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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못 가겠네' 깜짝 놀란 한국인들…바트화 폭등의 진실 [스프]

[똑소리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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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 핵심요약

태국 경제의 기초 체력보다는 소액 온라인 금 거래 폭증과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금을 이용한 대규모 돈세탁 수요가 바트화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원화는 DBS 분석 기준 올 1분기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통화였는데, 이란 전쟁 직후 역대 최대로 외국인이 한국 증시 차익 실현분을 달러로 바꿔나가는 등 고베타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이 두드러졌습니다.

미국의 구두 개입,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중 확대(뉴프레임워크), 수출 기업의 환전 수요 유입 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점차 안정세를 찾으며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 2026. 4. 30.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태국 돈 바트가 한국 돈에 비해서 왜 이렇게 비싸진 거냐. 원화, 바트에도 밀리고 있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올해 들어서는 바트 상승세가 좀 멈췄고, 원화가 비교적 버티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자주 방문하는 나라 탑 5에 속하는 태국 돈이 지난해 초 이후로 우리에게 엄청난 속도로 비싸진 건 사실입니다. 동남아 여행도 이제 부담스러워서 못 가겠다, 달러당 1500원 밑으로 다시 내려오긴 했지만 원화는 여전히 아시아에서도 돈의 가치가 가장 쉽게 흔들리는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이 이어질까요?

태국 돈의 가치가 왜 이렇게 과열됐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금값이 너무 잘 올랐던 탓이 큽니다. 사실 태국은 경제 상황이 여러 가지로 좋지 않아서 지난해 1년 동안만 기준금리를 4번이나 내렸고, 이제 1%라는 초저금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바트화의 가치가 아시아 최약체여도 이상하지 않은 금리 수준이죠. 그런데 바트화는 오히려 지난해 1년 내내 달러 대비 10% 넘게 비싸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태국 사람들이 온라인 금 거래를 너무 많이 하는 데다 여기에 검은손들이 끼어들어서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게 제시됩니다. 태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바트화 가치가 급속도로 올라가는 날들을 분석해 보면 그 상승세의 절반은 금 거래 때문이다'라고 지난 연말에 공식적으로 얘기했을 정도입니다.
리처드 한 | 하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CEO
(태국 바트는) 말레이시아 링깃을 제외하면 최근까지 미국 달러 대비해서 가장 강세를 보인 통화였어요. 금 거래와 다른 몇 가지 이유들이 있었죠.

중국에서 특히 인기인 1그램짜리 콩알금, 실물로 사려고 하면 우리 돈으로 2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비싼 금을 사고파는 건 아무리 적은 양이어도 그만큼 부담스러운 일이란 얘기입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금 거래가 활발한 편인데, 보통 최소 단위가 1그램은 돼야 합니다. 몇 천 원 수준인 0.01그램 단위로 온라인 거래를 할 수 있는 계좌가 있긴 하지만 아직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반면 안 그래도 금을 좋아하는 태국에선 최근 몇 년간 소액 온라인 거래 플랫폼들이 발달했는데요. 지난해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금 가격이 폭등하다 보니 거래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온라인 금 거래 규모가 태국 GDP의 50% 수준까지 됐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금 거래 플랫폼들이 가입자들의 주문을 수행하느라 국제시장에 금을 팔 때마다 달러가 들어오고 금을 판 가입자들 계좌에는 바트화를 꽂아주기 위해서 바트화를 사들이는 규모가 매분 매초 엄청난 수준이었다는 거죠. 이게 바로 태국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 '바트화 가치가 급등하는 날을 살펴보면 절반은 금 때문'이란 말이 나온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전부 다 금 거래를 너무 많이 하는 평범한 사람들 때문이었을까요? 이웃 나라들, 특히 캄보디아에서 금을 이용한 대규모 돈세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계속 제기됐습니다. 범죄 조직이 나쁜 짓을 해서 번 굴린 돈을 코인(암호화폐)으로 저장합니다. 이 코인을 코인 관련 제도가 아직 미비한 태국에서 바트화로 현금화하고, 그걸로 금을 사서 캄보디아로 다시 들여갔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애초에 어디서 났던 돈인지 추적이 안 되는 그야말로 감쪽같은 돈세탁이 가능했고요. 이 과정에서 바트화 환전 수요가 대규모로 발생하다 보니까 태국 돈의 가치가 이상 급등했다는 거죠. 그 와중에 금값은 계속 올랐으니 범죄 집단에게는 '꿩 먹고 알 먹고'였겠죠. 부자 나라라고 할 수는 없는 캄보디아가 지난해에 태국이 두 번째로 금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로 떠올랐습니다. 돈 없는 보통 캄보디아 사람들이 태국 금을 그렇게 많이 사갔던 게 아니라 이런 돈세탁 수요가 컸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바트화 환전 수요를 일으키면서 돈세탁을 했던 인물 중에 한 명이 프린스 그룹 천즈 회장이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바로 한국인 청년 취업 사기 건, 우리 젊은이들을 취업시켜 주겠다고 캄보디아의 외딴 농장으로 끌어들인 뒤에 협박해서 감금하고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게 한 걸로 알려졌던 범죄 조직도 이렇게 바트화를 이상 급등시킨 검은손 중의 하나였다는 얘기입니다.


바트화에 밀린 원화? '환율의 함정' 파헤쳐보니
태국 돈 바트화의 이상 급등은 태국 경제가 갑자기 너무 튼튼해져서가 아니었습니다. 관광 수입이 중요한 태국 경제에는 오히려 자국 돈이 급증하는 게 큰 골칫거리였겠죠. 돈이 비싸지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담스러워하니까요. 그래서 지난해 말부터 금 거래 관련 규제를 강화한 데다가 올 초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금값이 조정을 한 번 겪은 것도 금 때문에 이상 급등세가 나왔던 바트화가 한풀 꺾이는 데 한몫한 걸로 분석됩니다.

물론 이란 전쟁 영향도 컸습니다. 태국은 자국 내 원유 수요의 86%를 수입하는 대규모 원유 수입국이라서 아시아에서도 이란 전쟁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나라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사실 경제 기초 체력만 놓고 보면 바트화가 진작에 약세를 띠었어야 자연스러웠던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도 바트화가 한국인 입장에선 여전히 너무 비싸게 느껴지는 건 한국 돈 원화가 약한 탓이 큽니다. 올해 들어서 달러화는 바트화 대비해서 1년 전의 가격대를 회복했습니다. 달러 대비 바트화의 이상 급등세가 되돌려진 겁니다.

그런데 원화는 올해 들어서 태국 돈 대비해서 더 떨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1년 전 가격대는 아직 근처에도 못 갔죠. 환율 때문에 한국 경제가 태국보다 안 좋은가 생각한다면 그건 오해가 맞습니다. 태국 바트화의 급등은 태국 경제의 진짜 체력에 어울리지 않는 이상 현상이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한국 돈의 힘이 아직 약한 상태다 보니까 그 이상 현상이 되돌려지는 가운데서도 우리 돈 원화로는 그 되돌림을 아직 느끼기가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셰리 안 | 블룸버그 더 아시아 트레이드 앵커 (2026.4.20)
한국 원화는 여전히 미국 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1달러당 1천5백 원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돈 원화는 지금 진짜 약한 걸까요? 아니면 약해 보이는 걸까요? 싱가포르 은행인 DBS는 올 1분기에 한국 돈이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돈이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저평가됐다, 한국 경제의 지금 체력보다 약해 보이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태국 바트화와 반대 상황이죠. 바트화는 실제 경제 상태에 비해서 돈이 너무 비싸진 게 문제였던 반면에 한국은 경제 상태에 비해서 돈이 너무 싸졌다. 그 저평가 정도가 DBS의 환율 적정가치 평가 모델로 평가해 봤더니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심한 수준이더라는 거죠.


증시는 대축제인데.. 환율은 왜 안 떨어지죠?
왜 한국 돈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박한 걸까요? DBS의 분석에서 흥미로운 점이, 오히려 중동 에너지 쇼크 자체로 인한 타격은 한국 돈이 중국 돈 위안화와 더불어서 아시아에선 그렇게 크지 않았던 편이었다고 분석했다는 겁니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기름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경제에 바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게 대비를 해 놓은 나라들이었다는 거죠. 그런데도 왜 한국 돈은 이렇게 저평가를 심하게 당했나?

이런 위기 상황이 오면 원화는 여전히 고베타 신흥국 통화라는 게 두드러집니다. 베타가 높은 통화, 똑같이 중동 에너지 의존도는 높더라도 일본 엔화처럼 기축 통화에 가까운 돈보다 훨씬 더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영향을 많이 받는 돈이란 뜻입니다. 호재가 나타나면 더 가치가 빠르게 솟기도 하지만 악재에도 더 잘 무너지는, 변동성이 큰돈이다.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싹 사라졌던 이란 전쟁 직후에 우리 돈의 하이베타 통화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졌습니다.

지금 주식 시장이 날아다니고 있지만,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마침 이럴 때 많이 올라줘서 좋다. 이걸로 안전자산 달러를 채우자' 한국 증시에서 번 돈을 팔아서 달러로 바꿔가는 수요가 원화 가치를 또 짓눌렀습니다. 지난 3월에 외국인이 한국 증시와 채권을 판 돈이 365억 5천만 달러, 당시 환율로 55조 원 넘는 돈을 달러로 바꿔 나갔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2월에도 77억 6천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 순유출이 나타났었지만요. 한국에서 벌어서 달러로 바꿔 나가는 돈이 한 달 만에 5배나 치솟는다? 이건 전쟁 이후 전 세계적인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유독 잘 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차익 실현해서 돈을 들고나갈 수 있었던 한국 증시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그냥 안 둔다니까?!" 올해 연말 원화의 가격은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지난 1월의 똑소리에서 올해 미국이 한국 돈의 가치가 계속 빠지도록 두진 않을 거란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한국 돈이 경제 상태에 비해서 너무 약세라면서 이례적으로 구두 개입을 했었죠. 올해부터 우리에게서 막대한 직접 투자금을 받아가야 할 미국으로서도 한국 돈의 가치가 너무 낮은 건 반갑지 않거든요.

석 달 만인 4월 17일에 스콧 베센트와 구윤철 장관이 또 만났습니다. 이번에도 베센트 장관이 소셜 미디어 계정에 한 줄 올립니다. 1월처럼 강한 어조까지는 아니었지만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한마디 덧붙여 준 겁니다. 미국도 원화가 이렇게 널뛰는 것, 달러 대비 약세가 너무 튀는 모습이 나오는 건 싫다. 괄호 치고 '그러니까 미국에 투자 많이 할 수 있는 환경 만드는 데는 도움 주겠다' 괄호 닫고, 재확인한 겁니다.

2월 말에 시작된 이란 전쟁은 그전까지의 모든 거시 전망을 리셋시켰고, 그 전쟁이 정말 너무하다 싶게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확실히 이제 전쟁을 빠져나가고 싶어 한다는 인식을 전 세계가 공유하면서 전쟁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점점 무뎌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환율이 이제는 떨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일 거다. 달러 대비한 원화의 가치가 갑자기 튀어 오를 일까지는 없어도 '원화의 버티는 힘이 강해질 거다'는 쪽으로 대비하는 게 더 유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학균 |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중동 전쟁으로 인해서 가장 (환율이) 높았던, 원화 약세의 시기는 지나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과잉 수요가 있을 때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여서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을 맞바꾸는 게 정책적으로 맞는 조합인데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써서 물가가 높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연준이 최대한 인내할 거다'라는 기대가 있어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안 강해지고 미국 국채금리가 안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돈 원화가 올해 1분기에 가장 저평가됐다고 분석한 DBS는 올해 말까지 원달러 환율을 달러당 1천4백 원까지 내려서 예측했습니다. 한국 대신증권은 4월 마지막 주에 1,460원을 내놨습니다.


역대급 '달러 런'도 멈췄다
기록적인 규모로 달러를 바꿔 나갔던 외국인들도 4월 말 들어서는 우리 증시로 돌아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주요 수출 기업들이 올해 벌어들인 막대한 외화도 시장에 풀리고 있습니다. 수출 기업들이 벌어온 외화, 이게 정말 우리의 진짜 구명보트죠.

그런데 이렇게 기업들이 벌어오는 돈을 바로바로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외화 예금으로 쌓는 경우가 많아서 환율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었는데요. 정부가 기업들에게 '그러지 말고 바로바로 환전해 달라'는 방향의 정책을 펴고 있기도 하지만요. 기업들 입장에서도 1천5백 원 이상 구간에서는 환전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걸로 보이는 기미들이 감지됩니다. 기업들의 생산 활동에서 생기는 비용, 국내에서 지불해야 할 원화 결제 대금들을 영원히 미룰 수는 없는데요. 결국 환전을 해야 하는데 1천5백 원 이상으로 가면 '이 정도면 비싸졌다. 지금 환전하자' 이렇게 판단한 모습들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또 하나 국민연금의 이른바 '뉴프레임워크'가 어떻게 작용할지도 큰 관심거리입니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국고의 외환보유액을 뛰어넘는 해외 투자 자산을 가진 엄청난 큰손이죠. 그런데 이 국민연금이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 환전하는 걸 좀 줄일 수는 없나? 여기서 이 '뉴프레임워크'라는 정책이 고안됐습니다.

'연금은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해서 돈을 잘 버는 데만 집중해야지, 지금 환율 잡겠다고 수익률을 떨어뜨릴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거냐'라는 비판과 '지금 구조적으로 올라가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환율을 내버려 두면 그게 국민들의 노후에 진짜로 보탬이 되겠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는데요.

4월 중순에 마침내 이 두 주장 사이에 절충안이 나왔습니다. 일부 외화채를 발행해서 달러를 조달한다. 그러니까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게 아니라 밖에서 달러를 빌려와서 그 돈으로 해외 투자한다. 채권자들에게 이자는 좀 나가겠지만요. 마지막으로 우리 환율이 일정 이상 올라가면 국민연금이 실시하는 환 헷지 비중을 지금의 10%에서 15%로 올린다. 최대 20%까지도 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의 국민연금 운용책이 새로 도입되는 겁니다.

뉴프레임워크의 효과가 얼마나 클지, 연금의 수익률에는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원화 가치에 대한 안전판이 하나 더 늘어난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에 더더욱 올해 환율이 여기서 더 치솟는 쪽에 베팅하는 건 나에게 불리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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