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증권사 지점에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요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학부모들 마주쳐도 인사할 시간이 잘 없어요. 아이들 등원길에서부터 다들 주식 하느라고 바쁘더라고요. "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두 아이 엄마 나 모 씨(37)는 최근 달라진 등원길 풍경을 이같이 전했습니다.
그는 "9시 반까지 아이 등원인데, 개장 초반에 가격 변동이 크다고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나도 얼마 전에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두 아이 이름으로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용 계좌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주식 투자 열풍이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올 1월 22일 '5천 피', 한 달 뒤인 2월 25일 '6천 피'를 잇달아 돌파하며 상승 기대감이 커지자, 너도나도 투자에 뛰어들면서입니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오늘(6일) 코스피 지수는 꿈의 '7천 피'를 달성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주제로 한 대화가 이미 주변에서 흔해졌다고들 전합니다.
퇴직한 박 모 씨(67)는 "얼마 전 마트 계산대 뒤편에 줄 선 부부가 내가 가진 코스닥 종목에 대해 토론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이런 우연이 다 있나'라고 생각했다가, '나만 투자하는 게 아니었구나' 싶었다"라고 귀띔했습니다.
그는 "요즘은 가족을 만나도 서로 무슨 주식을 사는지 공유하고, 나도 종목을 추천해주려 내내 주식 방송만 본다. 덕분에 적지 않게 벌었다"며 웃었습니다.
실제 코스피 거래 규모 자체만 봐도 1년 전에 비해 폭증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08억 3천800만 주에 650조11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113억 790만 주·174조 500억 원) 2∼3배 늘었습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정규장 운영시간 외에 운영되는 프리·애프터마켓이 활성화하면서 투자자들의 집중도도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장을 운영, 한국거래소 개폐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전후에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서울 성북구에서 분당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 모 씨(41)는 "출근에 걸리는 1시간이 아까워서 넥스트레이드 장이 열릴 때 자주 이용한다. 정규장이 열리기 전에 전체적인 흐름을 보기도 좋고, 등락 폭이 정규장보다 커서 '단타'(단기 투자)하기에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본인처럼 주식 차트를 들여다보며 바쁘게 손 놀리는 직장인들도 흔히 보인다는 전언입니다.
또 다른 직장인 손 모 씨(31)는 "가상화폐에 한창 투자할 때 밤새 들여다봤던 습관이 남아있어서, 퇴근 후에도 차트를 본다"며, "정규장에서 체결이 성사되지 않으면 오후 8시까지 추이 보고 다시 가격을 정해서 주문할 때가 종종 있다"고 전했습니다.
자녀에게도 주식 계좌를 만들어 선물하는 학부모도 늘어난 점도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달 말 기준 1억 508만 8천686개로, 1년 전보다 17%(8천984만 675개) 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은 올 1분기 미성년자 고객 계좌 개설 수가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신증권 역시 지난달 0∼9세 계좌 개설 증가율은 올 1월 대비 119.2%였다고 집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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