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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재 무시'에 힘 실은 중 기관지…정상회담 앞두고 강경대응 예고

'미 제재 무시'에 힘 실은 중 기관지…정상회담 앞두고 강경대응 예고
▲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이 자국 기업들을 향해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라는 전례 없는 조치를 내린 데 대해 현지 관영매체가 힘을 실으면서 대(對)미국 강경 대응 노선을 분명히 했습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일 논평에서 상무부가 전날 발령한 미국 제재 준수 금지 명령에 대해 "중국의 대외 법치 무기가 제도적 비축에서 실전 적용으로 나아가는 핵심적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상무부는 이란 석유제품 수입·가공을 이유로 다롄 헝리석화, 산둥 서우광루칭석화, 산둥 진청석화, 허베이 신하이화공, 산둥 성싱화공 등 5개 기업을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SDN)에 등재하고 자산 동결·거래금지 등 조처에 나선 미국의 제재에 대해 인정·실행을 금지하는 명령을 2일 내린 바 있습니다.

이는 2021년 중국이 도입한 '외국 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차단 방법'을 실제로 발동한 첫 사롑니다.

인민일보는 "법치의 힘으로 미국의 '확대 관할권'( Long-arm jurisdiction) 행사에 정밀하게 반격해 우리 기업의 권익을 수호하고 패권에 반대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요구에 부응했다"며 "이는 갈등을 확대하지도 않지만 타협하거나 물러서지도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오늘날 미국은 2차 제재의 몽둥이를 중국의 준법 경영 기업에 휘두르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 체인의 안정을 교란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는 한편, "일방주의에 직면해 중국은 앞으로도 대외 법치 도구들을 잘 활용해 과감하고 능숙하게 투쟁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공산당과 당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반영해 보도하는 인민일보에 이 같은 논평이 실린 것은 당국의 이번 명령이 단순한 기업 보호를 넘어 대미 제재 대응이 공식 노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아울러 그간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면서도 미국 중심의 금융 시스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선 기업들은 사실상 제재를 준수해온 관행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금융권을 타격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미 재무부는 앞서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3억 4천400만 달러(약 5천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동결하고, 이란과의 거래 정황이 포착된 중국계 은행 2곳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헝리석화와 거래하는 중국 은행들은 노동절 연휴(5월 1∼5일) 휴무 기간을 이용해 금융당국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청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은행들은 위안화 결제로 미 당국의 감시를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이 제재 범위를 대형 국유 은행으로 확대할 경우 금융권 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유라시아그룹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 은행이나 국유기업으로 2차 제재 범위를 확대할 경우 중국도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이번 사안은 오는 14∼15일 예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거져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국립대 자이안 총 교수는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중국이 대미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중국이 최대한 많은 지렛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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