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보도블록이 깔려 있는 서울 홍대 앞 레드로드.
늦은 저녁 시간, 인도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흡연자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담배꽁초 수거함이 설치된 곳들입니다.
[흡연자 : 다들 여기서 담배 피우시고 누가 봐도 재떨이같이 생겨서….]
3년 전 마포구청이 홍대 앞 상권을 살리겠다며 2km 길이 '레드로드'를 조성할 때 100여 개를 설치했는데, 10m도 되지 않는 간격으로 네댓 개의 수거함이 설치된 곳도 있습니다.
5분 정도 현장을 직접 걸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오면서 본 담배꽁초 수거함이 10곳이 넘습니다.
보통 그 주변에 모여서 흡연이 이뤄지고 있었고요, 담배 냄새를 맡지 않고 이 길을 통과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연규·박수민/경기 일산 : 발디딜 틈도 없는데 바로 옆에서 피는 건 좀 눈살이 찌푸리지 않나, 외국인들도 많은데.]
[유커 데헤이/네덜란드 : 길거리 한가운데에 재떨이가 있는 게 좀 이상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요.]
거대한 흡연구역이 됐다는 취지의 민원과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데, 마포구청은 레드로드에 부지와 예산이 필요한 흡연 부스를 설치하기 어려워 꽁초 수거함이 깨끗한 거리를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었다는 입장입니다.
[마포구청 관계자 :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담배꽁초라든지 무단 투기가 좀 빈번하게 일어나다 보니까. 청결 문제도 있어서….]
하지만 주민들은 꽁초 수거함 바로 옆에 같은 구청 보건소의 금연 포스터가 붙어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지적합니다.
[인근 주민 : 너무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까 간접흡연을 조장하고 있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들고요.]
취재가 시작되자 마포구청 측은 꽁초 수거함의 재배치 또는 폐기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연 구역은 점점 많아지고 지자체마다 세금을 들여 금연 클리닉까지 만드는 요즘, 젊은이들이 많은 홍대 거리가 '흡연 거리'가 된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입니다.
꽁초 모으려다 '흡연 성지' 된 거리.."간접흡연 조장" (2026.04.16 8뉴스)
(취재 : 배성재,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석진선, VJ : 노재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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