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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노동자가 아닐까"…'빨간 날' 일해도 수당 없다

<앵커>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이 됐지만, 오늘(1일)도 일터로 나와야 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았습니다. 수입을 유지하려면 평소처럼 일해야 했고, 휴일 수당은 이들에게 딴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쉬지 못한 노동자들을 조민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아침 7시, 한 대학교 외국어 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A 씨가 지하철에 몸을 싣습니다.

평소 같으면 붐볐을 지하철이 오늘은 한산해 앉아서 가지만 마음 한편이 씁쓸합니다.

주당 근로 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로, 정규직이 아니다 보니 노동절에 쉴 수 있는지 묻는 것조차 조심스럽기 때문입니다.

[A 씨/대학교 한국어 강사 : 다음 학기에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약간 학교에 어려운 말을 꺼내기가….]

택배 기사 B 씨도 쉴 수 없는 건 마찬가지.

커다란 상자를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등에는 땀이 한가득 맺힙니다.

계약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특수고용직인 B 씨에게 노동절 휴무는 남의 일입니다.

노동절에 일하면 최대 2.5배의 임금을 받는 정규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B 씨/택배 기사 : 쉬지를 못하고 나와서 이제 일을 하는데도 거기에 대한 주휴비나 이런 건 일절 없습니다.]

한 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의 60%, 프리랜서·특수고용직의 59.3%가 노동절 유급 휴무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마음 놓고 쉬기는 어렵습니다.

[C 씨/생선 가게 사장 : 임대료도 내야 하고 또 아르바이트 인건비도 줘야 하고 혹시나 하고 손님 더 나올 거 같아서….]

63년 만에 법정 공휴일이 됐지만, 남들 쉴 때 쉬는 평범함이, 쉬어도 돈을 받는 유급 휴일이 여전히 희망 사항일 뿐입니다.

[B 씨/택배 기사 : 가족들하고 지금 같이 밥도 먹고 여행도 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좀 안타깝죠.]

[A 씨/대학교 한국어 강사 : 분명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노동자가 아닐까, 마음 한편으로 씁쓸하죠.]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한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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