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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전력화 지연 위기…'공대지 조기 통합' 처방은? [취재파일]

KF-21 전력화 지연 위기…'공대지 조기 통합' 처방은? [취재파일]
▲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블록Ⅰ 양산 1호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전력화가 몇 년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시작된 공대공 버전의 블록Ⅰ 양산에 바로 이어 공대지 버전의 블록Ⅱ를 양산해야 하는데 매년 수조 원의 예산을 대기 어려워 생긴 위기입니다.

KF-21 전력화 지연은 공군 전력의 노후화를 심화시킵니다. 생명 연장의 한계점을 넘어선 F-5에 영공 방어의 부담을 한동안 더 맡기게 생겼습니다. 더 큰 문제는 공군의 공대지 정밀 타격 능력의 저하입니다. 공대공과 공대지 능력을 모두 갖춘 KF-21 블록Ⅱ의 전력화 지연으로 대북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가 멀어지는 것입니다. 방사청은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돈이 없어서 뾰족한 수가 나올 리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처방이 업계와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블록Ⅱ 양산을 기다리지 말고 블록Ⅰ 양산 단계에서 조기에 한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의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을 KF-21과 체계통합하는 것입니다. 경쟁력 떨어지는 공대공 버전의 블록Ⅰ 단계에서부터 KF-21을 수출할 수 있고, 공군 무기고에서 잠자고 있는 타우러스과 슬램ER을 활용해 KF-21의 대북 장거리 킬체인 타격 능력을 일찌감치 강화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서울 아덱스의 KAI 부스에 전시된 KF-21과 타우러스 모형
 

공군도 꺼리는 블록Ⅰ…처방은 장거리공대지 조기 체계통합

KF-21 블록Ⅰ은 미티어 장거리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합니다. 마하4.5의 이상의 속도로 200km 밖 스텔스 전투기도 요격하는 세계 최고의 공대공미사일입니다. 훌륭한 미티어를 체계통합한 블록Ⅰ이지만 안타깝게도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은 없습니다.

반면, 한국 공군 전투기의 제1, 제2, 제3의 표적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입니다. 즉, 장거리공대지미사일 없는 KF-21 블록Ⅰ은 한국 공군의 환영을 받을 수 없습니다. 외국 공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거리공대공만 무장한 블록Ⅰ을 도입할 외국 공군은 없습니다.

KF-21 공대지 버전인 블록Ⅱ가 일찍, 아니면 약속한 기간 안에라도 나와야 합니다. 그럼에도 내년 6월쯤 예정된 블록2 양산 계약 예산을 태우지 않는 방안이 방사청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블록Ⅱ 양산 개시 시점이 1년 늦춰지거나, 최선의 경우라도 블록Ⅱ 양산 기간이 연장될 공산이 커졌습니다. 블록Ⅱ에 희망을 거는 공군은 난감합니다.

그래서 한국 공군이 보유한 유럽·미국 장거리공대지미사일과 KF-21의 조기 체계통합이 KF-21 전력화 지연에 맞서는 처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당 국방위 간사인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KF-21과 유럽의 미티어를 체계통합했듯이 KF-21과 독일의 타우러스 또는 미국의 슬램ER을 조기에 체계통합하면 당장 KF-21 수출이 가능하고, KF-21 전력화 지연으로 인한 공군 전력 노후화에 대처할 수도 있다",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장거리공대지가 향후 KF-21에 체계통합되면 KF-21은 복수의 장거리공대지를 갖춰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사장은 "우리가 KF-21의 소스코드를 온전히 갖고 있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장거리공대지를 KF-21에 체계통합하는 데 어떤 장애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KF-21 시제기 6대 중 한가한 시제기들이 몇 대 있고, 공군에는 타우러스 연습탄도 있어서 타우러스 체계통합은 비용도 얼마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타우러스 시스템스 코리아 측은 타우러스의 KF-21 통합에 기술적,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습니다.
 

킬체인 살리고, 수출 살리고

한국 공군이 270발 보유한 타우러스 350K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은 사거리 500km에, 강화콘크리트 5.5m 관통 능력을 자랑합니다. 군용 GPS, 관성유도장치, 지형대조 등 3단 항법으로 정확도가 뛰어나고, 적의 재밍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킬체인의 선봉입니다. 한국 공군은 슬램ER도 몇십 발 갖고 있습니다. 사거리 280km입니다. 타우러스가 도입되기 전까지 한국 공군 킬체인의 주역이었습니다.

지난 2023년 서울 아덱스 개막 축하 비행을 하는 KF-21 시제기

타우러스와 슬램ER 모두 F-15K에서 쏩니다. 하지만 F-15K는 현재 성능 개량 중입니다. 2037년까지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합니다. 그 수 만큼 타우러스와 슬램ER도 전력에서 배제됩니다. 킬체인의 약화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대지의 KF-21 블록Ⅱ 전력화도 늦어질 판입니다. KF-21 블록Ⅰ 단계에서 타우러스 또는 슬램ER과 체계통합해서 공군에 몇 대라도 인도하면 공군은 별도 예산 없이 공대지 킬체인 전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미티어를 갖춘데다 타우러스 또는 슬램ER과 체계통합된 KF-21이라면 수출 경쟁력도 단박에 높아집니다. 인도가 올드한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 114대를 도입하면서 강력하게 요구한 조건은 장거리공대지미사일 스칼프 장착입니다. 남미 국가들이 잇따라 스웨덴의 그리펜 전투기들 도입하는 이유는 타우러스 확보로 알려졌습니다. 장거리공대지와 전투기 수출의 관계가 이럴진대 타우러스 또는 슬램ER을 무장한 KF-21이라면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방사청 핵심 관계자는 "KF-21과 유럽·미국 장거리공대지 조기 체계통합은 예산 제약 없이 KF-21을 살리는 아이디어로 적극 검토할 가치가 있다", "KAI에서 수출형 KF-21의 타우러스 또는 슬램ER 체계통합을 방사청에 제안해 추진하는 방식이면 소요제기, 선행연구, 사업추진기본전략 수립, 사업타당성 조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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