 사태가 보급 사업의 성과를 단숨에 되돌리고 만 셈입니다.

현재 인도의 에너지 수급 상황은 몹시 심각한 상태입니다.

인도는 원유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외환 보유고가 지난 2달 동안 380억 달러 순감했습니다.

서민은 서민대로 비싼 LPG를 쓰지 못해서 4월 소비량은 전년 대비 16%나 줄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위기의 본질이 단순히 가격 상승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공급 차질로 규정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나라들은 사용하는 석유의 60~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아태 지역 나라들의 구조적 취약성이 노출되면서 수백만 명을 빈곤으로 내몰고 있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아직까지는 남의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우리 국민들도 일상 속에서 꽤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통행량이 전년보다 4% 이상 늘었고, 도시철도 혼잡도가 150% 넘는 구간도 4월 기준 11개에서 30개로 급증했습니다.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와 공영 주차장 5부제는 이미 시행 중인 상태.

이거 하루빨리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 그 남의 이야기, 우리 얘기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취재·구성 : 조기호, 편집 : 류지수, 디자인 : 이희문, 제작 : 지식콘텐츠IP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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