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4년 3월 22일 중국 동부 산둥성의 웨이팡 근처에서 촬영 풍력발전 터빈과 태양광 발전 패널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미국 동맹국들이 중국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분석했습니다.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20일 유럽연합(EU)과 영국으로부터 한국, 필리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나라들이 전쟁으로 인한 석유와 가스 가격 폭등에 청정에너지 확충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자재를 공급받으려면 중국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는 함정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청정에너지 기술과 핵심 광물 공급망 대부분을 장악 중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량의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패널에 들어가는 태양광 셀과 웨이퍼 등 핵심 전자부품 점유율은 이보다 더 높습니다.
또 풍력 터빈이나 전기 자동차 생산에 쓰이는 희토류 금속의 약 90%를 정련하고 있으며,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에 쓰이는 다른 재료들도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올 3월 중국의 전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 물량은 34만 9천 대로 역대 최대치였으며 1년 전 같은 기간의 2배가 넘었습니다.
의존의 대상을 바꾸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각국 정부는 이 사실을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이런 우려를 일단 접어둘 것인지, 아니면 중국의 지배력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까지 EU는 국내 산업 위축을 막기 위해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6개 품목을 수입할 때는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도입해 적용해왔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기업이 스코틀랜드에 20억 달러 규모의 풍력 터빈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국가들 사이에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흐름은 계속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도 포함됐습니다.
독일은 메르츠 총리가 2월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경제협력방안을 협의한 데 이어 카르스텐 슈나이더 환경부 장관이 3월말 방중해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 등을 논의했습니다.
5월에는 카테리나 라이헤 경제부 장관이 중국으로 가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스페인의 산체스 총리는 이달 중순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녹색발전 등 분야의 협력 협정에 서명하고 핵심 원자재 확보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시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왕세자 칼리드 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베트남 또람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이 거의 동시에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3일 이란 전쟁 관련 비상 회의를 열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벨기에 브뤼겔 연구소의 시모네 탈리아피에트라 선임 연구원은 "국내 생산을 너무 강조하면 탈탄소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며 "저렴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각국은 중국에 일정 정도 의존하지 않고는 신속한 녹색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정부 때 중국의 배터리, 태양광 패널, 전기 자동차 분야 장악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조치들을 백지화하고 화석 연료 패권 추구로 방향을 틀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청정 기술 수출액은 미국의 화석 연료 판매액을 추월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둔화될 기미가 없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습니다.
브라이언 샤츠(민주) 미국 연방상원의원은 "이 위기 전체가 다른 국가들을 중국의 손아귀로 밀어 넣고 있다"며 "미국이 이란과 싸우는 동안 중국이 승리하고 있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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