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 전쟁 여파로 한 상자에 5천 원 하던 의료용 주사기 가격이, 무려 17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정부는 주사기 재고가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 현장의 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재고가 있는데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피부과.
주사기를 주문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홍석훈/피부과 원장 : 아침마다 와서 하는 일이, 확인해 봐요. 주사기가 떴나. 100개들이 한 박스가 한 5,100원에서 비싸야 6,000원 정도 했거든요. 지금은 5만 원, 7만 원에도 없어요.]
인근 안과도 주사기 재고가 2주 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인찬영/안과 원장 : 기존 거래처인 도매상이나 인터넷 의료용품 쇼핑몰에서는 (주사기가) 지금 다 품절 상황이다 보니까….]
한 온라인 쇼핑몰에는 병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3ml 용량의 주사기 100개들이 한 박스가 17만 원에 올라왔습니다.
중동 전쟁 전 가격에 비해 30배 넘게 오른 겁니다.
['17만 원' 주사기 판매업자 : 한두 개 사다가 팔고, 그걸 사다가 다시 되팔고 해야 되는 상황이라….]
반면 정부는 주사기 재고량이 충분하다고 강조합니다.
[정은경/보건복지부 장관 (어제) : 4,500만 개의 (주사기) 재고를 갖고 있고, 그게 한 달 사용량의 한 절반 정도 되는 물량을 재고로 갖고 있어서….]
이 많은 주사기가 의료 현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건 복잡한 유통 구조 때문입니다.
식약처는 국내 대형 제조사에서 주사기를 공급받는 1차 유통업체 600여 곳의 재고량을 확인 중인데, 11만 곳이 넘는 2차, 3차, 4차 유통업체의 재고량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들이 주사기를 쟁여놓고 팔지 않더라도 정부가 알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의료기기 유통업체 대표 : (제조사에서) 최종 병원까지, 적게는 (유통만) 한 단계 이상을 거치고 많은 경우에는 3, 4단계도 있다….]
제조사와 1차 유통업체는 주로 대형 병원을 상대하다 보니 규모가 적은 일선 병원과 의원에는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제(14일)부터 의료기기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에 나서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진료 중단까지 걱정해야 하는 의료 현장의 실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영환,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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